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삼시세끼의 물고기는 진짜 자연산일까


입력 2016.12.05 10:27 수정 2016.12.05 10:29        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의 문화 꼬기>초심은 안보이고 교차편집만 보이고...

이서진 에릭 윤균상이 뭉친 tvN '삼시세끼-어촌편3'의 득량도 촬영 사진.ⓒtvN 이서진 에릭 윤균상이 뭉친 tvN '삼시세끼-어촌편3'의 득량도 촬영 사진.ⓒtvN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변하지 모습 가운데 하나는 언제나 바다에 가면 풍성한 해산물이 그득하다는 것이다. 어족 자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거짓말인 듯하다. 언제나 풍성한 어족자원이 있음을 과시라고 하는 듯 싶다.

이러한 면은 일상에서 지친 도시민들을 시각적으로나마 달래주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 공간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대리만족에만 머물지 않는다. 텔레비전에서 등장하는 해산물이 없는 것을 있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 해산물은 당연히 있는 것이 아니라 각고의 노력에 따른 것인데 이런 과정들은 생략되는 아쉬움이 있다.

최근 < 삼시세끼 > ‘어촌편3 득량도’ 편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데 역시 낚시로 물고기를 잡아 식재료로 사용하는 모습이 담겨지고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 많은 남성 시청자들이 유입시킬수 있는 여지가 그것에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등장하는 물고기들은 정말 자연에서 산란한 것일까.

자연에서 산란한 물고기인지는 정확하게 밝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다에서 어족자원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피땀으로 정성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그냥 언제라도 가면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는 점을 강조하여 모방 행동을 유도할 뿐이다.

목포시만해도 1995년부터 우럭, 넙치, 감성돔 등 371만 마리, 10억 여원 어치를 방류했다. 바다생물의 산란·서식장을 위해 달리도, 외달도, 율도 등지에 인공어초 188㏊를 설치했다. 경남도에서는 1993년부터 2015년 말까지 682억 원을 들여 13억 2000만 마리의 어린고기 등을 경남연안에 풀었다. 올해만 해도 90억 원을 들여 볼락 등 20여종에 3100만 마리를 바다에 내놓았다.

그렇게 흔하던 짱뚱어도 방류하는 시대이다. 바지락이나 꼬막은 말할 것도 없다. 올해 충남은 보령과 서산, 당진, 서천 등에 조피볼락, 참게, 넙치, 대하 등 서해에 적합한 어종 1억 마리를 방류했다. 그 비용만 12억원이었다. 그간 1986년부터 385억원을 들여 수산종묘 12억9100만 마리를 방류했다. 육도·삽시도, 난지도, 태안 안면도·원북면 등 5개 해역 2118㏊에 바다목장도 추진하고 있다.

‘삼시세끼’ 팀이 어촌 편 시즌3을 촬영한 득량도 소재 고흥군에서는 2015년에만 감성돔 치어 15만 마리를 방류했다. 3억 8천만원이 들었다. 이전까지 넙치 44만 마리, 감성돔 52만 마리 등 총 3종에 196만 방류를 했다. 올해에는 점농어 9만 마리의 치어를 바다에 풀었다.

특히, 감성돔은 이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잡고 싶어하는 어종이다. 최근 방영분에서 감성돔을 잡은 에릭의 모습이 그려졌다. 물론 20cm가 되지 않아 풀어주기는 했지만 그 감성돔은 방류한 치어일 수도 있다. 인근 득량만이 위치한 보성군의 경우에도 올해 감성돔 등 385만 마리를 바다에 풀어주었다. 보성군에서도 2004년부터 해마다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치어를 바다에 풀어서 어족 자원을 만드는 것이다.

예능은 예능일뿐 보도 프로그램이나 다큐가 아니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예능은 그야말로 재미를 위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사회적 메시지나 교훈을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많은 남성들이 낚시에 관련한 장면들을 유심히 보는 것은 단지 대리만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것을 실천하려는 것이다.

끊임없이 방송은 물고기가 많은 곳을 찾아 다닌다. 그러나 과연 자연의 상태에서 그런 곳이 있는지 의문이다. 환상을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끊임없이 관리하고 환경 조성 노력들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한 것이다. 최소한 그러한 노력들이 있기 때문에 낚시를 할 수 있다는 인식적 환기는 분명 필요해 보이고 그러한 노력이 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하겠다. 최소한 지역 바다로 가면 언제나 어족 자원이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노력여부에 따라 달린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삼시세끼'같은 프로그램은 그런 것에 관심을 들일 여력이 안된다. 어차피 이 프로그램에서는 김밥에 들어가는 김이나 햄, 달걀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산되어 유통되는지는 관심이 없고 그냥 밥을 잘 해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채소를 재배하고 고기를 직접 잡아보는데 족할 뿐이다. 일상이 피곤한 생활인들에게 그런 것은 필요해보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교차편집으로 감수성을 터치하며 힐링의 느낌을 충분해 보이니 말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김헌식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