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당신, 거기...' 김윤석 "중년 멜로, 완성작 희귀"


입력 2016.12.08 09:36 수정 2016.12.13 09:04        김명신 기자

홍지영 감독 신작서 2인1역 멜로 열연

선 굵은 츤데레 배우…"실제 성격 다정"

홍지영 감독 신작서 2인1역 멜로 열연
선 굵은 츤데레 배우…"실제 성격 다정"

배우 김윤석. 그가 이번에는 30년 동안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잊지 못하는 순정남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수필름 배우 김윤석. 그가 이번에는 30년 동안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잊지 못하는 순정남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수필름

굳이 수식어를 달지 않아도,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 김윤석. 그가 이번에는 30년 동안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잊지 못하는 순정남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추격자’ ‘황해’ ‘검은사제들’ 등 선 굵은 연기를 통해 ‘거친 남자’를 대표했던 그가 이번에는 180도 다른 ‘중년 멜로’ 연기를 선보이며 ‘김윤석’이라는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또 한 편 완성했다.

“강한 캐릭터들을 많이 했지만 멜로와 관련한 작품들도 많이 제의 받죠. 하지만 중년의 멜로라는 것이 어렵거든요. 젊은 사람들의 멜로와는 달리, 중년에서는 불륜이 들어갈 수도 있고, 위험하죠. 그렇기에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에 정말 희귀하게 만났어요.”

배우 김윤석이 홍지영 감독의 신작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통해 관객과 만난다. 극 중 현재의 한수현 역으로, 30년 전 한수현 역의 변요한과 2인 1역에 나선다.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기욤 뮈소의 원작을 세계 최초 영화화한 작품으로, 우연히 10개의 신비한 알약을 선물 받은 의사 한수현이 30년 전 자신이 살던 시대로 돌아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판타지 형식으로 그려냈다.

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윤석은 “언론 시사 때 인터뷰 일정이 있어서 영화를 못봤고, 그 전 기술 시사 때 스태프들과 봤는데 반응이 좋았다”면서 “함께 작업한 이들이 감동을 받았다면 감독님의 의도가 영화가 잘 녹아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만족을 대신했다.

배우 김윤석. 그가 이번에는 30년 동안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잊지 못하는 순정남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수필름 배우 김윤석. 그가 이번에는 30년 동안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잊지 못하는 순정남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수필름

타임 슬립, 시간 여행 작품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윤석은 왜, 굳이, 이번 작품을 선택했을까. 그는 “거두절미 하고 완성도”라고 작품성을 높게 평가했다.

“뭐 설명이 필요없죠. 워낙 유명한 작가인 기욤 뮈소 소설을 바탕으로 하기도 했고, 홍 감독님이 직접 각색을 했다는 점에서 신뢰가 높았어요. 사실 멜로 영화들이 기승전결 중 기승만 좋다거나, 승전이 약하다거나 결만 좋거나 그럴 수 있는데, 이 작품은 ‘기승전결’이 딱 맞고 구조가 탄탄했어요.”

김윤석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이번이 두 번째다. 한국 소설을 영화화한 ‘완득이’에서는 배우 유아인과 완벽한 케미를 선보이며 ‘남남케미’의 불을 지폈다.

김윤석은 “사실 ‘완득이’는 한국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 크게 어렵지 않은 반면, 이번 ‘당신...’의 경우에는 프랑스 작가가 미국 배경으로 한 소설을 한국 영화로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의 각색과 연출력을 보면서 정말 감탄했다”며 새 영화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워낙 이번 작품에 대한 애정이 컸던 그는 OST 선정부터 변요한과 함께 직접 참여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담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젊은 시절 역을 연기한 변요한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같은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같은 인물이죠. 물론 젊은 시절 수현은 우유부단하면서도 희생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는 현재의 수현 보다 강하죠. 이 작품을 선택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설정이 바로 과거의 수현, 즉 나의 과거 모습을 만난다는 점과 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신선했거든요.”

