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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 '셀프뱅크' 이용해보니


입력 2016.10.23 15:59 수정 2016.10.24 10:23        배근미 기자

계좌 개설·현금카드 휴일도 발급...지정맥 생체인증 최초 도입

불안정한 인증 시스템·30초 미반응 시 초기화 등 과제 '산적'

평일 은행창구 대신 모바일 등을 통한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보편화되는 시대, 최근 한 지방은행의 스마트 ATM기기가 서울 한복판에 상륙했다. 일반적인 ATM기기와는 그 성격부터 다른 BNK부산은행의 셀프뱅크(Self-Bank)를 통해 개인이 등록한 핀번호와 신분증, 손가락만으로도 일반 영업점과 같은 금융서비스를 이용해 볼 수 있었다.  ⓒ데일리안 평일 은행창구 대신 모바일 등을 통한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보편화되는 시대, 최근 한 지방은행의 스마트 ATM기기가 서울 한복판에 상륙했다. 일반적인 ATM기기와는 그 성격부터 다른 BNK부산은행의 셀프뱅크(Self-Bank)를 통해 개인이 등록한 핀번호와 신분증, 손가락만으로도 일반 영업점과 같은 금융서비스를 이용해 볼 수 있었다. ⓒ데일리안

평일 은행창구 대신 모바일 등을 통한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보편화되는 시대. 최근 한 지방은행의 스마트 ATM이 서울 한복판에 상륙했다. 일반적인 ATM기기와는 성격부터 다른 BNK부산은행의 셀프뱅크(Self-Bank)를 통해 개인이 등록한 핀번호와 신분증, 손가락만으로도 일반 영업점과 같은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 22일 금융센터가 입점해 있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11층은 쇼핑인파로 북적이던 1, 2층과 달리 주말 오후임에도 비교적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데일리안 지난 22일 금융센터가 입점해 있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11층은 쇼핑인파로 북적이던 1, 2층과 달리 주말 오후임에도 비교적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데일리안

계좌 개설·현금카드 휴일에도 즉석발급...인증은 영상통화와 지정맥으로

지난 22일 금융센터가 입점해 있는 롯데백화점 서울 잠실점 11층은 쇼핑인파로 북적이던 1, 2층과 달리 주말 오후임에도 비교적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무인 ATM기기를 통해 부산은행 신규계좌를 발급받기 위해 찾은 롯데금융센터에는 아직 기기 사용이 익숙치 않은 고객들을 위해 현장 직원이 상주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대략 10분이면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는 말에 일단 큰 부담없이 ATM기기 앞에 앉았다.

일반적으로 카드와 통장 삽입기, 현금 입출금기가 전부인 ATM기기에 비해 부산은행 셀프뱅크의 부피는 대략 1.5배쯤 커 보였다. 그동안 ATM기기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신분증 스캔기와 카드 발급기, 지정맥 인식기 등 색다른 장치들은 무인시스템 상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했다.

신규계좌 개설을 위해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신분증이었다. 기기 내 신분증 삽입을 통해 스캔 및 확인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부산은행 본점과의 영상통화를 통해 2차 인증이 이뤄졌다. 1~2초 내로 완료된 화상인증의 경우 생체인증(지정맥)과 함께 스마트ATM 기기 상에서 ‘선택적 인증’으로 사용되는 구조였다.

주소와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입력과 금융상품 선택, 수 차례에 걸친 금융거래 및 서비스 안내 동의 절차가 마무리되고 나면 개인 ID 개념인 핀번호 입력과 더불어 총 3차례에 걸친 지정맥 등록이 이뤄졌다. 손가락 내 정맥 패턴 인식을 암호화한 지정맥 인증 방식은 지문과 달리 위·변조가 불가능해 일본에서는 이미 80%가 도입을 완료할 정도로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모든 과정을 끝내면 새로운 계좌를 받아볼 수 있다. 이 자리에서 바로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실물 통장이 아닌 자신의 계좌번호가 적힌 A4용지다. 다만 용지를 가지고 부산은행 영업점을 방문 시 실물통장으로 발급이 가능하고, 통장을 분실한 기존 고객이라면 이곳에서 바로 통장 재발급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현금카드와 보안카드 발급, 비밀번호 변경은 물론 보험과 증권, 3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 심사 등 그동안 은행창구를 찾아야만 가능했던 금융서비스가 휴일 백화점 영업시간(오전 10시 30분~오후 8시 30분)에도 대부분 가능했다. 이와함께 향후 시스템 구축이 완료될 경우 해외계좌를 통한 송금 뿐 아니라 기기 자체에서의 환전 서비스 또한 제공될 예정이다.

불안정한 생체 인증·일정 시간 미입력 시 초기화 등 해결과제 '산적'

그러나 아직 도입 초기인 만큼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의 시행착오 역시 곳곳에서 노출됐다.

우선 국내 은행권으로는 최초로 도입한 지정맥 인증 과정에서의 불안정한 상황이 수 차례에 걸쳐 연출됐다. 부산은행 스마트 ATM기기 본인인증의 핵심 기술인 지정맥 인증의 경우 손가락 높이와 방향이 조금만 다르거나 구부러져 있어도 기기가 인식을 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이어졌다. 이처럼 불안정한 시스템의 영향으로 당초 10분이 걸린다던 신규 계좌 발급에만 30분 이상이 소요됐다.

또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화면 터치가 일정 시간 이상 계속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시스템이 종료돼 이용자들의 또다른 불편함을 낳기도 했다. 특히 각종 금융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고객들이 직접 읽도록 되어 있는 금융거래정보 동의 절차에서조차 일정 시간 동안 화면 반응이 없을 시 즉각적인 초기화 시스템이 작동했다. 결국 고객들이 금융정보를 제대로 읽지도 않고 동의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금융정보 미인지로 인한 불완전판매 역시 우려되고 있었다.

부산은행은 내년까지 수도권 일대에 '스마트 ATM' 기기를 총 10여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반 금융소비자 개개인이 아무런 도움 없이 이용하기에는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이용 편의성과 접근성 등이 향후 '셀프뱅크'의 성패를 결정지을 주요 과제로 전망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고객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BNK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입한 것이 이번 '셀프뱅크'"라며 "일단 도입 초기인 만큼 시스템에 대한 안정성을 우선 순위로 향후 비대면 무인점포의 가능성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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