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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학생들, 학년 올라갈수록 통일에 부정적


입력 2016.11.15 19:43 수정 2016.11.15 19:52        이선민 기자

탈북청소년이 겪는 문제 바탕으로 통일 이후 교육 준비해야

통일교육위원서울협의회·서울통일교육센터의 주최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통일 교육의 실태와 개선방안 학술세미나’가 개최됐다. ⓒ연합뉴스 통일교육위원서울협의회·서울통일교육센터의 주최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통일 교육의 실태와 개선방안 학술세미나’가 개최됐다. ⓒ연합뉴스

탈북청소년이 겪는 문제 바탕으로 통일 이후 교육 준비해야

분단이 장기화되면서 통일 교육이 강조되는 가운데 우리 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통일교육위원서울협의회·서울통일교육센터(이하 통일교육위원)가 주최한 ‘통일 교육의 실태와 개선방안 학술세미나’에서 이장영 통일교육위원 사무처장이 서울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2016년 통일인식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민대학교 한반도미래연구원에서 시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일에 관한 질문에 초등학생이 가장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고,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통일에 대해 현실적이거나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을 해야 하는가’과 ‘통일을 했을 때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두 질문에 ‘통일 해야 한다’ ‘도움이 된다’는 응답을 가장 많이 한 학생은 초등학생들이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도 응답률은 ‘통일 해야 한다’ ‘도움이 된다’가 높았지만 학년이 높아질수록 ‘잘모르겠다’ ‘통일 할 필요없다’ ‘손해가 된다’는 답변을 선택한 학생이 늘었다.

또한 북한과 통일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경로는 TV, 인터넷, 신문, 책 등 대중매체를 통한 것이 학교와 선생님 등 공교육을 통한 것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이 사무처장은 “대중매체를 통해 정보를 접하는 것보다 공교육을 통하는 것이 교육효과가 높다”며 “대중매체에 통일 교육을 맡겨둘 것이 아니라 공교육을 보다 친숙하고 재미있게 연구해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탈북청소년들이 한국 교육제도 내에서 겪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조명숙 여명학교 교감은 ‘탈북청소년부적응에 대한 부적응의 유형분석’이라는 제하로 발표하며 “한국 학교는 남한 학생들을 위해 디자인된 학교이기 때문에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는 식의 교육에 북한체제와 탈북과정에서 힘든 경험을 한 학생들이 일부 부적응하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나이가 어리거나 적응유연성이 큰 아이들, 부모가 잘 지지해주고 여러 부분에서 안정적인 아이들은 큰 문제가 없다”며 “다만 부모의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는 탈북청소년, 무연고 탈북청소년, 재결합 가정의 탈북청소년, 중국에서 태어난 탈북여성의 자녀 등은 학교이탈현상을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을 분석한 조 교감은 “탈북청소년들이 남한사회 적응을 위해 남한학교에서 생활하고 적응하는 것은 분명히 맞는 말”이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통일을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남한사회 적응보다 더 큰 의의를 우리가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교감은 지난해 여명학교에 방문한 가우크 독일 대통령의 조언을 소개했다.

동독 출신은 가우크 대통령은 “독일은 통일 전 탈동자(동독에서 탈출한 자)들이 서독으로 넘어왔을 때 차별하지 않기 위해 빠르게 서독 체계에 편입시켰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지금 생각해보니 탈동자 고유 특성을 잘 정리해 통일 후 동독지역에 활용한 좋은 통합 시스템이나 교육 내용을 만들었더라면 통일 후 통합과정이 더 빨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 교감은 “탈북청소년을 대상으로 통일 이후에 북한 학생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실험해보고 준비해야 한다”며 “일반학교에 잘 적응하는 학생들을 모델로 탈북청소년을 부추길 것이 아니라 학교를 이탈한 탈북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을 기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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