배우 김윤석. 그가 이번에는 30년 동안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잊지 못하는 순정남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데일리안DB 배우 김윤석. 그가 이번에는 30년 동안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잊지 못하는 순정남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데일리안DB

변요한과 2인 1역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사실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김윤석은 김윤석대로, 변요한은 변요한대로, 각자의 캐릭터가 확실했던 배우들이었기에 이 둘이 그려낼 1인 ‘한수현’이 얼마만큼 한 사람으로 보여질지 그 점에 가장 큰 관건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속 한수현인 김윤석과 변요한은 다른 듯, 닮은 수현을 그려내며 극에 몰입케 했다. 특히 두 연기파 배우의 열연은 단순 멜로가 아닌, 판타지 속 또 다른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신선한 충격’으로 와닿고 있다.

“로맨스냐 아니냐. 사실 로맨스 연기가 더 세밀하고 힘들어요. 감정을 교감하기도 하고, 상대를 배려해야 하는, 그러면서도 나 역시 상처를 안 받으려 하고, 그렇게 세밀하게 접근해야 하는 연기거든요. 매력적인 장르이기도 하지만 어렵기도 하죠. 어느 선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단계가 나오는 것들을 잘 표현하지 않으면 신파가 돼요. ‘당신...’은 신파성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김윤석은 중년의 멜로라는 점과 30년 전 자신의 잘못을 뒤바꾸는 일련의 사건들, 그리고 엔딩까지, 세밀하면서도 담담한 연기를 담아낸다. 과거의 자신을 만나면서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이후 풀어내는 매신마다 차분하면서도 밀도 있는 연기를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 시킨다.

그러면서도 딸 수아와의 부녀신에서는 따뜻하고 정감있는 아빠의 모습을 그려내며 대조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김윤석은 “실제 딸과의 느낌을 고스란히 가지고 와서 풀어낸 연기였다”면서 “집에서도 실제로 아이들에게 음식을 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손에 물을 묻히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딸바보이자 가정적인 아빠의 모습을 내비쳤다.

배우 김윤석. 그가 이번에는 30년 동안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잊지 못하는 순정남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수필름 배우 김윤석. 그가 이번에는 30년 동안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잊지 못하는 순정남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수필름

츤데레, 강한 남성상으로 대변되는 수식어와는 180도 다른 실제 모습이다. 인터뷰 현장에서도 역시나 유쾌하고 밝은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참 인간미를 느끼게 했다. 후배 배우들에게 있어 ‘함께 작업하고 싶은 선배 배우’로 꼽히로 이유에 대해 다시금 인식케 하는 찰나였다.

“고맙고 감사하죠. 기분도 좋고요. 하지만 더 좋은 작품을 만나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보니 신경 쓰이는 부분도 있죠. 좋은 작품에서 만나서 우리만의 시너지 효과가 나고, 후배 배우 역시 묻히지 않고 빛이 나야 좋지요.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안 좋거든요. 더 챙겨주고 싶기도 하고요.”
어느 순간부터 김윤석은 특정 장르가 아닌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있다. 연기에 변화를 주자는 의도도 있었지만 장르의 다양성에 대한 갈증과 목마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타짜’ ‘황해’ ‘추격자’ 등 그의 필모그래피는 화려하지만, 장르적으로 봤을 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고백이다. 때문에 이번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비롯해 신작 ‘남한산성’에서는 첫 정통사극 연기를 선보인다. 그의 또 다른 변신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망하게도 좋은 평가들을 해주셔서 감사해요. 목소리가 좋다고 칭찬해 주시는 분도 계시고. 눈빛이 좋다는 이야기도 해주시고 너무 감사하죠. 하지만 더 나이 들면 그 눈빛은 사라지고, 목소리는 갈라지겠죠. 하하하. 하지만 이번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는 저의 그런 모습들이 아직 남아 있답니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명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