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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닮은 05 본프레레와 16 슈틸리케


입력 2016.10.22 19:03 수정 2016.10.23 10:01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묘하게 닮은 슈틸리케 감독과 본프레레 감독. ⓒ 게티이미지 묘하게 닮은 슈틸리케 감독과 본프레레 감독. ⓒ 게티이미지

선수 탓에서 시작된 위기 초래
특정 선수에 대한 호불호 분명


최근 계속된 졸전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11년전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현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월 아시안컵 준우승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무패로 승승장구했지만 최종예선 들어 대표팀이 부진에 빠지자 지도력이 도마에 올랐다.

대표팀이 상승세를 달릴 때는 ‘갓틸리케’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슈틸리케 감독이었지만 최근 그가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A대표팀 감독으로서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11년 전 대표팀을 월드컵에 진출시키고도 경질된 본프레레 감독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만약 내달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5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경질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갓틸리케의 추락, 시작은 선수 탓

한국-이란전 패배 후 남긴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국-이란전 패배 후 남긴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12일 이란 원정에서 0-1로 패해 조 3위로 떨어지면서 본선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여기에 경기 후 패배의 원인과 책임을 선수 탓으로 돌리는 슈틸리케의 인터뷰가 도마에 오르며 비판이 더욱 악화됐다.

그는 이란전에서 패하고 난 뒤 “한국에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다”며 스트라이커 부재를 탓해 논란을 야기했다. 여기에 “한국 축구는 유소년 단계부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등 적절치 못한 인터뷰로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

본프레레 감독 역시 당시 졸전을 펼친 경기 직후 “선수들의 정신적 준비가 미흡했다”는 등의 선수 탓으로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공교롭게도 두 감독 모두 ‘선수탓 논쟁’으로 축구팬들과 언론의 신뢰를 잃고 있는 모양새다.

지나친 장현수 고집, 11년 전에도 풀백 논란은 있었다

중앙 수비수가 주 포지션인 장현수의 오른쪽 풀백 기용은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 연합뉴스 중앙 수비수가 주 포지션인 장현수의 오른쪽 풀백 기용은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중앙 수비수가 주 포지션인 장현수(광저우 푸리)의 오른쪽 풀백 기용 논란처럼 11년 전에도 대표팀의 측면은 논란의 대상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앙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하는 장현수를 주 포지션이 아닌 오른쪽 풀백에 끊임없이 기용했다.

이용, 정동호, 고광민 등 오른쪽 풀백 자원들이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장현수 고집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하지만 장현수는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서 불안한 경기력으로 대표팀의 최근 부진에 일조하고 있다.

본프레레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상황은 다소 다르지만 이해할 수 없는 고집은 비슷했다.

당시 본프레레 감독은 김동진(서울 이랜드)을 왼쪽 윙백으로 기용하기 위해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이영표(은퇴)를 오른쪽으로 이동시켰다.

하지만 본프레레 감독은 이영표를 오른쪽으로 이동시킨 뒤 거센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주 포지션이 왼쪽인 이영표는 오른쪽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고, 이는 대표팀 전체적인 경기력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이영표를 왼쪽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본프레레 감독의 김동진 고집은 멈추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박주영은..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 속에 박주영은 없다. ⓒ 연합뉴스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 속에 박주영은 없다. ⓒ 연합뉴스

슈틸리케 감독과 본프레레 감독 모두 박주영(FC 서울)에 대해 크게 매력을 느끼지 않았다는 점 역시도 비슷하다.

물론 박주영의 경기력과 몸 상태는 그때와는 많이 다르다. 또한 세월도 많이 흘렀다. 하지만 두 감독의 공통점에서 박주영 역시도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본프레레 감독은 당시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었던 박주영을 외면했다. 감독으로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선수 파악이 덜 된 본프레레 감독에게 여러 관계자들이 박주영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국 발탁은 이뤄지지 않았다.

박주영을 두고 “훅 불면 날아갈 것 같다”는 본프레레 감독의 평가는 지금도 축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말이다.

박주영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슈틸리케 감독도 마찬가지다. 한 때 최전방 공격수 석현준의 이탈로 최근 K리그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주영의 발탁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본프레레 감독은 경질됐고,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묘하게 두 감독이 닮은꼴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남은 최종예선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슈틸리케 감독의 운명이 걸려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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