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민주당 '민평련', 대권 잠룡 검증창구로 부상하나


입력 2017.01.01 17:38 수정 2017.01.01 17:46        이슬기 기자

당내 유일 계파…각종 현안에 자체 성명 발표

'대선후보 검증회'도 개최 예정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지난 7월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와 정부 차원의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지난 7월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와 정부 차원의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 가능성도 높아진 가운데, 본격적인 세 싸움 채비에 한창인 야권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민평련’ 그룹의 무게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계는 민주화의 대부로 불리는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상임고문을 뿌리로 만들어진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다. 현재 김 고문의 아내인 인재근 의원을 필두로 위원장인 설훈 의원과 우원식·유은혜·유승희·기동민 의원 등 20여 명의 의원들로 구성돼있다.

민주당이 지난해 분당사태를 겪기 전까지 당 내부에는 문재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문계, 범친노(친 노무현)로 불리는 동시에 정세균 의원을 중심으로 뭉친 SK그룹,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운 비문계,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과 그들 중에서도 결을 달리하는 민평련 등 각종 계파가 공존했다. 또 비문계 내부에서도 호남지역 인사들과 안철수 의원 측 인사로 분류됐다.

하지만 비문계가 대거 탈당하며 원내 제3당으로 발돋움하고, 정세균 국회의장 당선으로 SK그룹 역시 정치 세력으로서는 결집력 강화가 쉽지 않아졌다. 여기에 지난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지도부가 친문계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당선되면서, 사실상 주류 세력인 친문계와 극소수 비문계를 제외하면 사실상 민평련은 당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계파가 된 셈이다.

이들의 목소리도 선명하다. 민평련은 앞서 당 지도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관련 당론 확정을 유보하던 당시에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자신들만의 확실한 목소리를 냈다. 또한 국가정보원 내부 문서라는 의혹이 불거진 ‘박원순 제압문건’이 공개된 지난 8월에는 민평련 자체 명의로 성명을 내고 국회차원의 국정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민평련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자체적으로 후보를 검증하는 토론회 등을 연 뒤, 이를 바탕으로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발표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민평련 측은 조만간 대선 후보를 공개 검증할 수 있는 토론회를 여는 등 대선 정국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당 지도부는 헌재의 탄핵안 심사 등을 이유로 당내 경선룰 논의를 오는 2월경으로 미룬 상태다. 다만 정가에선 3-4월 대선 시나리오가 적잖이 회자되고 있는 만큼, 당내 지지 기반이 절실한 대선 주자들로서는 경선을 준비하기에 결코 시간이 넉넉지 않다. 야권 잠룡들이 그 어느 때보다 ‘민평련표’ 검증 시스템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김 전 고문의 5추기 추모식이 열린 지난달 29일, 야권 대선주자들은 각지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 총집결해 저마다 ‘김근태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손 전 고문은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 묘역 추도제에서 고인의 정신을 기렸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서울 창동성당에서 열린 추모미사를 찾아 “내가 주장한 공정사회 곧 김근태 선배가 평생을 걸어온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은 이날 저녁 서강대에서 열린 김근태 시상식에 참석해 김 전 고문의 정신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평련 소속인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도 그랬듯, 이번 대선 역시 김근태가 추구했던 사회적 대타협과 따뜻한 시장경제 실현에 궤를 같이 하는 후보를 검증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며 “시대적 흐름 자체가 비정상을 탈피해 정상적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리더십을 원하기 때문에, 대선 주자군 측도 당내 진보 개혁적 그룹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슬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