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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흔들'에 반기문, 동반 추락…누가 수혜주인가?


입력 2016.11.01 18:15 수정 2016.11.01 18:29        고수정 기자

'최순실 게이트'에 반기문 지지율 10%대로 폭락

비박 주자 '대안'으로 급부상 조짐…김무성·유승민 등 거론

집권 여당 새누리당의 대권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라는 대형 악재로 여권의 유력 주자로 꼽혀 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이 곤두박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5월 2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손을 흔들고 있는 반 총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집권 여당 새누리당의 대권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라는 대형 악재로 여권의 유력 주자로 꼽혀 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이 곤두박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5월 2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손을 흔들고 있는 반 총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순실 게이트'에 반기문 지지율 10%대로 폭락
비박 주자 '대안'으로 급부상 조짐…김무성·유승민 등 거론

집권 여당 새누리당의 대권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라는 대형 악재로 여권의 유력 주자로 꼽혀 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이 곤두박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덕에 반 총장 그늘에 가려 있던 타 주자들이 부상할 가능성이 열렸지만 마땅한 대안 주자가 없다는 게 고민거리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1일 발표한 ‘10월 말 정기조사·차기 대통령 적합도’에 따르면 반 총장의 지지율은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9월보다 7.9%p 내려앉은 19.4%다. 새누리당에 ‘친박계 지도부’가 구성된 8월 이후부터 여야를 통틀어 줄곧 1위를 차지하던 반 총장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23.1%)에게 3.7%p 뒤쳐졌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10월 4주차 주간동향’에서도 반 총장은 한 끗 차이(0.6%p)로 1위를 지켜냈지만, 여권 주자로 분류돼 온 이후 두 번째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 총장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1.3%p 내린 20.9%다. 한 달 전 조사와 비교하면 5.9%p 하락했다.

정가에서는 반 총장의 지지율이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과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계의 지지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레임덕 수준으로 곤두박질 치고, 친박계도 와해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반 총장의 지지율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칠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사정으로 반 총장이 새누리당이 아닌 제3지대 혹은 국민의당에서 출마의 발판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자료사진) ⓒ데일리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자료사진) ⓒ데일리안

이에 따라 당내 대선 후보 자리를 향한 경쟁 구도도 새로운 국면을 맞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반 총장 외의 주자들이 아직은 미미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현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비박계 주자들이라는 점에서 여권의 새로운 구심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비박계 주자 중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거론된다. ‘원외’ 인사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보다 상대적으로 당 수습과 세력 결집에 유리한 ‘원내’ 인사라는 점에서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1일 본보와 통화에서 “반 총장의 대권 행보는 친박계의 향후 결집력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만약 결집력 회복에 실패할 경우 반 총장이 독자세력화를 모색하거나 대권에 출마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정치적 경륜과 대중적 인지도, 지지율 변화 추이를 봤을 때 김 전 대표가 대안으로 나서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과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유 전 원내대표를 대안 주자로 꼽았다. 엄 소장은 “대통령이 탈당하고, 새누리당이 재창당에 나서지 않는 이상 누가 나서도 안 되는 분위기”라며 “TK라는 지역 기반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차별성, ‘쇄신’ 이미지를 통한 2030의 지지율을 받고 있는 유 전 원내대표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도 “새누리당은 앞으로 ‘유승민’이라는 ‘외길’을 갈 것”이라며 “반 총장의 대권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볼 순 없지만, 제3지대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내 대안을 찾는다면 중도·진보층을 흡수할 수 있고, 혁신 이미지와 경제 문제 해결의 적임자로 분석되는 유 전 원내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리서치뷰 조사에서 김 전 대표(2.9%)와 유 전 원내대표(4.8%)는 전달 대비 각각 1.5%p, 0.1%p 올랐다.

다만 이들이 ‘원조 친박’이라는 점 때문에 여권의 새 구심점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두 사람은 ‘최태민·최순실 일가’와 관련한 의혹이 정치권에 공론화된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의 핵심 참모였다. 이 때문에 오 전 시장, 남·원 지사, 김 전 지사 등이 반 총장의 ‘대안 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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