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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수 떨어진 낙엽처럼 한국경제도 추락할 때인가


입력 2016.11.27 12:31 수정 2016.11.27 12:37        데스크 기자

<호호당의 세상읽기>2016년의 우리 경제를 정리하며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 도로에 떨어진 낙엽들이 가을비에 젖어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 도로에 떨어진 낙엽들이 가을비에 젖어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小雪(소설) 지나서 겨울이 시작되었다. 낙엽 우수수 져서 매달린 잎사귀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올해도 이제 다 간 셈이다. 이에 그간의 우리 경제 흐름을 총괄적으로 정리해볼 생각이 들었다.

소설로서 사실상 겨울이 시작되듯 우리 대한민국의 60년에 걸친 운세 흐름에 있어 小雪(소설)은 2012년 4월이었다. 마침 그 달 4월 11일에 19대 국회의원 총선이 있었으니 모두들 선거의 열기에 취해 국운의 겨울이 시작된 것을 잠시 잊었던 듯도 하다.

2013년 2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겠다"고 말했을 때 참 뜬금없구나 싶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우리의 과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전 분야에 적용해서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는 말을 했다.

후발 주자에게 쫓기는 선도 기업이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엔드(highend) 제품을 부단히 개발하고 출시하듯 우리나라 또한 앞선 기술개발과 창조적 운용으로 고부가가치 경제를 열어감에 있어 정부가 역할을 맡겠다는 포부였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말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잘 될 것 같다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다. 우리 대한민국의 국운은 이미 소설을 지나 겨울로 접어들은 마당이니 그저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기만을 빌었다.

이에 다시 2014년 10월이 되자 국운의 大雪(대설)이 시작되었다. 우리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세월호 사건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의 앞길엔 큰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고 그로서 나아갈 길이 막히기 시작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일이었다.

야당은 이를 정치적 이슈로 만들어내었고 그로서 박 정권을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였다.

사실상 더 이상의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없게 된 것을 알아차린 정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내세워 2014년 7월부터 본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섰다. 하지만 재정지출 확대만으론 어림도 없는 일이었고 이에 결국 당장 써볼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은 역시 부동산 규제완화를 통해 가계대출 증대를 늘림으로써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수단이었다.

얼마 전에 뉴스에서 최경환 총리의 경기부양과 함께 실시된 부동산 규제 완화로 인해 2014년 3분기부터 금년 2분기까지 2년 동안 신규로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이 무려 365조원을 초과한다는 것을 보고 내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이제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썼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때마침 미국 연준(Fed)은 다음 달 12월 초 금리인상에 들어갈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진짜' 성장은 2007년 4월로서 끝이 났다. 그 이후론 재정지출 확대와 부채증가를 통한 수치상의 '겉보기' 성장이었다. 그리고 내년 2017년 4월이 되면 그나마 겉보기 수치상의 성장마저도 기대하기 참으로 어려워질 것이다.

현재 내년 2017년 우리나라 성장률에 대해 정부는 3%, 한국은행은 2.8%, 여타 경제연구소들은 2.7%에서 2.2%대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나 호호당은 전혀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반기로 갈수록 급격히 떨어지면서 1%대 성장마저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고 2018년부터는 최소한 10년 이상 이어지는 실질적인 디플레이션으로 진입할 것으로 본다. 물론 수치상으론 플러스(+)의 성장률이 나올 수 있겠지만 말이다.

다행히도 철강 부문은 구조조정이 그런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김영삼 정부시절부터 부단히 낙하산 인사, 즉 정치권 인사들의 편안한 안식처로 자리 잡으면서 수익성을 갈아먹어온 국민기업 포스코는 한때 자회사가 무려 70 여개에 달했지만 지금은 다행히도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조선에 사용되는 후판 라인도 일부 감축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후판 생산을 감축 조정한다고 한다.

하지만 해운업은 정말이지 일대 재앙이 아닐 수 없다. 해운업이 몰락한 이유는 2000년대 초 중국경제의 약진과 수출입 물동량 폭증으로 인한 일대 호황과 2008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급격한 불황이라는 롤러코스터 장세 때문이라 하겠다.

