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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만 문제? 북 인권법 기권한 의원은?"


입력 2016.10.19 06:01 수정 2016.10.19 14:54        장수연 기자

새누리당, 대북·안보관 과녁 야권 지도부까지 확대

"'유엔 결의안 기권' 결정 이끈 '북한 쪽지' 밝혀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송민순 회고록 파문'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송민순 회고록 파문'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3월 2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북한인권법안이 재석 236인 중 찬성 212인, 반대 0인, 기권 24인으로 가결 처리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지난 3월 2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북한인권법안이 재석 236인 중 찬성 212인, 반대 0인, 기권 24인으로 가결 처리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대북·안보관 공세 과녁을 문재인에서 야권 지도부까지 확대
"노무현 대통령의 '유엔 결의안 기권' 결정 이끈 '북한 쪽지' 밝혀라"


새누리당이 '송민순 회고록'에 따른 공세 과녁을 당초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서 야권 지도부 전체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야권 전반의 대북·안보관에 대한 검증 성격으로 끌어올려 대선 정국에서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UN 북한인권결의안 문재인 대북결재요청사건 진상규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19대 마지막 본회의에서 북한인권법이 통과될 때 정세균 국회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기권한 24명에 이름을 올렸다"며 "이런 사람들이 기권했으니, 앞으로 진상규명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당초 9년 전 '유엔 결의안'에서 불거진 유력 야당 대선주자의 대북·안보관 문제였지만, 여차하면 7개월 전 '북한인권법 기권'으로 연결시켜 야당 지도부 전체를 과녁으로 삼을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지난 3월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북한인권법 제정안은 북한의 인권 문제를 다룰 근거와 기구를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여야 합의로 마련된 제정안은 재석 의원 236명 가운데 찬성 212표, 기권 24표로 가결됐다. 당시 강동원·김기준·김성곤·김용익·김제남·김종훈·김태년·도종환·박민수·박혜자·서기호·설훈·안민석·오영식·은수미·장하나·전순옥·정세균·정진후·정청래·정호준·최규성·추미애·홍영표(이상 24명) 의원이 기권했다. 문 전 대표는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지만,추 대표와 정 의장이 기권했던 것이다.

조원진 최고위원도 전선 넓히기에 힘을 보탰다. 조 최고위원은 이틀에 걸쳐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직격했다. 그는 전날(1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정은에게 예를 갖추라던 그 의원이 지금 어떤 위치에 있고, 그 의원 또한 문재인 전 대표의 지시에 의해 발언을 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심 위원장이 지난 2013년 외통위 회의에서 "김정은에 예를 갖추라"고 한 발언을 문제삼은 것이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의총에서도 심 위원장을 겨냥해 "더민주 의원의 양심에 의해서 그런 것인지, 지금과 같은 북한의 지시나 결재 라인에서의 압력에 의해 그런건지 그렇지 않으면 종북좌파의 압력에 의해서 그렇게 한 것인지는 좀 더 차분하게 파헤쳐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8일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송민순 회고록 파문'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한 긴급 의원총회에서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재직당시 외교부 차관보를 지낸 심윤조 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8일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송민순 회고록 파문'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한 긴급 의원총회에서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재직당시 외교부 차관보를 지낸 심윤조 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시 외교부 차관보 심윤조 "북한입장 쪽지 받고 11월 20일 기권 결정"

또 이날 의총에선 노무현 정부의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시점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받았다는 쪽지에 대해서도 성토가 이어졌다.

시점 논란은 지난 2007년 11월 21일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정부의 '기권' 방침이 결정된 시점이 11월16일인지 20일인지에 대한 것이다. 16일에 결정됐다면 참여정부가 북한에 기권 결정을 사후 통보한 것이지만, 결정 시점이 20일이라면 '사전 문의'한 셈이여서 '회고록' 내용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회고록에는 11월 20일 대통령 숙소에 갔더니 백종천 당시 안보실장이 '북측으로부터 받은 반응'이라며 '쪽지'를 들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노 전 대통령이 이를 본 뒤 그냥 기권으로 하자고 최종 결정했다는 것이다.

송 전 장관 재임 시절 외교부 차관보를 지낸 심윤조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기권 결정 시점은 2007년 11월 20일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우리 정부의 기권 결정은 같은해 11월 16일 이미 내려졌고, 북한에 통보한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심 전 의원은 "11월 16일 (기권) 결론을 내려고 했는데 주무부서인 외교부에서 반대하기에 좀 더 검토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입장을 알아보고, 노 전 대통령이 같은 달 20일 최종결심을 했다는 시나리오"라며 "이것은 송 전 장관의 회고록과 일치하고, 제가 차관보로서 기억하고 있는 상황과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결의안 주무부처인 외교부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16일 또는 18일을 최종 결정 시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일 결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북한 쪽지'에 대한 공개 요구도 제기됐다.
정 원내대표는 "2007년 11월 20일 노 전 대통령이 북측 반응이 담긴 쪽지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건넸다"며 "북측 누가, 남측 누구에게 보낸 쪽지인가. 대한민국 대통령과 안보실장이 꼼짝 못하는 그 지시의 내용은 뭔가?"라고 야당을 압박했다.

심 전 의원도 "백종천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이 11월 20일 전달했다는 쪽지, 그 대북동향보고는 어떻게 만들었는지, 누구한테 물어서 만들었는지 등을 밝혀야 한다"고 가세했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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