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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BJ들의 탈출러시, 아프리카TV는 망할까


입력 2016.11.06 10:06 수정 2016.11.06 10:06        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의 문화 꼬기>미래의 1인 크리에이터와 MCN의 성공 관건은

아프리카tv 홈페이지 화면캡처. 아프리카tv 홈페이지 화면캡처.

요즘 차세대 미디어는 1인 미디어에 수렴될 것이라는 지적은 대세다. 또한 그들이 활동하는 기본 토대인 MCN에 대한 관심과 지원, 사업도 여전히 폭증하고 있다. 미래의 미디어 환경은 이런 맥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으 대체적인 의견이고 실제로 10대들은 텔레비전은 거의 보지 않고 인터텍티브 하면서도 독보적인 컨텐츠를 자랑하는 인터넷의 1인 방송과 MCN에 빠져 있다. 하지만 잘 된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여전히 생각해야 할 점들은 많이 있었고 실제로 이는 해결해야할 과제를 부각시켰다.

2016년 10월 17일 아프리카 TV에서 7일간 활동 금지를 당한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 이에 문제제기를 하고, 유튜브 라이브로 방송 플랫폼을 옮겼다. 초유의 사태였다. 대도서관이야말로 1인 방송 진쟁자로 명성과 부를 누리고 무엇보다 아프리카 TV를 만들어낸 장본인이기 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광고 송출(상업적 방송)에 따른 사전 협약을 어겼다는 것. 광고가 섞여 있는 방송을 내보낼 경우에는 사전에 협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있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난 명분에 불과했다. 이렇게 옮기게 된 이유는 그동안의 모순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 핵심에는 광고와 더불어 1인 미디어 방송이나 크리에이터에 대한 관점이 다르게 교차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1인 크리에이터는 물론 MCN(멀티채널네트워크)의 현실적인 과제가 포함되어 있었다.

10월 6일, BJ 윰댕(본명: 이유미)은 일본의 유명 그라비아 아이돌 '시노자키 아이'를 방송에 출연시켰는데 시노자키 아이는 방송 도중 잠깐 자신이 모델로 출연 중인 모바일 게임 '아케론'을 보여주었다. 윰댕의 프로그램인데 대도서관이 무슨 소용인가 싶은데 이때 윰댕, 시노자키 아이뿐만 아니라 대도서관도 함께 출연하고 있었고 윰댕은 대도서관의 부인이다. 당연하게도 윰댕도 아프리카 TV에서 이탈했다. 그들만이 아니라 스타 BJ 밴쯔, BJ 김이브, BJ 양띵, BJ 홍방장, 쉐리, 울산큰고래 등이 동반 이탈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아프리카 TV 주가는 대폭 떨어졌다.

아프리카 TV에서는 왜 광고송출에 대해서 자신들의 협약을 따라야 한다고 본 것일지 짚어야 한다. MCN에서 내세운 이유는 광고 내용에 문제가 없는 사전에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1인 방송은 10대들이 많이 보기 때문에 명분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BJ들은 그것이 본질이라고 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광고 송출료를 내라고 했기 때문이다. 즉, 800-1000만원에 이르는 광고 송출료를 내라고 했기 때문이다.

MCN의 1인 방송에서 광고는 브랜드 콜래보레이션이라고 한다. 등장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일정한 돈을 받고 제공이 되는 것이다. 아프리카 TV는 이 광고수익에 주목한 것이다. 문제는 일단 기부금이라고 할 수 있는 별풍선에서 이미 광고 송출료 명목으로 떼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BJ는 8:2, 베스트 BJ는 7:3, 일반 BJ는 6:4 비율에 이른다. 별풍선은 이용자들이 사서 BJ에게 주는 것인데 다른 사이트의 경우에는 트위치처럼 10%만 기업이 떼어가는 경우도 있다. 더 급진적으로 유튜브의 경우에는 온전히 BJ가 그 수익을 갖는다. 그것은 일종의 크라우드 펀딩으로 볼 수 있다. 좋은 방송을 만들어달라는 지지이기 때문에 수익이라는 측면에서만 볼 수 없는 점이 있다.

