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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손학규 간 '케미돋는' 정치방정식, 결론은?


입력 2016.12.21 01:59 수정 2016.12.21 06:58        전형민 기자

정치권 "언젠가는 합치겠지만 지금은 아냐"

손학규 신당 창당 뒤 당대당 통합 가능성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가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의 국민의당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한 것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달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우한 손 상임고문과 안 전 대표.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가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의 국민의당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한 것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달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우한 손 상임고문과 안 전 대표.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치권 "언젠가는 합치겠지만 지금은 아냐"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가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의 국민의당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한 것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야권은 안 전 대표와 손 상임고문 간 '정치방정식'이 도출할 결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안 전 대표와 손 상임고문은 최근 비공개로 만나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안 전 대표는 손 상임고문의 당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했다. 손 상임고문 측 관계자는 "안 의원 측 인사들이 국민의당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손 상임고문의 국민의당 당 대표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놓고 내부 회의도 열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 측도 보도 후 "외연 확장 등 차원에서 손 고문 영입에 대해 대다수 의원들이 찬성하고 있다"며 "전당대회를 계기로 손 고문을 모시려고 한다"고 말하는 등 손 상임고문과의 만남이나 그의 영입 시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안 전 대표와 손 상임고문의 만남으로 두 사람 사이 미묘한 '케미'가 노출됨에 따라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경우에 따라 폭발적인 외연 확장도 가능한 '중도', '제3지대' 등을 주창해왔고, 양자 조합이 시너지를 통해 대선판을 충분히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도 이런 분석에 기초해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정국'속 별다른 이득을 보지 못한 두 사람이 유독 서로를 향해 유화적 메세지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그동안 유보적·소극적 입장을 견지하던 '개헌'에 대해 "우선 개헌이 필요하다. 그리고 논의는 시작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개헌'을 시대적 과제로 내세운 손 상임고문을 다분히 의식한 발언이다. 손 상임고문도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지난 총선에서 보인 '안철수 현상'에 대해 "아직 유효하다"며 치켜세웠다.

서로를 향한 구애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당장 함께하는 모습은 연출되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손 상임고문이 안 전 대표의 권유를 받아들여 국민의당 전당대회에 합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앞서 손 상임고문이 '국민주권 개혁회의'라는 가제의 신당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손 상임고문 측은 '국민주권 개혁회의'의 성격에 대해 "창당작업의 일환"이라며 "일단 시민단체처럼 만들지만 정당이 되면, 발기인들이 당원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로 다른 당을 창당하고 각 당에서 활동한다고 해서 영영 갈라서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이 중요하다고 공유하는 가치가 비슷하고, 서로 필요성을 절감하는 만큼 대선을 앞두고는 '문재인 대세론' 판을 깨기 위해서라도 합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일단 (손 상임고문이) 창당은 하고 그 이후에 당대 당 통합이나 당 대권주자대 대권주자로 결합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민의당이 이미 안 전 대표 일로(一路)로 가기는 힘든 상황인 데다가 몸집도 작다"며 "안 전 대표로서도 당내 곁가지 정리 차원의 전환점이 필요하고, 손 고문은 '당대 당'으로 '딜'을 봐야 자신의 지분이 조금이라도 커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가 국민의당 창당과정에서 천정배 전 공동대표의 국민신당과 합당했던 것을 예로 들었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상임고문의 묘한 분위기는 그 분위기만으로 정치권, 특히 야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심기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전 의원은 20일 두 사람의 비공개 회담과 관련 "(국민들은) 손학규가 만덕산을 원망하든 안철수가 간장병을 싸고돌든 제3지대 제2의 3당 야합 같은 건 도저히 분노할 것임을 경고한다"면서 "당신들의 생각은 국민들이 다 읽고 있다"고 적었다.

특히 정 전 의원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개헌을 매개로 '문재인 빼고 다 모이자'는 제3지대 제2의 3당 야합이 더욱 노골화 될 것"이라면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개헌이지만 이를 명분삼아 비박계(비박근혜계)는 면죄부를, 국민의당은 몸집불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찰떡공조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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