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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멘붕 일으킨 첼시 전술의 오묘함


입력 2016.10.24 10:21 수정 2016.10.25 12:0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이른 시간 선취골 내주며 의도와 다른 전개

콩테 감독이 들고 나온 3백 전술에 잡아먹혀

선취골 이후 공간을 장악 당하는 바람에 무리뉴 감독의 선택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 게티이미지 선취골 이후 공간을 장악 당하는 바람에 무리뉴 감독의 선택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 게티이미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점유율, 슈팅, 패스 등 거의 대부분의 수치에서 첼시에 앞섰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스코어는 0-4였다.

맨유는 24일(한국시각), 스탬포드 브리지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의 원정경기서 0-4 대패했다. 조제 무리뉴 감독은 첼시에서 경질된 지 1년 만에 런던에 입성했지만, 설욕은커녕 망신살만 뻗치고 말았다.

양 팀의 경기는 무리뉴 감독의 인터뷰로 설명이 가능하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1-1을 만들려다 0-2가 됐다. 1-2를 만들려다 역습으로 0-3이 됐다. 1-3을 만들려다 또 역습으로 0-4가 됐다. 시간이 10분 더 주어졌으면 1-4를 만들려다 0-5가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첼시는 경기 시작 30초 만에 맨유 수비 라인을 무너뜨린 페드로가 선취골을 넣었다. 왼쪽 측면에서 예리하게 올라온 크로스를 페드로가 빠른 발로 볼 터치에 성공했고, 맨유 수비수들이 서로에게 미루는 사이 슈팅할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예상치 못한 이른 시간 실점에 맨유는 전술의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사실 4-2-3-1 포메이션을 선택한 무리뉴 감독은 선수 구성에서부터 중원에 힘을 싣는 전술을 택했다. 펠라이니와 에레라 등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했고, 양 쪽 측면에는 발 빠른 린가드와 래쉬포드를 투입해 역습을 노렸다.

무엇보다 핵심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폴 포그바였다. 경기에 앞서 많은 전문가들은 포그바와 첼시 수비형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가 희비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첼시의 이른 시간 득점은 경기를 전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이끌었다.

측면과 중앙을 무수히 두들긴 맨유(오른쪽), 반면 공간을 장악한 첼시(왼쪽). 후스코어드닷컴 캡처. 측면과 중앙을 무수히 두들긴 맨유(오른쪽), 반면 공간을 장악한 첼시(왼쪽). 후스코어드닷컴 캡처.

경기를 치르다 보면 시작과 동시에 골을 먹을 수도 있다. 다만 맨유 입장에서는 보다 느린 템포의 역습 전개로 첼시를 상대하려 한 것이 최악의 결과로 이어진 셈이었다. 선취골을 내준 맨유는 동점을 만들기 위해 수비 라인을 끌어올렸고 이는 최근 첼시가 재미를 보고 있는 3백 전술에 잡아먹히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첼시의 수비수 3명은 간격을 촘촘하게 만든 뒤 4명의 미드필더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공간 장악에 성공했다. 반면, 맨유는 측면을 이용한 제공권 싸움에만 몰두했는데,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고립되며 답답한 공격 양상만을 반복했다.

맨유는 볼 점유율에서 56%-44%로 앞선 것은 물론 슈팅 숫자(16-14), 볼 터치(774-659) 등 대부분의 수치에서 첼시를 상회했다. 그러나 공격을 거듭하면 할수록 실점이 늘어만 갔다.

첼시의 3백은 견고했고, 4명의 미드필더가 장악한 중원은 물 샐 틈이 없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맨유는 측면으로 볼을 돌려 수차례 두들겼지만 이미 공간을 내주는 바람에 변방의 북소리가 되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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