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미국 금리인상]내년 입주 폭탄 '더블 악재'…역전세난 공포 현실로?


입력 2016.12.16 07:00 수정 2016.12.15 18:07        박민 기자

시중 대출금리 인상에 향후 2년 78만가구 입주, 세입자 품귀현상 빚을 듯

내년부터 아파트 입주 물량 폭탄이 쏟아지는 가운에 연말 잔금대출 규제를 피한 아파트 분양현장에 수요자들이 몰려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민 기자 내년부터 아파트 입주 물량 폭탄이 쏟아지는 가운에 연말 잔금대출 규제를 피한 아파트 분양현장에 수요자들이 몰려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뜩이나 먹구름 낀 국내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부터 대규모 입주 물량 ‘폭탄’이 예정되어 있어 국지적인 역전세난 공포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 포인트 상향한 0.50~0.75%로 결정했다. 한국은행은 1300조원을 웃도는 가계부채와 경기 둔화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콜금리를 동결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현 상태로 잡아뒀다지만 문제는 시장조달 금리다. 통상 국내 기준금리는 미국의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일정한 시차를 두고 서서히 올라가지만, 이와 달리 시장금리는 즉각적인 영향을 받는다. 시장금리는 은행권 대출금리로써 신용대출 및 기업대출과 연관이 있다.

시장금리는 이미 대내외 요인과 맞물려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정부가 1300조원을 웃도는 가계대출을 잡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면서 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은행들도 이에 맞춰 금리를 인상했다. 여기에 대내외 정세 불안정성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점쳐지면서 시장금리가 계속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 부담이 커진 가운데 입주물량 과잉에 따른 역전세난 공포도 엄습하고 있다. 입주 물량 증가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이어 다시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 대출금 상환의 리스크로 인해 시장에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주택 가격 폭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앞서 최근 1~2년간 저금리 기조속에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수요자들이 대거 분양시장에 뛰어 들었고, 이에 맞춰 건설사들도 역다 최고 공급을 기록했다. 이에 내년(37만가구)과 후년(41만가구) 2년간 전국적으로 입주할 아파트 물량만 총 77만8000여 가구에 달한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최근 5년간 한 해 평균 입주 물량이 27만가구인데 내년과 후년에는 연평균 입주물량보다 10만 가구 이상씩 많아 단기간에 공급이 많이 이뤄진 일부 지역은 역전세난이 나타날 수 도 있다”면서 “금융위기 이후 주택 공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완충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있지만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역전세난 문제는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는 2018년도에 있다. 주택담보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가 내년까지는 현 기조를 유지해도 2018년에는 미국 금리 인상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대출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내년부터 부동산 시장 위축까지 촉발되면 결국 집값 하락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우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주택담보대출금리가 현행 3%에서 4%로 오르면 실제 소비자 이자부담은 30%가량 상승한다”면서 “아파트 중도금 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탈 때 높아진 대출금리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처분하려는 사람들이 나오고, 이때 시장 침체 상황에서 처분에 어려움을 겪어 대출 상환 악순환에 빠지면, 결국 ‘하우스푸어’나 ‘렌트푸어’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건 전반적인 경기 불황 등에 따른 주택 경기 침체에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일정 시차를 두고 국내 기준금리도 인상되는 만큼 심리 위축으로 인한 경기 부진은 불가피한 상황에서다. 경기 부진은 곧 주택수요 감소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까지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함 센터장은 “당장 즉각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없겠지만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내수경기 부진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의 내수 경기 침체 타개 방안이 금리인하 또는 재정확대 등의 정책이었는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 같은 카드를 다 못 쓸 상황이 돼 시장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 위축은 가장 먼저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수익률 부동산에서 타격이 나타나고, 뒤이어 주택시장까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심 교수는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1차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면서 “주택 소비자 측면에서도 대출금리가 1%만 올라도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에 결국 주택 수요 감소로 주택시장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줄고 가격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내년에는 여러 대내외 변수가 많아 주택시장을 예측하기란 어려운 상태”라면서 “다만 산업 구조조정, 미국 보호무역주의, 조기 대선 등의 여러 변수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해 주택 수요 감소를 가속화할 경우 최악의 경우 ‘하우스푸어’나 ‘렌트푸어’문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박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