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제? 결과 불복하는 과반 집착에 불과

최종편집시간 : 2017년 11월 23일 15:46:50
결선투표제? 결과 불복하는 과반 집착에 불과
<류여해의 명명백백>어떤 경우도 승복 못해
프랑스서 한다고 따라하기? 그럼 미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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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2-27 10:06
류여해 수원대 교수
▲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등이 주장하는 결선투표제에 일부 대권 주자들이 동조하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데일리안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26일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 등의 개혁과제를 실현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심 대표와 만나 "국민이 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 구체제 청산을 명령했다"며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기 전인 지금 이 순간이 국민이 만들어준 개혁의 골든타임"이라고 까지 자신의 뜻을 강하게 말하였다.

안철수 전 대표의 뜻은 "여러 당이 존재하는 가운데 적어도 50%가 넘는 지지를 받는 대통령을 뽑아야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다"며 대통령 결선투입제 도입을 강조한 것이다.

정치개혁의 골든타임이라고까지 말을 하며 주장하는 결선투표제의 도입에 관한 논의가 번번히 나오는 것일까?

결선투표제(決選投票制)는 선거에서 당선조건으로 '일정한 득표율 이상을 획득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에 있어서 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후보가 없을 시, 득표수 순으로 상위 후보 몇 명만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하여 당선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즉, 1차 투표 결과, 1위를 차지한 후보가 전체 유효투표수의 과반득표를 한 경우 그를 당선자로 결정한다. 반면 과반득표를 하지 못한 경우, 1차 투표에서의 득표 순으로 상위 2명만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하여 그 중 1위를 차지한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선투표제는 후보들간에 굳이 단일화를 해야 할 필요성도 없고, 단일화로 인하여 내가 지지하지 않는 사람을 유권자가 투표해야 할 필요도 없다. 굳이 1차 투표에서부터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고 대체선택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결선투표제는 당선자의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다. 1차투표에서 후보자 중 어느 누구도 전체 투표자의 과반수의 표를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1차 투표의 1위와 2위를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한다면, 2차 투표의 1위는 반드시 전체 투표자의 과반수의 표를 얻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투표자의 절반이 넘는 지지를 얻은 자만이 당선자가 되고 당선자는 대표성을 지닌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택하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 헌법 제7조, 오스트리아의 경우 헌법 제60조 제2항, 핀란드의 경우 헌법 제54조 등 대통령 선출방식의 헌법 조문으로 규정하고 시행하고 있다.

자세히 보면 프랑스는 헌법 제7조 ①항에 "대통령은 유효투표의 절대 과반수 획득에 의하여 선출한다. 제1차 투표에서 절대 과반수를 획득한 후보자가 없을 경우에는 그로부터 14일후 제2차 투표를 실시한다. 제1차 투표에서 선순위로 득표한 후보가 사퇴한 경우에는 후순위로 득표한 후보를 포함하여 최다 득표한 2인의 후보자만 제2차 투표에 참가할 수 있다"고 결선투표제를 명시한 것이다.

이에 반해 현행 우리나라 헌법에 대통령 선거 방식과 관련된 조항은 두 가지이다.

헌법 제67조제2항에서 "최고 득표자가 2인 이상인 때에는 국회의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한 공개회의에서 다수표를 얻은 자를 당선자로 한다"로 제3항은 "대통령 후보자가 1인일 때에는 그 득표수가 선거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아니면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에 관해서 헌법학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말한다.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두 조항의 취지는 결선투표제를 명문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상대 다수 대표 선거제를 근거로 한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제 국가의 헌법에서는 국정 중심에 서는 대통령의 선거 방법과 임기 두 가지가 핵심 헌법 사항이기 때문에 결선투표제를 하려면 반드시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지봉 서강대 교수는 "1000만 단위가 넘어가는 1·2위 대선 후보 득표수가 1의 자리까지 같을 가능성은 없다"며 "제67조제2항은 87년 직선제 개헌을 하면서 국회가 대통령 선출에서도 어느 정도 권한을 가진다는 상징적 차원에서 들어간 것"이며 이 때문에 공직선거법 제187조의 "대선에 있어서는 유효 투표의 다수를 얻은 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는 조항만 개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만큼 위헌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헌법 개정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왜 매번 결선투표제에 관한 주장이 나오는 것일까? 민주주의란 다수결의 원칙이며 한표라도 더 받은 사람이 있다면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너무 많은 이해타산을 계산하다 보니 결선투표제가 뭔가 그럴듯해 보일지도 모른다.

취지는 아주 바람직하다. 국민의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고 출범하는 것이 공식적으로는 옳다고 보인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함정이란 것이 있다. 민주주의를 따르되 과반수를 넘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지게 되면 숫자의 확신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과반수라는 숫자 51%의 반대에 서있는 49%는 그럼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럼 그 49%의 의견은 무시해도 될까? 또다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과반수를 넘긴다고 해서 과연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법적으로 다시 정리를 해보자.

개헌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개헌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함께 공존한다는 것은 꼭 해야 한다가 아니라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지금 우리 헌법상의 규정도 현재의 대통령선거제를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동수가 나올 만약의 경우수를 대비한 것뿐이다. 다시 말하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의 수를 대비한 최상의 규정을 만들어 둔 것일 뿐이다.

대통령후보자가 1인일 경우도 절대 발생하지 않을 가상을 만들어 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헌법의 개정이라는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충분히 결선투표제를 도입할 수는 있다. 개헌을 하지 못해서 도입 못한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오히려 도입이 왜 필요한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과반수라는 숫자를 던지며 누군가의 이익을 얻기 위해 결선투표제를 제안한다면 이는 민주주의를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또하나 잊은 것이 있다.

득표율이 50%를 넘었다고 해서 국민의 과반수의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다. 과거를 살펴보면 투표율은 14대 81.9%, 15대 80.7%, 16대 70.8%,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17대는 투표율이 겨우 63%였다. 그렇기 때문에 득표율이 국민의 지지 과반수로 이어지는 계산법은 맞지 않다.

외국에서 결선 투표제를 시행하고 있으니 우리도 하자고 주장할 것인가?

물론 가나, 과테말라, 도미니카 공화국, 동티모르, 라이베리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브라질, 세네갈,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아르헨티나, 아프가니스탄, 에콰도르, 오스트리아, 우크라이나, 이집트, 인도, 인도네시아, 짐바브웨, 칠레,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크로아티아, 키프로스, 페루, 포르투갈, 폴란드, 프랑스, 핀란드의 대통령 선거에서 사용되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1871년부터 1918년까지 독일 제국에서, 1908년과 1911년 뉴질랜드에서 사용된 적이 있다. 그래서 따라하자고? 그건 아니다.

그럼 당선자에게 정통성의 부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가? 그렇다면 만장일치로 대통령을 뽑는 것을 제안하는 사람도 나올 것 같다.

결선투표제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그렇다면 임기 중 대통령을 분기마다 다시 투표하여 50%의 지지율이 나오지 않으면 탄핵하는 법안을 만들지 않을까 이제 심히 우려된다.

글/류여해 수원대학교 법학과 겸임교수·형사법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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