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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본으로'....조직문화 혁신으로 품질 잡는다


입력 2016.10.23 07:54 수정 2016.10.26 10:13        이어진 기자

<이제는 이재용 시대③>갤노트7 단종 위기 극복 위한 품질‧소비자 제일주의 경영 강화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조직문화 혁신도 한층 속도

삼성전자 사장단들이 지난 3월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 내 디지털연구소(R4)에서 개최된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에서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약속하는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 서병삼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 김기호 프린팅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 전동수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삼성전자 삼성전자 사장단들이 지난 3월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 내 디지털연구소(R4)에서 개최된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에서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약속하는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 서병삼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 김기호 프린팅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 전동수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을 계기로 사실상 그룹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한다.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에 이은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되는 것으로 이 부회장은 지난 2년간 입증된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삼성의 변화와 혁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넘어야 할 산도 크다. 최근 갤럭시노트7 발화문제로 위기 속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 부회장은 이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극복해내야 한다. 또한 삼성그룹의 최대 숙원 과제인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 재편에도 더욱 속도를 내면서 제 2의 반도체 성공신화를 재현할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전력투구해야 한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등장한 이 부회장이 풀어야할 삼성의 지배구조재편과 미래 경영전략, 신사업, 과제 등을 총 5회에 걸쳐 살펴본다. <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1)'삼성의 얼굴' 전면등장…지배구조개편 '가속페달'
(2)실용주의 경영노선 확산 '제 2라운드'
(3)'다시 기본으로'....조직문화 혁신으로 품질 잡는다
(4)삼서그룹 사업 재편으로 주목받는 신성장 사업은?
(5)새로운 리더십 앞에 놓인 삼성의 과제는?

'Back to the Basic'(다시 기본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27일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선임된 후 나아갈 방향을 요약한 말이다.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품질‧소비자 제일주의 경영노선이 강화되는 한편 조직문화 혁신도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논란 발생 불과 1주 만인 지난달 2일 제품 전량 리콜을 결정하면서 소비자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임을 증명했다. 리콜 제품에서도 발화 논란이 발생하자 갤럭시노트7을 단종하는 승부수를 띄우며 품질 제일주의와 더불어 소비자를 최우선시하는 경영 스타일을 내비췄다.

갤럭시노트7으로 촉발된 삼성전자의 위기는 지난 1995년 애니콜 화형식과 비견된다. 당시 건희 회장은 완벽한 휴대폰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당시 리콜됐던 애니콜 휴대폰을 모두 모아 소각했다. 소각된 휴대폰은 당시 금액 기준으로 약 5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일명 애니콜 화형식이라 부르는 이 사건은 이 회장의 신경영을 대표하는 사건이다.

이 부회장의 과감한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 결정은 '털고 갈 것은 확실하게 털고 가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소비자 안전과 품질 최우선 경영을 천명하면서 등기이사 선임 후 이러한 경영기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논란이 확산되며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도 하락하고 있던 점을 감안해도 수 조원대 손실이 예상되는 단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손실을 과감히 털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의지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갤럭시노트7의 발빠른 리콜 및 단종 결정으로 소비자 신뢰를 얻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갤럭시S7의 판매가 증가하는 등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며 갤럭시 브랜드파워도 입증했다. 문제는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들지 여부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발표한 인사제도 개편안 주요 내용.<자료:삼성전자>ⓒ데일리안 삼성전자가 지난 6월 발표한 인사제도 개편안 주요 내용.<자료:삼성전자>ⓒ데일리안
갤럭시노트7 사태의 원인이 기업 조직에도 있었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 부회장식 조직문화 혁신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태를 야기한 제품의 품질이나 개선사항에 대해 직원들이 보다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형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부회장의 조직혁신은 지난 2년간 진행돼 왔으며 스타트업(신생벤처)의 DNA를 이식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스타트업 삼성 컬쳐혁신’을 선포하며 3대 컬처 혁신 전략으로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업무 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 등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임직원 집단지성 플랫폼 모자이크에서 글로벌 인사제도 혁신을 주제로 대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2만60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1200여 건의 제안과 댓글을 제시했고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문제점을 진단, 개선방향을 수립했다.

지난 6월에는 기존의 부장·과장·사원 등 수직적 직급 개념은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라 경력개발 단계로 전환하고 직급 단계는 기존 7단계(사원1·2·3, 대리, 과장, 차장, 부장)에서 4단계(CL1∼CL4)로 단순화하는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상급자의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않는 '눈치성' 잔업, 불필요한 습관성 잔업·특근은 근절하는 한편 올해 여름철부터는 임직원 편의를 위해 반바지도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부회장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원점에서 재출발해야 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트업 삼성 컬쳐혁신도 보다 빠르게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그룹 내 전 계열사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의 단종 사태는 상명하복식 권위주의 문화로 인한 폐해라는 지적이 업계나 외신들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타트업 DNA를 삼성에 적용하는 컬쳐 혁신이 한층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 (l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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