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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상공 폭격기 비행으로 트럼프에 반격 나섰나?


입력 2016.12.20 17:42 수정 2016.12.20 17:55        박진여 기자

지난 10일·지난달 25일 대만 상공 선회…사진공개는 이번이 처음

"트럼프 당선인 견제·대만 친미행보 경고 무력시위"…갈등 고조

중국 공군은 지난 17~18일 이틀에 걸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대만 상공을 비행하는 중국의 전략폭격기 훙(轟)-6K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다고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이 19일 보도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중국 공군은 지난 17~18일 이틀에 걸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대만 상공을 비행하는 중국의 전략폭격기 훙(轟)-6K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다고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이 19일 보도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난 10일·지난달 25일 대만 상공 선회…사진공개는 이번이 처음
"트럼프 당선인 견제·대만 친미행보 경고 무력시위"…갈등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정책 폐기 가능성을 시사하며 험난한 미·중관계가 예고된 가운데, 중국이 대만 주변 상공을 비행하는 전략폭격기의 모습을 공개하며 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이는 트럼프 당선 이후 경제·외교 분야 등에서 대(對)중국 강경책을 꺼내는 미국과, 친미행보를 보이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시위 차원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군은 지난 17~18일 이틀에 걸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대만 상공을 비행하는 중국의 전략폭격기 훙(轟)-6K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다고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이 19일 보도했다. H-6K는 작전반경이 3500km가 넘는 중국유일의 장거리 순항 미사일 탑재 전략폭격기로,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등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H-6K는 지난 10일과 지난달 25일 대만 상공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진공개는 이번이 처음으로, 공개된 사진은 대만 핑둥(屛東)현에 위치한 베이다우(北大武)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미국도 무인 정찰기를 즉각 출동시켜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완뉴스는 대만 국방부 관리와 인터뷰한 대만연합보를 인용해 지난 10일 중국 전폭기의 출격에 미국은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와 EP-3 정찰기, 일본의 F-5 이글 전투기 2대 등을 출동시켜 밀착 감시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은 관영매체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의 ‘하나의 중국’ 흔들기를 경고하며 대만에 대한 무력 침공 불사 의지를 시사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중국 공군이 앞으로도 순찰비행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혀 양국 긴장 관계가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중국 공군 선진커(申進科) 대변인은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최근 벌인 원양 비행 훈련과 동중국해·남중국해 순찰 비행은 정례적인 작전이자 합법적 훈련이라며 이를 지속할 것을 밝혔다.

이 같은 배경 속 중국의 H-6K 사진 공개는 대만 카드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견제와, 최근 독립노선을 추진하고 있는 대만 정부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 이후 통상·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 등으로 불거진 양국의 갈등 전선이 군사 문제로까지 확산된 모양새다.

이처럼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부터 양측의 갈등 국면이 심화되면서 향후 미중관계가 불투명한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충돌과 갈등이 초래될 수 있지만, 경제 분야 등에서 양국의 상호의존도가 높은 만큼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향후 양국관계가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상진 광운대 국제학부 교수는 20일 본보에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국 강경책에 따라 집권 초기에는 미·중 갈등 국면이 더 고조될 수밖에 없지만, 양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집권 중후반까지 충돌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교수는 “경제 통상 분야 등에서 상호 의존도가 높은 미중 관계의 특성상 양국 모두 한 쪽을 코너로 몰아붙이는 정책을 고수할 수는 없다”면서 “특히 미국이 북핵·이란문제 등 테러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중국의 협조는 필수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현재처럼 중국을 몰아붙이는 정책만 취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중국 공군의 H-6K 사진 공개로 대만 여론도 들끓고 있다. 대만 현지 언론은 중국군이 자국 전투기로 대만 영토를 배경으로 비행하는 장면을 공개한 것은 처음으로, 대만을 겨냥한 심리전 차원으로 해석했다.

대만 정부는 이 같은 우려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천중지(陳中吉)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 전투기는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밖에서 비행한 것으로, 대만 군은 효과적으로 대처했다”고 밝혔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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