광고의 경우에는 해당, BJ를 보고 업체들이 의뢰를 하기 때문에 크리에이터들은 이에 대한 송출료를 따라 분배하여가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아프리카 TV는 자신들의 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광고에 대해서도 개별적인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즉 기존의 방송사 개념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BJ들은 다른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이들에게 제공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즉 기획이나 제작 그리고 편집, 진행은 물론이고 광고 수주까지 자신들이 하고 있는데 아프리카 TV가 광고 송출료를 거둬가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방송사에서는 거의 모든 것을 제공하고 있는 시스템과 비교하면 부당하게 느낄만한 요소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정확한 단가표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각 광고에 대해서 자의적인 적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더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역차별도 존재한다. 다른 유명하지 않은 1인 방송에서는 얼마든지 상업광고가 이뤄지지만 유명한 1인 방송 프로에서만 이런 사전 광고 협약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외의 문제들도 있다. 아프리카 TV는 고화질과 시청인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스티커를 내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초기에 시작하는 이들이 가질 수 없으므로 36만원을 내야하는 지경이다. 다른 플랫폼에서는 이러한 것이 없을뿐더러 동영상 재생 속도에 따라 돈을 지급하는 방식도 취하고 있다. 유튜브의 경우, 상업적 행위자체에 대한 규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수익차원의 문제로만 보는 것은 절적하지 않을 수 있다. 일종의개국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하나의 패밀리인데도 가혹하게 대가 배분만을 추구하는 행태에 크리에이터들이 분노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라이브, 트위치 등 경쟁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국내 MCN은 아프리카 일변도에서 벗어나고 있고 이 이 와중에 인기 BJ들이 이동하게 되었다. 파트너 BJ들만 몰아주거나, 베스트 BJ 들을 우선하는, 인기가 없으면 화질마저 떨어지게 하는 정책으로는 이러한 경쟁구도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대도서관의 경우 유튜브 라이브로 이동하면서 이용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재구독자도 20만~30만 명에 이르고 하루에 보통 500명씩 늘어났는데, 유튜브 라이브를 시작하고 하루에 1만 명씩 팬이 늘어났다고 한다. 과거에 채팅 사이트의 선두였던 ‘세이클럽’은 무리한 과금 정책으로 몰락의 길을 걸어갔다. ‘싸이월드’도 구시대적인 UI를 고수하여 붕괴되어 갔다.

기존의 방송국 개념으로 보면, 활동하는 이들을 통제하고 구축하는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터넷 기반의 플랫폼으로 인식한다면 이용자들의 자유를 좀 더 확대하는 것이 오히려 다 상생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방송사 개념으로 접근할 경우에 발생하는 통제와 개입을 견딜 수 있는 인기 BJ들은 많지 않을 것이며 다른 플랫폼이 생겨나면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남아 있는 곳은 질이 좋지 않은 콘텐츠일 뿐이다.

한편 1인 미디어 운영자들이 성공하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듯이 MCN의 현실적인 고민도 있다. 기존의 지상파 방송이 진출하는 경우도 있고 잘되어 케이블에 가거나 케이블과 협업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아프리카 TV는 일찌감치 초기 선점해 안착 된 경우라고 할 수 있고, 다이아TV의 경우는 CJ라는 대기업의 자본과 노하우, 물적인 토대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관점으로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잘되어서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유튜브 광고와 협찬 광고가 수익의 중심인데 유튜브 광고는 실질적으로 클릭 한 번 당 1원에 그치고 성공적인 조회수 ‘백만 뷰’를 기록해도 기업은 백만 원 정도의 수익에 그친다. 총 광고 수익의 55%, 그 가운데 10%만을 기업이 가지기 때문이다.

다만, 잘 되는 분야는 게임, 키즈, 뷰티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수익을 다변화하기도 하는데 상품과 서비스를 두고 방송을 제작하는 것이다. 홈쇼핑과 연계하는 방안들을 많이 모색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마찬가지다. 특히 중국의 왕홍들(1인미디어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을 통해서 수익을 보전하려는 것이다. 가장 유명한 왕홍 1인 크리에이터 ‘파파장’은 21억 6천만 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물론 상업적 광고를 무분별하게 받아주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정말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해 이용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퀄리티에 관계없이 소개를 할 경우에는 그 자체의 콘텐츠 질을 담보할 수 없는 점이 있기 때문에 어렵게 된다.

중요한 것은 플랫폼 안에서 자발적으로 이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마련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일 것이다. 당장에 이런 1인 크리에이터들의 수익을 거둬들이는 방식보다는 전체 파이를 키워내는 방법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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