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이 넘은 상주 고향집 은행나무는 지금...

최종편집시간 : 2017년 06월 24일 07:27:47
300년이 넘은 상주 고향집 은행나무는 지금...
<어느 퇴직부부의 신나는 전국여행-다섯째 여섯째날>
구미 도리사~달성공원~달성보~처남 칠순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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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1-20 07:57
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 고향 상주 집 뒤꼍에 있는 보호수로 지정된 300년 된 은행나무.ⓒ조남대

<7월 11일 다섯 번째 날

상주 고향 집에서 편안한 잠을 잔 후 그동안 비워있던 집 주변을 둘러보았다. 열댓 가구가 산 밑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네 중간쯤에 위치한 고향집은 300평이 넘을 정도로 동네에서도 집터가 제일 크다. 군데군데 무너진 곳이 있지만 빙 둘러가며 돌담이 쌓여 있고 집 뒤꼍에는 300년이 넘은 상주시 보호수로 지정된 은행나무도 있다.

이 은행나무는 우리 집이 8대 종가집인 것으로 보아 그 당시 조상들이 심어 놓은 것이 아니가 하는 추측은 해 보지만 알 길이 없다. 1년에 한번 정도는 상주시에서 주변 잡목도 제거하고 거름을 주기도 하는 등 관리를 하더니만 요즈음에는 전혀 손길이 미치지 않는 지 주변이 온통 작은 대나무로 뒤덮여 있다. 시간이 있다면 자손인 내가 나서서라도 관리를 해야 할 텐데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손을 쓸 수가 없어 아쉽기만 할 뿐이다.

어릴 적에는 동무들과 길게 옆으로 뻗은 은행나무 가지에 올라가 놀기도 하고, 단오 때에는 동네 어른들이 동아줄로 그네를 만들어 높이 올라가기 시합을 하기도 했으며, 술래잡기 ․ 깡통 차기 등을 하며 노는 아이들 때문에 동네가 소란스럽고 북적북적 했었는데 지금은 그냥 주변이 조용하고 정정만 감돌뿐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상주 시내로 나와 경희는 염색하고 나는 이발을 했다. 대구 사돈으로부터 점심 식사 장소를 문자로 받은 다음 구미 도리사부근에서 경희 친구가 운영하는 카페로 향했다. 고향 동네 앞 곶감 판매장에서 경희 친구에게 줄 곶감 1박스와 사돈에게 선물할 꿀 1병을 샀다.

▲ 구미 도리사 현판.ⓒ조남대
▲ 도리사 적멸보궁.ⓒ조남대
▲ 대구 달성공원 정문.ⓒ조남대

도리사는 대구를 오가는 길에 간판을 보아왔던 곳인데 직접 방문하기는 처음이다. 친구가 운영하는 카페는 도리사 바로 입구 상가 촌에 있다. 절 입구에 있어 아는 사람들과 동호회원들이 자주 찾아오는 모양이다. 오늘도 동호회원들의 모임 장소를 이곳으로 정해서 10시가 좀 지나자 하나 둘 모여든다. 경희 친구와 조금 이야기 하다 동호회원들이 많아져 더 이상 있는 것이 불편할 것 같아 인사를 하고 도리사로 올라갔다.

도리사는 태조산에 있는 동국 최초 가람이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이란다. 도리사는 통도사, 상원사, 봉정암, 법흥사, 정암사, 건봉사, 용연사와 더불어 8대 적멸보궁 사찰이며, 불교의 성지라고 한다. 적멸보궁을 참배하기 위해서는 합장을 한 뒤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를 세 번 소리 내어 외운 뒤에 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사찰 내에는 내가 좋아하는 글인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라는 나옹스님이 지은 글귀가 돌에 새겨져 있어 관심 있게 읽어 보았다.

사돈과 점심을 같이하기 위해 대구 수성못 부근 일식집으로 찾아갔다. 깨끗한 식당이다. 사돈이 사장과 같은 동호회원으로 잘 알고 있는 사이란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며 훌륭한 식사를 대접받은 후 수성못 가에 있는 카페로 갔다. 날씨가 무더운 데다 토요일이라서 나들이객이 많아 주차하기가 쉽지 않다. 여유롭게 4명이 환담을 하며 커피를 마시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헤어졌다.

사돈과 헤어진 다음 형수하고 통화하니 어머니께서 노인정에 계신다고 하여 수박 2통을 사서 노인정에 갔더니만 어머니가 안 계셔서 수박만 1통 전해드리고 봉덕동 집으로 와서 어머니를 뵙고 이야기를 하다 용돈과 수박을 드리고 나왔다. 어머니는 아들 내외를 오랜만에 뵈었는데도 하룻밤 같이 지내지도 못하고 헤어져야 한다니 많이 섭섭하신 모양이다.

어머니 집을 나아 친구 모임까지 시간 여유가 있어 옛 추억이 있는 달성공원으로 갔다. 참 오랜만에 가본다. 옛 모습 그대로인 것 같다. 한 바퀴 둘러보고 고교 동기 모임 장소에 가서 친구들과 술을 한잔하며 10시 넘게 이야기를 하다 헤어진 후 달성 논공에 있는 처형 댁에 도착했다. 처형은 동생이 오랜만에 온다니 많이 기다린 모양인데 우리는 11시가 다 되어가는 늦은 시각에 도착했다. 비가 오락가락하여 공기가 칙칙하다. 샤워하고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다 편안히 잠들다.

7월 12 여섯 번째 날

▲ 현풍 달성보.ⓒ조남대
▲ 달성보 주변 자전거길.ⓒ조남대

달성군 논공 처형 집에서 아침 식사를 맛있게 했다. 식사하기 전에 식당 바로 앞길 건너에 있는 달성보 주변 산책로로 나가보니 깨끗하게 잘 조성되어 있다. 자전거 길도 아주 잘 정비되어 있으나 이런 시골에 이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식사를 하고 10시 반경에 처남 칠순 행사장인 대구 수성구에 있는 자작나무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5남매 가족과 사촌 처남들도 참석했다. 칠순행사는 조카의 인사말 및 처남의 지나온 발자취 소개, 독일에서 보내 온 아들의 편지 낭독, 축가 및 처남 인사말, 케이크 촛불 점화 등 순으로 진행 후 코스 요리로 점심과 술을 마시며 형님의 칠순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조카 내외가 치밀한 준비로 행사가 짜임새 있고 원만히 진행되었다.

4시 정도에 행사를 마치고 억수같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어제 삼척 환선굴 구경을 마치고 대구로 온 관계로 다시 울진부터 관광하기 위해 3시간을 달려 7시쯤에 울진 근남면 수산리 부근 엑스포공원 앞 대영 모텔에 도착했다. 다른 날보다 좀 일찍 숙소에 투숙하여 다음 날 일정을 정하고 휴식을 취하다.

글/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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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조남대 씨는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현재 경기대 정치외교학 박사과정중에 있으며 정년퇴직한 부인과 함께 일상에서 탈출, 55일간의 전국여행을 끝마치고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여행'(북랩출판사 간)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펴내서 독자들로 부터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여정의 하루 하루를 데일리안에 재편집해 연재를 시작하는데 내용안에 부부애가 듬뿍 담겨있어 평소에 '닭살' 돋는 것을 못참는 독자는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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