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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파문, 여권 잠룡에 득일까 독일까


입력 2016.10.21 09:22 수정 2016.10.21 09:23        고수정 기자

문재인 자질 논란에 여권 마이너 주자들 존재감 부각 기회

야 지지층 결집, 2강 구도 심화…지지율 반등 가능성 줄어들어

왼쪽부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승민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자료사진)ⓒ데일리안 왼쪽부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승민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자료사진)ⓒ데일리안

문재인 자질 논란에 여권 마이너 주자들 존재감 부각 기회
야 지지층 결집, 2강 구도 심화…지지율 반등 가능성 줄어들어

‘송민순 회고록’ 파문은 여권 잠룡들에게 '호재'인가, '악재'인가? 이번 사태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북·안보관 문제로 비화되면서 여권 잠룡들에게 반사이익이 돌아올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반면에 오히려 문 전 대표의 지지층이 결집하고 '2강 구도'가 강화돼 잠룡들의 지지율 반등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현재 여권에는 ‘장외 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4·13 총선 전까지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과 함께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등이 잠룡으로 거론된다.

이중 문 전 대표보다 지지율 우위를 점하고 있는 잠룡은 반 총장뿐이다. 본보가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10월 셋째 주 정례조사에서 반 총장(25.4%)은 문 전 대표(22.6%)를 2.8%p 차로 앞서고 있다. 이 외의 주자들은 모두 5%p 미만의 하위권에 머물러 '마이너' 신세를 못 벗어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3.9%, 유 전 원내대표는 2.8%, 남 지사는 1.7%다. (자세한 내용은 본보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송민순 회고록’ 사태가 부동의 2위인 문 전 대표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유력한 대권 주자로서 대북 안보관과 자질 문제가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도 ‘NLL 포기 발언 논란’으로 지금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바 있다. 실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 잠룡들은 이를 ‘호재’로 보고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8일 “문 전 대표가 입장을 확실하게 밝히지 않는 게 문제”라며 “역사적 진실에 대해 국민이 의혹을 갖고 관심을 가지면 나와서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 지사도 19일 “일이 일어나면 그에 대한 책임감이 있게 해명하고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며 “뒤에 숨어있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건 지도자로서 신뢰하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문재인 전대표에게 묻습니다. 북한주민의 인권에 대한 문 전대표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북한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함으로써 북한주민의 인권이 조금이라도 개선되었습니까? 우리 국민들은 문재인 전대표로부터 이런 질문들에 대한 솔직한 답을 듣고 싶었습니다”라고 한 바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20일 본보와 통화에서 “국내 후보 중에서는 압도적으로 지지율 1위를 하고 있는 문 전 대표가 흔들리고 야권이 흔들리면 그 영향은 여권에 오게 돼 있다”며 “여권 후보들에게도 ‘변화’가 있어야 ‘틈새’가 생긴다. 대선판이 움직이면서 여권 국내 후보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평론가는 이어 “다만 다들 지지율이 5%p 미만이기 때문에 주판알을 튕기면 여권 주자 중에 누구에게 유리할지는 따질 수 없다”며 “‘송민순 회고록’ 사태와 함께 이들의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태도가 존재감 부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오히려 문 전 대표에게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여권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한 파상 공세가 이어지면 지지층이 결집하고, 이를 통해 반 총장으로부터 고지를 탈환할 수 있을 거라는 해석이다. 문 전 대표가 여권을 향해 ‘색깔론’ ‘종북놀음’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것도 이 같은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이 경우 가뜩이나 저조한 성적표를 쥐고 있는 여권 주자들에게는 이번 사태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반 총장과 문 전 대표의 양자 구도가 심화되면서 지지율 반등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보에 “이 국면이 계속되면 핵심 진보 세력이 한데 뭉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반 총장과 문 전 대표의 지지율 순위가 뒤집힐 수도 있다”며 “여권 주자들은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반 총장이 여권 주자로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여권의 총체적 난국 상황에서 누가 발을 들여놓으려 하겠느냐”며 “그러면 (보수 진영 주자로서) 진보 진영에서 표를 끌어올 만한 인물, 지난 10년 동안 보수 정권이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할 만한 인물들이 도리어 뜰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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