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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이 억울해’ 헨드릭스, 누구를 원망해


입력 2017.01.04 06:06 수정 2017.01.05 07:5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웰터급 전 챔피언, 뛰어난 기량에도 판정패 불운

적극성 띤 공격과 압도적 기량으로 상대 눌러야

UFC 전 챔피언 헨드릭스가 '판정 불운'에 또 울었다. ⓒ 게티이미지 UFC 전 챔피언 헨드릭스가 '판정 불운'에 또 울었다. ⓒ 게티이미지

김동현(35)이 싸우고 있는 UFC 웰터급의 전 챔피언 조니 헨드릭스(33·미국)는 기대치에 비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하는 파이터다.

헨드릭스는 당장 챔피언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강한 파이터다.

공포 그 자체인 강펀치로 스탠딩에서 상대를 한 방에 쓰러뜨릴 수 있고, 파워 레슬링을 앞세워 경기 내내 그라운드 압박이 가능하다. 타격가, 그래플러 가리지 않고 맞대결로 승리를 따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

헨드릭스는 그런 기량에 걸맞지 않게 3연패에 울고 있다. 지난 2월 스티븐 톰슨(32·미국), 7월 켈빈 가스텔럼(25·미국)에 무릎을 꿇고 생애 첫 연패를 당했다. 최근에는 닐 매그니(28·미국)에게도 패하며 궁지에 몰렸다.

지난달 31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서 열린 ‘UFC 207’ 언더 카드로 치른 매그니와의 매치는 헨드릭스로서는 반드시 잡아야 했다.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혹평 속에 기량에 비해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성적까지 좋지 않다면 올라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UFC 207 매치를 앞두고 계체 실패까지 이어지며 173.5파운드의 계약 체중으로 매치를 치러 3연패 이상의 데미지를 받을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헨드릭스는 3라운드 판정패(28-29, 29-28, 28-29) 했다. 경기내용에서 뒤지지 않았기에 헨드릭스로서는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헨드릭스는 매그니와의 신장차를 감안해 레슬링을 전략적 무기로 들고 나왔다. 매그니 역시 뛰어난 그래플러지만 스탠딩 대결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헨드릭스는 묵직한 펀치를 꽂기도 했지만 정타 대결에서 크게 뒤졌다. 힘 있는 레슬링을 구사해 연거푸 테이크다운에 성공, 모처럼 파워 레슬러로서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테이크다운 성공률이 80%를 상회할 정도였다. 불운하게도 판정단은 매그니의 손을 들어줬다. 자유자재로 테이크다운에 성공하고 장시간 눌렀던 헨드릭스 입장에서는 억울한 만했다. 관중들 역시 야유를 쏟아내며 판정에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토로했다.

헨드릭스의 판정 불운은 한두 번이 아니다.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던 시절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34·캐나다)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판정에서 졌다. 로비 라울러(34·미국)와의 승부 역시 헨드릭스의 손이 올라갔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접전 상황이거나 근소한 우위를 점한 경기에서 유독 판정운이 따르지 않았다. 판정 결과가 좋았다면 챔피언으로서 롱런도 가능했다. 하지만 이것은 헨드릭스의 책임이 크다. 최근 2연속 계체에 실패하며 UFC 측과 팬들의 분노를 샀다.

체중 감량에 실패하며 ‘불성실한 파이터’라는 이미지까지 짙어졌다. 금지약물 복용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프로 파이터로서 몇 차례 계체에 실패했다는 것은 씻기 어려운 불명예다.

옥타곤에서도 더 적극성을 띨 필요가 있다. 아쉬운 판정패가 이어졌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아쉬울 수 있다. 같은 아픔을 당하지 싫다면 압승을 거두면 된다. 포인트가 앞선다고 시간을 끄는 플레이를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며 판정단에 어필할 필요가 있다.

UFC 웰터급 헨드릭스는 월장 의사를 밝혔다. ⓒ 게티이미지 UFC 웰터급 헨드릭스는 월장 의사를 밝혔다. ⓒ 게티이미지

매그니전에서도 헨드릭스는 여러 차례 테이크다운에 성공했지만 그라운드에서 적극성이 떨어졌다. 눌러놓은 상태에서 서브미션 시도는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파운딩도 약했다. 오히려 매그니가 하위 포지션에서 더 적극적이었다. 반면 헨드릭스는 상위 포지션을 점령하고도 트라이앵글 초크를 허용하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을 노출했다.

헨드릭스는 매그니전을 앞두고 “더 이상 웰터급에서 싸우지 않겠다”며 월장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이라면 상위 체급에 올라가서도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헨드릭스는 현 체급에서도 신장이 작은 편이다. 미들급 빅 사이즈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보이며 싸우는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175cm의 키로 루크 락홀드(190cm)같은 선수와 싸우는 모습은 쉽게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락홀드는 헨드릭스보다 더 기술적이고 공격옵션이 다양하다. 맞붙을 경우 헨드릭스가 앞서는 부분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현재 미들급에는 락홀드 외에도 비슷한 사이즈의 빅유닛이 다수 있다.

분명한 지금 스타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두고두고 자신을 괴롭히는 판정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좀 더 적극성을 띠고 다양한 공격을 펼칠 필요가 있다. 냉정한 UFC 옥타곤은 변화하지 않는 자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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