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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 ‘굳건’…묘안 찾았나?


입력 2016.10.26 16:59 수정 2016.10.26 17:05        이광영 기자

1조원 자금 마련 실패 시 사모펀드 활용 가능성도 제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금호아시아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금호아시아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묘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다음달 9일 금호타이어 예비입찰이 가까워진 가운데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는 여전히 굳건해 보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주요 재계행사에서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26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인수와 관련)아직 할 말이 없다”면서도 “(인수자금을)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한국타이어 등 국내 경쟁업체들의 참여 가능성이 낮아진 가운데 세계 1, 2위 타이어 회사인 일본 브리지스톤, 프랑스 미쉐린 등 글로벌 업체가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또 세계 4위 독일 콘티넨탈과 5위 중국 켐차이나 등도 인수에 관심을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는 금호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이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지분 42.01%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제3자가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로, 금호타이어의 경우 박 회장이 채권단에서 제시한 매각가를 수용하면 우선 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관건은 자금 조달 방안이다. 금호타이어 매각가는 지분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1조원 안팎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하지만 박 회장은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과정에서 5000억원의 부채를 졌다. 올 6월 기준 아시아나항공 보유 현금성 자산도 2300억원에 불과하다. 아시아나항공이 1662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계획을 세웠지만 이는 금융리스 527억원, 운용리스 1104억원 등에 투입하기 위한 목적이다.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우군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테크노돔’ 준공식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도 “(금호타이어 인수)계획이 없다”며 ‘각자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결국 박삼구 회장이 가진 우선매수청구권은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이상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우선매수청구권의 포기가 곧바로 금호타이어 인수 포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금호아시아나가 글로벌 사모펀드(PEF), 해외 전략적투자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자금이 탄탄한 사모펀드에 인수를 맡기고 금호아시아나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분을 보유하더라도 경영권을 챙기는 시나리오다.

이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가 2005년 하이마트를 인수했을 당시 선종구 회장에 경영을 맡긴 것과 비슷한 구조다. 당시 어피니티가 보유한 하이마트의 지분은 80%였고, 선 회장은 12% 수준에 불과했다.

금호아시아나가 적은 지분을 가지고 경영권을 우선적으로 챙겨 인수하는 방안은 강성으로 평가되는 금호타이어 노조의 반발도 최소화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매각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쌍용자동차와 같은 ‘먹튀 자본’은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박 회장의 ‘PEF 활용법’은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서부터 제시된 바 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는 금호렌터카(현 롯데렌터카)를 KT-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넘겼고, 대우건설을 산업은행 주도의 PEF에 매각했다. 그룹의 지주 격인 금호산업을 되찾아온 방식도 칸서스자산운용이 구성한 PEF를 통해서였다.

이와관련,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 방안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럽다”며 “일부 PEF와 컨소시엄 구성을 확정했다는 방침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오는 11월 예비입찰자를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하고, 내년 1월경 본입찰을 통해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의 '마지막 퍼즐 맞추기' 전략은 예비입찰 일정이 가까워질수록 윤곽을 드러날 것으로 보여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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