그러면서 다시 양적완화가 실시되자 또 다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단한 해운기업들이 적지 않았는데 한진해운 역시 그 중에 속했던 것이 문제였다. 이런 판단 하에 공격적으로 선박 보유를 늘린 것이 결국 결정타가 되고 말았다. 장기간의 호황에 이어 찾아온 불황, 또 다시 급격한 회복을 예단한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그 바람에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전략 차원에서 긴요한 우리 국적의 해운사를 과연 유지해갈 수 있느냐 하는 어려운 문제에 처하고 말았다.

문제는 조선이다. 대우조선이 당장 살아남기 위해 저가 출혈 수주로 일관하고 있는 바람에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역시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참으로 내뱉기 어려운 얘기지만 사실 이번에 대우조선을 포기했어야만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6개로 회사를 쪼개는 분사를 단행했다. 이는 '이기고자 하면 뭉치고 살고자 하면 흩어져라'는 병법의 기본 원리로서, 전투에서 패배했더라도 분산해서 도망치거나 후퇴를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고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방책이다.

분사해놓고 나서 정 어려울 것 같으면 버릴 것이고 살아남는 부문만 가지고 가겠다는 苦心(고심)의 선택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삼성중공업은 정 어려울 경우 아예 통으로 버리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유가로 인해 휘발유 소비가 늘어난 덕을 보고 있는 정유사와 석유화학 부문이다. 하지만 보호무역 확대와 글로벌 물동량 축소에 따른 제조업의 성장세가 위축될 경우 장기적인 측면에서 석유화학의 안정적 성장을 낙관하긴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자동차와 전자 역시 낙관은 금물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향후 10년 후면 이루어질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내연기관 자동차 기업들이 그때에 가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지극히 의문인 까닭이다.

스마트폰 사업이 정체되고 반도체 메모리의 기술향상이 한계에 도달한 삼성전자 역시도 이제 전혀 가보지 않는 새로운 루트를 찾아 나서야 하는 형편이다. 최근 삼성그룹이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선 것도 그런 까닭이다.

그간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것은 결국 수출이었는데 그 수출에 있어 우리의 주력 부문을 따져볼 것 같으면 솔직히 말해서 그 어떤 부문도 장차 무난할 것으로 보이는 부문은 없다. 모두가 구조조정이나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다시 경제의 한 축인 內需(내수) 쪽으로 되돌아와 본다.

우리 경제의 경우 오랫동안 내수를 보호 육성해야 한다는 명분과 당위성이 존재해왔다. 그 바람에 내수 대기업들은 한마디로 말해서 횡포를 부려왔다 하겠으며 중소기업 분야도 음으로 양으로 봐주고 보호해주다 보니 응석만 키워주었을 뿐 경쟁력을 키워내는데 실패했다.

예로서 배추 가격을 보라. 산지 가격에 비해 적게는 4배에서 때론 10 배 이상의 가격에 유통되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복잡한 유통 구조 탓이라 말하고는 있지만 그렇다면 왜 그 복잡한 유통구조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일전에 국내 기업이 대규모 영농단지를 마련하고 스마트 농법을 개발해서 수출해보겠다고 나섰다가 농민단체의 극렬한 반대에 봉착했다. 정치적 지원이 없는 마당이라 공무원들은 그저 눈치만 보면서 업체더러 잘 해결해보라는 얘기나 해주고 있다. 내수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수출 쪽으로 주력하겠다고 밝히고 있음에도 말이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 즉 생존이 달린 먹이사슬이니 얼마나 치열하고 복잡다단하겠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거기에만 얽매어 있게 되면 새로운 시장과 산업, 즉 성장 동력을 발굴해낼 수 없지 않은가 말이다. 오로지 당장의 표로만 득실을 계산하는 정치란 것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출발에서부터 막히고 있는 것이다.

이제 내년 4월이면 국운의 冬至(동지), 빛이 가장 짧은 때이고 어떤 희망이 보이지 않는 때가 시작될 것이다.

1986년 우리 경제가 약진하고 飛翔(비상)하기 시작했던 때로부터 30년이 흘렀다. 30년은 60년 순환의 절반이니 이제 우리 경제는 비상 즉 날아오름의 반대. 따라서 어쩌면 추락할 수도 있는 때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www.hohodang.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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