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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개헌정국으로? 야권의 비박계 붙잡을 묘책이…


입력 2016.11.29 21:43 수정 2016.11.29 21:51        전형민 기자

담화 뒤 비박계 "9일까지 안 된다면 탄핵" 한 발 물러서

2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가운데 국회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대통령의 3차 담화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가운데 국회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대통령의 3차 담화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담화 뒤 비박계 "9일까지 안 된다면 탄핵" 한 발 물러서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 담화에 '탄핵정국'이 급속도로 '개헌정국'으로 변화하면서 야권의 대응에 관심이 모인다. 야권과 새누리당 비박계는 서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탄핵'에 대해서는 일치된 의견을 보여왔지만, '포스트 탄핵'인 '개헌'에는 당리당략에 맞춰 각자 주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29일 오후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제3차 대국민 담화를 밝혔다. 그동안 야권에서 주장해온 '질서있는 퇴진'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임기와 관련한 일정과 법 절차를 "국회에서 논의해달라"며 국회에 공을 떠미는 모양새다.

일단 박 대통령은 이번 담화를 통해 '탄핵 세력의 분열'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300명의 재적 국회의원 중 3분의 2인 200명의 동의를 얻야만 국회를 통과할 수 있는 탄핵안의 가결을 위해서는 비박계 의원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비박계가 박 대통령의 담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회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29일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비박계 긴급 모임을 가진 뒤 긴급 의원총회 참석을 위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며 겉옷을 벗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회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29일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비박계 긴급 모임을 가진 뒤 긴급 의원총회 참석을 위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며 겉옷을 벗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 대통령 담화 직후 탄핵에 호의적이던 비박계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퇴진 의사를 밝힌 것은 큰 변화"라며 "탄핵 입장을 심각히 논의해야한다"고 논평했고, 같은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탄핵 일정을 재검토 해야한다"고 말해 탄핵 논의가 흐지부지되는 뉘앙스를 풍겼다.

반면 탄핵 후 문제였던 개헌으로 정국이슈가 건너뛰는 전혀 달갑지 않은 상황에 직면한 야권은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단순히 시간만 축내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대통령 담화 후 나란히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들의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각각 한 시간 넘게 진행된 의총에서 두 당은 '탄핵은 탄핵대로 진행한다'는 결론만 냈을뿐, 이탈할지도 모르는 비박계를 위한 특별한 묘책은 나오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회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29일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비박계 긴급 모임을 가진 뒤 긴급 의원총회 참석을 위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며 겉옷을 벗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회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29일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비박계 긴급 모임을 가진 뒤 긴급 의원총회 참석을 위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며 겉옷을 벗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초 이날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2일 가결을 목표로 추진했던 탄핵안의 본회의 발의 시기도 잠정 보류되는 분위기다. 윤관석 민주당 대변인은 "탄핵소추안 가결을 위한 의원 숫자 확보를 위해 2일과 9일 두 가지를 동시에 추진해왔다"면서 "담화문 보고 전략적인 부분은 총괄적으로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도 "탄핵은 계속 추진한다"면서도 "관련해서는 향후 야3당과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새로운 사안에 대해서 탄력적으로 대처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2일과 9일까지 남은 10여일 동안을 야권의 정치력이 발휘해야할 시간으로 봤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2일이던 9일이던 길어야 열흘이 남았는데, 이 기간동안 흔들리는 비박계에 어떤 당근을 던져서 탄핵안을 관철시킬지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은 이날 오후 늦게 회동을 갖고 박 대통령의 조기퇴진을 위해 여야가 협상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9일까지 (조기퇴진이) 안 된다면 탄핵"이라며 야권이 그동안 주장해온 2일 탄핵소추안 발의는 사실상 물건너 갔음을 시사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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