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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0대 기업, 1년새 보유현금 2배 이상 늘어


입력 2016.12.21 16:16 수정 2016.12.21 16:34        이홍석 기자

68개사 잉여현금흐름 증가...최대 4~5배↑

허리띠 졸라매 투자 축소한 '불황형 흑자'...실제 배당 미지수

잉여현금흐름 증가율 상위 30대 기업.ⓒCEO스코어 잉여현금흐름 증가율 상위 30대 기업.ⓒCEO스코어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1년새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보유한 현금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나 배당여력이 높아진 것이지만 소위 '불황형 흑자'여서 실제 배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1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시총 100대 기업의 올해 3분기 말 잉여현금흐름을 조사한 결과, 총 55조207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 25조3246억 원에 비해 약 29조8829억 원(118.0%)이나 증가했다.

100대 기업 중 11개 기업은 잉여현금흐름 증가율이 100%를 넘었고 특히 KCC·농심·롯데제과·SK 등은 약 4~5배까지 늘어 배당여력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평가됐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으로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지를 나타낸다.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나면 배당여력도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세후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의 합계액에서 자본적(투자적)지출을 제한 값으로 산출한다.

올해 100대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매출이 제자리걸음에 그쳤음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한 데다 투자 등의 자본적 지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른바 ‘불황형 흑자’가 반영된 구조여서 실제 배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00대 기업의 매출은 999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증가에 그쳤지만 세후 영업이익은 64조6096억원으로 16.7%나 증가했다. 반면 자본적 지출은 67조3053억원으로 21.4% 줄어들었다. 허리띠를 졸라매서 이익을 늘리고 투자를 줄이는 불황형 흑자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00대 기업 중 잉여현금흐름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KCC로 지난해 3분기 말 258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에는 1415억원으로 449.5%나 급증했다.

2위와 3위는 농심과 롯데제과였다. 농심은 150억 원에서 703억원으로 367.6% 증가했고 롯데제과도 197억원에서 855억원으로 334% 뛰었다. SK 역시 1643억 원이던 잉여현금흐름이 7017억원으로 327.2% 급증했다.

이어 고려아연(178.4%)·한국타이어(172.3%)·한국전력(165.9%)·GS(163.8%) 등의 순으로 잉여현금흐름 증가율이 높았다.

이밖에 KB금융(135.0%)·삼성SDS(132.5%)·대한항공(107.9%)도 잉여현금흐름이 100%를 넘었다. 3분기 말까지 잉여현금흐름이 세 자릿수 이상 증가한 기업은 이들 11개사였으며 68개사의 잉여현금흐름이 1년 전보다 늘어났다.

반면 30개사는 잉여현금흐름이 감소했다. 롯데쇼핑이 -79.4%를 기록해 감소율이 가장 높았고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71.4%)와 미래에셋대우(-49.5%)가 뒤를 이었다. 이어 두산중공업(-46.4%)·삼성증권(-46,1%)·GS리테일(-44.5%)·롯데케미칼(-44.0%)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또 CJ E&M과 삼성물산,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4개사는 잉여현금흐름이 1년만에 적자로 돌아섰으며, 삼성SDI는 적자가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잉여현금흐름 적자 기업 중에서는 삼성중공업·삼성전기·BNK금융지주·한미약품 등 4개사는 적자폭을 줄였다.

증가액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6조824억원(64.5%) 늘어나 1위를 차지했다. 포스코(5조1021억원)와 현대자동차(4조7602억원)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전력(2조8990억원)·현대모비스(2조5912억원)·기아자동차(2조806억원)·현대중공업(1조6117억원)·삼성중공업(1조3557억원) 등도 1조원 이상 잉여현금흐름이 증가했다.

잉여현금흐름이 가장 크게 감소한 기업은 2조2522억원이 줄어든 LG디스플레이였다. 삼성SDI가 -1조821억원으로 2위, SK하이닉스가 -6402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4606억원)·삼성물산(-3386억원)·두산중공업(-3011억원)·LG전자(-1916억원)·롯데쇼핑(-1556억원) 등도 잉여현금흐름이 대폭 줄었다.

3분기 말 잉여현금흐름이 가장 많은 곳은 15조5168억 원을 기록한 삼성전자였다. 100대 기업 전체 잉여현금흐름의 28.1%에 해당하는 규모다.

2위와 3위는 한국전력(4조6467억원)과 현대자동차(2조6856억원)가 차지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2조1057억원)·포스코(1조9835억원)·신한금융지주(1조5183억원)·SK텔레콤(1조3820억원) 등의 순이었다. 100대 기업 가운데 잉여현금흐름이 1조 원을 넘는 기업은 이들을 포함해 총 14개사에 달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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