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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경험 전무' 트럼프 외교안보 사령탑...한반도 영향은?


입력 2016.12.16 01:07 수정 2016.12.15 21:07        박진여 기자

북핵 등 한반도 안보 이슈 우선순위 밀릴 가능성

실리주의 노선 맞춰 미국에 한국이 필수적 이익 부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에 석유 거물인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발탁되면서 대미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외교·안보 불확실성도 증대되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에 석유 거물인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발탁되면서 대미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외교·안보 불확실성도 증대되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 차기 정부 대 아시아 외교, 경제통상 우선·안보문제 주시"
외교부 "틸러슨 차기 미국 국무장관 내정 환영…한미동맹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에 석유 거물인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발탁되면서 대미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외교·안보 불확실성도 증대되고 있다. 기업가 출신으로 공직경험이 전무한 외교수장과, 앞서 내정된 안보 분야 주요 인사들의 경력도 모두 중동, 유럽에 집중돼 북핵 등 한반도 안보 이슈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들을 핵심 외교·안보라인으로 구축한 트럼프 당선인 또한 비즈니스맨 출신으로 국정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워싱턴 정가와 동떨어졌다는 의미인 ‘워싱턴 아웃사이더’로 통한다. 그런 그가 ‘아메리카 퍼스트’를 강조하며 일자리와 이민 등 국내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대외정책에서는 중동 정책과 이슬람 극단주의 문제, 러시아와 중국 문제를 특히 강조하고 있어 우리 정부의 외교적 공간이 상대적으로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미국은 사회·경제적 시스템에 의해 정책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정치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인물 한 명이 전권을 휘두르기 어려운 구조여서 이 같은 우려는 섣부른 판단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부동산 사업가라는 이력을 갖고 있는 만큼 경제정책에 중점을 두고 대내외 정책을 구상하고 있어 우리의 외교적 대비책 또한 투자가치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해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3일(현지시각) 초대 국무장관에 틸러슨을 지명하면서 차기 백악관과 행정부 주요 보직에 대한 조각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앞서 미국 차기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에는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군 사령관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이 발탁되면서 트럼프 차기 정부의 외교안보팀 3인방이 결성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틸러슨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 지도자 중 한 명이자 국제적 협상가”라고 격찬했다. 틸러슨은 석유업계에서 40년 이상 일한 경력으로 석유기업 엑손 모빌의 CEO 자리에 올라 50여개 국가에서 사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기업가인 틸러슨은 공직 경험이 전혀 없는 데다 미국과 적대적인 러시아와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라는 점에서 외교수장으로서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공직 경험이 없는 기업인이 국무장관에 발탁된 것은 현대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일로, 세계정세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또한 안보라인의 매티스는 이라크전 당시 바그다드 진격에 나선 해병 1사단의 지휘관이다. 플린은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 때 군사정보와 현장 작전을 연계하는 대테러전을 입안한 중동 대테러 전문가다. 한반도 관련 경험이 부족한 만큼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한반도 정책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특히 실리를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특성을 고려할 때 미국 차기 정부의 대 아시아 외교가 경제통상 분야에 쏠리며 북핵 문제나 한반도 안보 등은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배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가인 틸러슨의 외교 정책은 통상에 초점이 맞춰지고, 군 출신의 안보 정책은 중동 및 유럽국가에 집중되면서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증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가운데 미국 차기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팀이 한반도 관련 경험이 적은 만큼, 오히려 이 불확실성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종전의 대미 의존적 태도는 스스로 외교적 입지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향후 대미 협력관계에서 보다 주도적 역할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은 본보에 “트럼프 당선인이 실리주의 노선을 취하는 만큼 우리가 투철한 외교력을 확보할수록 미국에게 한국은 필수적 이익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안보·정치·경제 등 주요 분야에서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이를 지속해나갈수록 우리의 외교적 질이 높아져 미국 핵심 인사가 누가 되든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에게 이익이 될 만한 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의 외교적 가치를 더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의 ‘돌출 인선’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지만, 미국 정치는 시스템에 따라 작동되는 구조로 인물 성격에 따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송 전 소장은 “국무장관 한 명, 또는 대통령 한 사람으로 한반도 정책이 좌우되지는 않는다”며 “미국의 정치적 시스템에 따라 향후 정책방향은 사회적 정서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틸러슨이 차기 미국 국무장관에 내정된 것에 대해 환영의 의사를 표하며 더욱 굳건한 한미동맹 강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틸러슨이 임명 소감으로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우리로서는 (차기 미국 정부에서도)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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