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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문재인' 효과?...이재명, 반기문과 양자대결서 11.6%p 앞서


입력 2016.12.21 11:05 수정 2016.12.21 11:31        이슬기 기자

이재명, 60세 이상서도 30% 가까운 지지 얻어

문재인-반기문 격차(9.9%p)보다 이-반 격차 더 커


촛불 정국에서 고공행진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발’이 넓어지고 있다. 각 연령과 성별은 물론 지역과 지지정당에 걸쳐서도 여권의 간판급 잠룡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치고 광범위한 지지층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12월 셋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이 시장은 반 총장과의 양자대결에서 48.2%를 기록, 반 총장(36.6%)을 11.6%p 차이로 크게 앞섰다. 응답자의 15.2%는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했다.

특히 여야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 총장의 양자대결에선 문 전 대표 46.2%, 반 총장 36.3%를 기록했다. 문재인-반기문 간 차이(9.9%p)보다 이재명-반기문 간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 것이다.

연령별 조사 결과 이 시장은 20대부터 40대 층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는데, △20대 54.3% △30대 70.8% △40대 59.9%가 이 시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각각 27.3%, 19.6%, 26.6%에 그쳤다. 반면 반 총장은 50대에서 50.4%, 60세 이상에서 53.9%를 얻어 강세를 보였다. 이 시장은 해당 연령층에서 각각 34.3%, 27.5%를 기록했다.

주목할 것은 ‘60세 이상’ 연령층의 수치다. 이 시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수색이 짙은 60세 이상에서도 27.5%를 기록해 야권 주자로서는 이례적으로 30%에 가까운 지지를 얻었다. 이와 달리 문 전 대표의 경우, 60세 이상으로부터 얻은 지지는 19.0%에 그쳤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의 수치도 크게 달라졌다. 문 전 대표와의 대결에선 58.1%를 받은 반 총장의 기세가 이 시장과의 경쟁에선 53.9%로 떨어졌다.

이 시장의 강세는 지역별 조사에서도 뚜렷이 나타났는데, 여권의 심장부인 TK(대구·경북)와 강원·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반 총장을 제쳤다. 이 시장은 서울(54.4%)과 경기·인천(50.9%)은 물론, 반 총장의 출신 지역인 대전·충청·세종에서도 39.3%를 얻어 반 총장을 2%p 앞섰다. 또한 부산·울산·경남(47.0%)과 야권의 텃밭인 전남·광주·전북(56.1%)에서도 강세를 보였으며, TK에서도 37.8%를 얻어 반 총장(53.4%)과의 차이를 15.6%p로 좁혔다.

지지정당별 조사 결과, 민주당 77.7%, 국민의당 42.9%, 정의당의 78.2%가 이 시장을 선택했다. 특히 국민의당 지지층의 경우, 문 전 대표와 반 총장 간 양자대결에서 34.0%가 문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답한 것과 비교할 때 이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짙은 국민의당 지지층의 특징이 드러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국민의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문재인vs반기문’ 양자대결과 ‘이재명vs반기문’ 양자대결에서 반 총장의 지지율은 각각 28.4%, 29.3%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야권주자의 지지율은 문재인 34.0%, 이재명 42.9%였다. 반기문이라는 동일한 상대와의 대결이지만, ‘반문(반 문재인) 감정’에 의해 8.9%p 만큼의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이렇듯 야권 중도층의 반문 감정이 곧 이 시장에 대한 호감도 증가로 나타났지만, 이러한 현상이 실제 선거에서 투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의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으로 정권교체 열망이 높아져 가능한 한 야권 후보에게 한 표를 주려는 의지는 강하지만, 동시에 60세 이상·호남으로 대표되는 중도층에선 여전히 문 전 대표에 대한 경계심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해석이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문재인과 이재명 중 누가 반기문과 더 큰 차이를 냈느냐가 포인트가 아니라, 60세 이상 호남, 즉 국민의당 지지층에선 여전히 반문 감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그렇다고 이게 실제 투표에서 이어지냐는 또 다른 문제다. 조기대선이 다가올수록 유권자들은 더 촘촘한 기준으로 후보를 검증하려 하기 때문에, 콘텐츠를 보여주기엔 이 시장에게 시간이 짧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 “현 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이재명 시장이지만, 만약 박원순·안희정 등 다른 주자들의 지지율과 대중적 인지도가 조금만 더 나왔다면 문재인의 대체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즉, ‘반드시 이재명이라서’ 잘 나왔다기보다는 정권교체 의지가 워낙 강한 시국이기 때문에 야권 후보 누가 나오더라도 여론조사 지지율이 후하게 나오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실제 ‘문재인vs반기문’ 양자대결에서 문 전 대표를 지지한 응답자 중 81.2%가 ‘이재명vs반기문’ 양자대결에서 이 시장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현재 야권에서 ‘우리의 목표는 정권교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대선 정국에서 가능성이 제기되는 후보단일화와 관련, 김 소장은 “제3지대에서 안철수 손학규 등 여기저기서 사람을 합쳐 후보를 내고 개헌을 주장할 텐데, 이제 그런 것이 먹히는 때는 지났다”며 “국민들이 일단 후보단일화에 너무 염증이 난 상태다. 진보세력이 콘텐츠가 아닌 인물만으로 또 뭉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8일부터 이틀 간 전국 성인남녀 1107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4.0%, 표본추출은 성,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2.9%p다. 통계보정은 2016년 7월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반으로 성·연령·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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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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