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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고 최순실은 프라다를 신었다


입력 2016.10.31 16:51 수정 2016.10.31 20:38        이선민 기자

검찰출두 포토라인 무너지고 활빈단 흙수저당 시위

"죽을 죄를 지었다"는 최씨 신발은 프라다 가방은 토즈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한 가운데 최씨가 신고 있던 명품 신발과 들고 있던 검정색 가죽가방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씨가 출입문을 통과하며 벗겨진 신발은 명품 브랜드 '프라다' 제품이며 최씨가 들고 있던 가방은 영국 명품 브랜드 '토즈' 제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한 가운데 최씨가 신고 있던 명품 신발과 들고 있던 검정색 가죽가방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씨가 출입문을 통과하며 벗겨진 신발은 명품 브랜드 '프라다' 제품이며 최씨가 들고 있던 가방은 영국 명품 브랜드 '토즈' 제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신발은 프라다 가방은 토즈, 얼굴은 모자 등으로 가려

지난 40년 동안 실세 의혹만 제기돼 온 최순실 씨가 드디어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31일 오후 최 씨는 영국에서 입국한지 31시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검찰청에는 300여 명(경찰 추산)의 취재진과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최 씨가 도착하기로 예정된 오후 3시가 가까워오자 국내 매체 뿐 아니라 미국 AP, 프랑스 AFP, 일본 TBS 등 외신취재진까지 현장의 취재 열기가 뜨거워진 가운데 검찰 직원들이 내려와 최 씨의 차량이 들어오기로 예정된 곳에 늘어섰다.

취재진들이 직원들을 향해 차가 들어올 수 있게 비켜달라고 요청하자 십여명의 직원들이 우왕좌왕하다 대기하고 있던 카메라들을 가려 소란이 일기도 했다.

오후 3시 정각 검은색 구형 에쿠스가 검찰청에 도착했고, 최 씨는 검은색 모자와 목도리, 뿔테 안경으로 얼굴을 가린 채 차에서 내렸다. 대기하고 있던 검찰 직원의 부축을 받은 최 씨는 걸어가는 내내 오른손으로 입을 가린 채 울먹였다.

취재진들은 포토라인에서 최 씨에게 해명을 들을 예정이었으나 시민단체 등이 몰려와 혼란이 빚어지자 최 씨는 검찰 직원들에 둘러싸여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검찰청 내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한 마디라도 더 듣기위해 주변으로 몰려든 취재진과 말리는 검찰 직원들 사이에서 최 씨가 밀려 넘어지면서 신발 한 짝이 벗겨졌다. 최 씨가 들어간 뒤 남겨진 신발에는 명품브랜드 프라다의 로고가 찍혀있었다.

이날 최 씨가 든 가방은 입국할 때 들었던 것과 같은 것으로 명품브랜드 토즈 제품으로 알려졌다. 토즈 측은 최근 2년간 한국에서 판매됐던 제품 가운데는 같은 제품이 없다며 토즈 제품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본사에 확인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 씨는 검찰청 안 엘리베이터에서 취재진을 향해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며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최 씨의 모자와 안경이 벗겨졌고, 스트레스 탓인지 원형탈모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기습 시위를 벌인 민중연합당 흙수저당, 한국청년연대 등 시민단체는 ‘최순실 구속! 박근혜 하야!’ ‘최순실은 박근혜에게 하야를 지시하라!’는 푯말을 들고 “최순실을 구속하라”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외쳤다.

홍정식 시민단체 활빈단 단장은 ‘대통령을 방패로 삼나 법대로 엄벌’이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나는 박근혜를 지지했었고 활빈단은 박근혜와 한 몸이었다”며 “이제는 박근혜가 정권을 떠날 것을 원한다”고 끝까지 소리 높이다 검찰 관계자에 제지당해 쫓겨났다.

최근 최순실 씨가 국민대통합을 이뤘다는 조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말로 대표적인 극우 시민단체인 활빈단과 극좌 시민단체인 민중연합당 흙수저당, 한국청년연대가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최 씨가 탄 에쿠스를 운전해 온 운전기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의 답하지 않았으나, 서울에 있는 한 호텔에서 출발했다는 것은 긍정했다.

최 씨는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포함한 각종 문서를 사전에 제공받아 검토한 혐의를 비롯해 미르·K 스포츠 재단 설립·운영 개입, 자금 유용 의혹, 독일에서의 생활을 위해 외화를 밀반출 했다는 의혹, 승마선수인 딸 정유라 씨를 위해 이화여대 교수를 압박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 8부에서 먼저 진행할 예정이며 특별수사본부 구성 후 투입된 특수 1부 검사들은 형사 8부의 조사가 끝난 후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검찰 측은 최 씨가 조사실로 들어간 직후 “검찰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하여 사전에 검찰 출입 기자단과 협의해 포토라인을 설정하고, 기자단 대표의 질문에 답하기로 협의했다”며 “일부 시위대의 기습적이고 무질서한 행동에 의해 포토라인이 무너진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 표명을 했다.

한편, 최 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같은 날 오후 4시 검찰에 도착해 “(귀국한 뒤) 자택에 들어가기가 어려워 서울시내 호텔에서 체류했다”며 “직접 만나지는 못했고 전날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에 출석할 때 청사 입구가 너무 혼란스러워 다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최 씨는 그간 공황장애를 앓아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왔고 현재 검찰의 허락을 받고 밖에서 약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최 씨는 검찰에서 자신이 아는 대로 대답하겠다고 했다”며 “검찰이 어떤 부분을 범죄 사실로 구성해 심문하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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