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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빠진 청정 로코 '쇼핑왕루이'의 반격


입력 2016.10.20 09:10 수정 2016.10.20 09:53        부수정 기자

입소문 타고 시청률 10% 돌파

서인국·남지현 '뭉실커플' 인기

서인국 남지현 주연의 MBC 수목극 '쇼핑왕 루이'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MBC 서인국 남지현 주연의 MBC 수목극 '쇼핑왕 루이'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MBC

'인간 멍뭉이'(강아지를 닮았다는 뜻)와 산골 소녀 '복실'이가 일을 냈다. 그것도 제대로.

서인국 남지현 주연의 MBC 수목극 '쇼핑왕 루이'가 방송 6회 만에 2위로 올라섰다. 시청률 10%(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돌파하며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첫 방송 시청률 5.6%에서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쇼핑왕 루이'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부자 남자 루이(서인국)와 가난한 시골 소녀 복실(남지현)의 로맨스다. 새로울 것 없는 소재에 시청자들이 '푹' 빠졌단다. "재방, 3방, 4방 5방까지 다 봤다", "복실이 때문에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비타민 힐링 드라마", "내 삶의 청정에너지 '쇼핑왕 루이'"라는 호평이 이어진다.

악플을 찾아보기 힘든, 이 무공해 청정 드라마의 매력을 무엇일까.

서인국 남지현 주연의 MBC 수목극 '쇼핑왕 루이'는 뻔한 소재인데도 만화적 상상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MBC 서인국 남지현 주연의 MBC 수목극 '쇼핑왕 루이'는 뻔한 소재인데도 만화적 상상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MBC

만화 같은 캐릭터

드라마는 일단 재밌으면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는다. '쇼핑왕루이'는 자극적인 소재 없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게 미덕이다. 이모티콘과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깨알 연출'은 한 권의 만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매회 터지는 에피소드 때문에 '깔깔' 웃게 된다.

각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한 것도 또 하나의 재미 요소다. 루이, 복실을 받쳐주는 주변 인물들이 보여주는 재미가 기대 이상이다. 루이가 부러워하는 '취준생' 조인성(오대환), 조인성의 엄마 황금자(황영희), 차중원 본부장(윤상현), 김집사(엄효섭) 등 캐릭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몫을 다하면서 드라마를 빛나게 해준다.

루이와 인성의 바보 콤비 플레이, 루이와 인성을 한심하게 보는 금자를 보노라면 마냥 재밌다. 겉으론 차가워 보이지만 복실이에게 따뜻한 중원이 루이의 심부름을 집사초럼 해주는 장면에서 '빵' 터진다. "걸리적거리니까 따라 오지마"라고 하면서도 복실을 은근슬쩍 챙겨주는 장면, 루이와 복실의 짐을 자전거에 싣고 '끙끙' 대는 모습에도 시청자는 배꼽을 잡았다.

루이를 잘 아는 김집사가 TV 프로그램에서 루이를 발견하고 루이의 특징을 '줄줄' 읊는 장면에선 무릎을 '탁' 쳤으니, 캐릭터에 만화적 상상력을 불어넣은 작가의 필력에 새삼 감탄한다. 방송콘텐츠진흥재단 드라마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신예 오지영 작가의 통통 튀는 필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MBC 수목극 '쇼핑왕 루이'에 출연 중인 서인국 남지현은 '뭉실(멍뭉이+복실) 커플'로 불린다.ⓒMBC MBC 수목극 '쇼핑왕 루이'에 출연 중인 서인국 남지현은 '뭉실(멍뭉이+복실) 커플'로 불린다.ⓒMBC

'뭉실커플' 서인국 남지현 활약

'쇼핑왕루이'는 서인국 남지현, 두 풋풋한 청춘스타가 나선 작품이다. 이들은 경쟁작 SBS '질투의 화신'과 KBS2 '공항가는 길'을 이끄는 대선배에 맞서야 했다. 그런데 이 두 뭉실(멍뭉이+복실) 커플이 대선배들을 제치고 반전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 이젠 수목극 1위로 노릴 만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인국은 기억상실증에 걸려 '초딩'이 된 루이를 맛깔 나는 연기력으로 표현하고 있다. 깊은 생각 없이 행동이 앞서고, 뇌가 '순수'하고, 복실만 생각하는 모습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보는 사람의 마음도 '깨끗'해진다. "내겐 복실밖에 없어", "복실 내가 널 지켜줄게" 등 말끝마다 '복실'을 붙이며 복실을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에선 귀엽고, 해맑은 매력이 터진다.

전작 OCN '38사기동대'에서 사기꾼 캐릭터를 연기한 서인국의 연기 스펙트럼이 놀라울 정도다. 서인국은 루이요, 루이는 곧 서인국이다.

선한 이미지의 남지현은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복실을 사랑스럽게 연기하고 있다. 강원도 산골 소녀의 순수한 매력은 남지현을 만나 훨훨 날아오른다. 착하고 순박한 면모도 남지현 특유의 이미지 덕분에 생생하게 빛나고 있다. 다소 뻔한 이야기가 시청자의 가슴을 건드린 건 서인국, 남지현의 매력과 자연스러운 연기력도 한몫했다.

서인국 남지현 주연의 MBC 수목극 '쇼핑왕 루이'가 방송 6회 만에 2위로 올라섰다.ⓒMBC 서인국 남지현 주연의 MBC 수목극 '쇼핑왕 루이'가 방송 6회 만에 2위로 올라섰다.ⓒMBC

힐링 스토리 '소소한 감동'

'쇼핑왕루이'가 시청자의 선택을 받은 또 하나의 이유는 가슴이 따뜻한 이야기에 있다. 서로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루이와 복실이는 순수하고, 따뜻한 인물이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루이를 보듬어주고, 그가 쇼핑을 끊지 않아도 내치지 않는 복실은 '날개 없는 천사'다. 루이가 문득문득 떠오른 기억에 혼란스러워할 때 그를 꼭 껴안아주면서 온기를 나눠주는 이도 복실이요, 루이가 자신의 과거를 걱정할 때 "너는 착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야"라고 위로해준 것도 복실이다.

루이가 "내겐 복실밖에 없다"고 외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철없는 '초딩' 같은 루이도 복실 못지않게 순수하고, 선하다. 상대방을 무시하지 않고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루이는 복실을 위해 쇼핑을 한다. 그가 쇼핑한 것을 보면 다 복실이 거다. 가방, 옷, 신발 모두 복실이를 위해 샀다. 복실이가 위험에 처할까 봐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도 한밤중에 달려간 것도 루이요, 복실에게 이것저것 시키지만 결국 복실이말만 잘 듣는 '강아지'도 루이다.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를 격려하고, 조건 없이 사랑하는 두 사람은 삭막한 사회에 따뜻한 정을 던진다. 뭉실 커플을 보면서 한없이 웃다가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유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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