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스터'는 달라진 관객 천만 돌파할 수 있나?

최종편집시간 : 2017년 11월 23일 19:05:30
영화 '마스터'는 달라진 관객 천만 돌파할 수 있나?
물량 공세로 억지춘향식 천만 영화 만들기 공식은 불가능
콘텐츠 자체 문제도 있지만 관객의 수용자 환경 변화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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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2-29 08:30
김헌식 문화평론가
▲ 영화 '마스터'의 경우에는 희대의 사기꾼과 그를 잡으려는 수사팀의 대결을 다룬 작품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더욱 입소문을 내는 것이 중요할 텐데, 그런 차별성을 생각해야 한다. 지능형 영화가 과연 연말 연시에 즐겨 볼 수 있는 영화인지는 알 수가 없다. 영화 '마스터' 포스터 ⓒ데일리안

2016년 유일한 천만 관객 영화는 '부산행'이었다. 공식적으로는 관객수가 1156만명이었고, 국내 매출액은 931억원이었다. 해외 매출을 보면, ‘부산행’은 11월까지 해외 20개국에서 개봉 해 약 5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관객 동원 순위를 나열해 보면, '검사외전'(970만명), '밀정'(750만명), '터널'(712만명), '인천상륙작전'(704만명), '럭키'(697만명)등이었다. 천만 관객 영화가 독식한 것보다는 골고루 분산된 면이 있었다. 영화 '럭키'는 제작비가 60억원이었고, 손익분기점이 170만명이었는데, 최종 약 700만여명을 동원했다. CJ의 영화 '아수라'는 화려한 캐스팅과 100억원대의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관객수는 259만명에 불과했다. 출연 배우들이 예능 '무한도전'에 전면 등장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도 손익분기점 350만명에 못미쳤다. 무엇보다도 강우석 감독의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97만명에 머물렀다. 손익분기점은 320만이었고, 제작비는 120억이었다. 오히려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의 경우가 더 좋았다. 제작사가 다른 영화 '동주'는 제작비가 5억원인 흑백 영화였는데 관객수는 '고산자, 대동여지도'보다 많았다. 극장 관객수는 117만명으로 손익분기점 27만명을 훌쩍 넘었다. 이런 결과로 지난 3분기 영화부문에서 CJ E&M이 74억원의 영업적자를 보았다. '인천상륙작전'만이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CJE&M의 영화 한편당 평균관객수는 145만4천명이었는데 이는 쇼박스의 305만2천 명에 비해 2배 정도 적었다.

그렇다면 이번에 개봉한 영화 '마스터'는 천만 관객을 동원해주어야한다. 그러나 물량 공세에도 불구하고 이는 쉽지 않을 것이다. 왜 그럴까. 콘텐츠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관객의 수용자 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우석 감독은 본래 투캅스와 공공의 적을 결합한 영화를 제작하기로 했지만 최근 포기했다. 이유는 최근의 사회적 상황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속에서는 부정부패를 다룬 영화보다는 따뜻한 영화가 더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뜻하지 않게 9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 2편을 제작하려했다가 역시 포기했다고 한다. 이유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정치인과 언론, 기업의 유착을 다룬 작품이 오히려 현실을 미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무리 해도 현실에 비해 영화의 강도가 약하다는 것이다. 영화 '판도라'의 경우 어렵게 제작된 면이 있고, 제작비도 150억이상이 들었지만 반응은 덜 폭발적이다. 올 한해 재난 영화들이 연이어 나왔기 때문에 신선도가 더하지는 않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얼마나 겉보기와 달리 위험한지 아는가 싶은 경종의 메시지는 영화 '부산행'이나 영화 '터널'에서 반복되었다. 더구나 국정 의사결정자들의 무능력과 태만함은 웬만한 영화에서 다 등장하는 관습적인 소재가 되었다. 이런 점은 더 이상 작금의 현실을 전혀 뛰어넘을 수가 없기 때문에 애써 극장을 찾을 동기를 부여해주지 못한다. 애써 그런 내용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아야 하는 지 의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화 '판도라'가 유쾌하거나 밝은 마음으로 극장을 나올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영화 '마스터'의 경우에는 희대의 사기꾼과 그를 잡으려는 수사팀의 대결을 다룬 작품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더욱 입소문을 내는 것이 중요할 텐데, 그런 차별성을 생각해야 한다. 지능형 영화가 과연 연말 연시에 즐겨 볼 수 있는 영화인지는 알 수가 없다. 2016년에는 장르 영화를 무리하게 대중적 영화로 포장하면서 무리를 많이 했다. 더구나 이 시점에 사기꾼이나 잡는 내용의 영화가 사회적 이슈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가 없다. 더구나 영화에서는 본격적으로 부정부패 세력을 척결하지도 않는다. 마지막에 수사팀이 향하는 곳은 국회였다. 사실상 본질도 건드리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여하간에 같은 기간 260만 정도의 관객이 줄어든 상황을 본다면 연말 연시 영화 시장은 녹록치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흥행 코드를 단순 조합하는 방식의 영화들이 너무 많아졌다. 이제는 물량 공세로 억지춘향식으로 천만 영화 만들기 공식은 불가능해졌다. 대중적 흥행 코드를 공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만그만한 영화들이 관객들을 분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규모 자본의 영화로 통해서 수익 다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수익면으로나 사회적 명분 차원에서 맞아 보인다. 더구나 적당히 있어 보이는 영화에 대한 본질을 관객들이 꿰뚫어 보게 되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김헌식 문화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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