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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잭팟'...'삼성'인가 '바이오'인가?


입력 2016.10.25 16:55 수정 2016.10.25 17:08        김해원 기자

한미약품 사태로 움츠러든 제약·바이오 시장

'IPO 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해외기관설명회 대박 이목 집중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해외 기관 설명회에서 잭팟을 터트렸다.(삼성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해외 기관 설명회에서 잭팟을 터트렸다.(삼성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해외 기관 설명회에서 이른바 '잭팟'을 터트리면서 침체됐던 제약·바이오 시장에 활기를 가져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진행된 삼성바이오로직스 해외 기관 설명회 로드쇼에서 해외기관투자가들이 주문한 금액은 무려 50억 달러(약5조6775억원)에 달했다. 주문가격은 희망 공모밴드(11만 3000~13만6000원)상단에 몰렸다. 해외 기관 설명회는 홍콩, 싱가포르, 런던,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의 기관투자자들이 참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국을 시작으로 오는 27일 기관수요예측을 마무리 한다. 내달 2∼3일 일반 공모 청약을 거쳐 내달 10일 상장될 예정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바이오'보다는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삼성이 그리는 바이오의 미래'가 기관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이다

갤럭시 노트 7사태로 인해 삼성의 가치가 훼손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속에서도 여전히 브랜드파워가 인정받는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적정가치는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희망공모가액은 11만3000~13만6000원"이라며 "희망 공모시가총액은 7조 4766억원~8조9984억원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엄 연구원은 "제3공장이 완공되는 2018년에는 세계 1위 수준 규모의 생산 설비를 보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크게 위탁생산(CMO)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의 합으로 볼 수 있다"며 "CMO 사업 가치는 5조20억원, 여기에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를 4조1387억원을 반영해 상장 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적정가치를 9조6068억원, 주당 14만5000원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흥행 배경에는 ‘예상보다 낮은 몸값’에 있었다는 평가도 있다. 당초 국내외 증권사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몸값을 10조원 이상으로 평가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9조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반기 대형 IPO로 꼽힌 두산밥캣은 높은 몸값을 제시했다가 수요예측에 실패해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4월 설립된 국내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다. 현재 로슈, BMS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장기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있다. 올 상반기 3만ℓ를 생산하는 1공장 가동률이 78%를 넘었고, 15만ℓ 규모의 2공장도 본격 생산을 앞두고 있다.

"바이오 업종 침체...삼성바이오로직스 활기 줄까"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 '훈풍'이 국내 제약 바이오 시장까지 전달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한미약품 사태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실적 발표까지 예상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움츠러들고 있있기 때문이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흥행은 낮은공모가에 있다는 점도 IPO시장에 매력적으로 해석되지는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앞서 하반기 IPO대어로 꼽혔던 두산밥캣은 수요예측에 실패해 가격을 낮춘 뒤 재상장을 추진한다. 물량을 4898만1125주에서 3002만8180주로 줄이고, 희망 공모가도 4만1000원~5만원에서 2만9000원~3만300원으로 대폭 낮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IPO에 찬바람이 불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몸값을 스스로 낮춘점이 주목된 것"이라며 "전체 업황에 활력을 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업종의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제약, 바이오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20%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제약, 바이오주는 코스닥시장 전체를 끌어내렸다.

시총상위 종목 중 셀트리온(12조554억원), 코미팜(2조3052억원), 메디톡스(2조1949억원), SK머티리얼즈(1조5221억원), 바이로메드(1조3491억원), 휴젤(1조2607억원) 등 제약,바이오 종목이 다수 포함돼 있다.

한미약품 사태 직후인 지난달 29일 이후부터 제약,바이오주의 시가총액은 39조9346억원에서 36조1579억원(-9.46%)으로 3조원 넘게 줄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제약,바이오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대장주 셀트리온이 이틀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트로바이오, 안트로젠 등 10개 종목도 연달아 하락하고 있다.

상장을 계획했던 업체들의 자진 철회도 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예정이었던 바이오벤처 전진바이오팜은 최근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며 "대형 IPO도 흥행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바이오 악재까지 겹친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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