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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고도 몰랐던 허프 사용설명서, 구원은 없었다


입력 2016.10.25 23:02 수정 2016.10.25 23:0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패전의 멍에를 쓴 데이비드 허프. ⓒ 연합뉴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패전의 멍에를 쓴 데이비드 허프. ⓒ 연합뉴스

구원 등판 나섰지만 2이닝 3실점으로 패전
박석민에게 또 다시 통한의 홈런포 허용


LG의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는 올 시즌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강력한 위력을 보여줬다. 단, 구원으로 등판했을 때는 예외였다. 이는 양상문 감독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

LG 트윈스는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박석민에게 통한의 역전 홈런을 허용하며 3-8로 패했다.

이로써 LG는 시리즈전적 1승3패로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NC에 내주고 말았다.

믿었던 허프의 불펜 카드가 결국 악수가 돼 돌아왔다.

선발 투수 우규민이 4.1이닝 1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지만 5회초 선두타자 손시헌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김태군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되자 양상문 감독은 곧바로 투수를 허프로 교체했다.

허프의 투입은 신의 한수가 되는 듯했다. 마운드에 오른 허프는 권희동과 박민우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지난 22일 선발 등판 이후 휴식은 단 이틀뿐이었지만 구위에는 문제가 없어보였다. 마운드에 오르자 마자 초구부터 150km를 뿌린 허프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140km 후반대의 공으로 NC 타선을 제압했다.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허프는 이종욱을 유격수 땅볼, 나성범에게는 151km의 빠른볼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이후 테임즈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호준 역시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허프의 투지와 투혼도 박석민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지난 2차전 선발 등판 당시 박석민에게 결정적인 홈런을 허용한 바 있었던 허프의 악몽이 또 다시 재현됐다.

허프는 7회초 첫 타자 박석민에게 역전 솔로포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이후 손시헌을 투수 땅볼로 잡았지만 김태군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김성욱에게 또 다시 좌월 투런포를 맞으며 주저앉았다.

결국 스코어는 순식간에 1-4가 됐고, LG 벤치는 결국 허프를 내리고 진해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물론 허프를 원망할 수 없다. 올 시즌 중반 LG에 합류에 7승2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한 허프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쉽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허프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매 경기 에이스급 호투를 이어갔다.

하지만 단 이틀의 휴식 뒤 불펜으로 나선 허프는 NC에게 위협이 되지 못했다. 등판하자마자 6회초까지는 잘 막았지만 갈수록 힘이 떨어졌고, 결국 결정적인 홈런 두 방을 허용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믿었던 허프지만 그도 역시 사람이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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