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퇴직부부의 신나는 전국여행-둘째날>
인제 자작나무숲~속초 엑스포타워~양양수련원
우리 부부는 결혼하기 전부터 직장 생활을 시작해서 나는 공직에서 33년을 근무하다 2015년 6월 말에 정년퇴직을 했고, 사랑하는 아내 박경희는 2014년 연말에 공로연수에 들어가 2015년 12월에 35년 동안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하였다. 참 오랜 기간 동안 별 탈 없이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모두 정년퇴직한 것은 큰 기쁨이고 영광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퇴직을 앞두고 ‘30년 이상 남은 긴 여생을 무엇을 하며 보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니 막막할 뿐 막상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매일 새벽같이 출근을 하다가 아직도 생각에 청춘 같은데 집에 있으면서 다른 사람처럼 등산 등 취미생활을 하며 무료하게 지낼 것을 생각하니 답답할 뿐이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그동안 직장생활 하느라 고생도 많이 했는데다 머리에 쌓여 있는 스트레스도 해소할 겸 해서 전국 여행을 하면서 퇴직 후 할 일을 생각해 보기로 하고 전국 일주 여행을 하기로 했다.
이런 계획을 수립하고 전국 주요 여행지 중 우리들이 가보지 않은 곳을 8절지 크기의 전국지도에 체크한 후 2015년 7월 7일부터 8월 5일간 한 달 동안 동해 최북단인 고성에서부터 남해안과 서해안으로 돌면서 관광을 한데 이어, 그해 겨울인 12월 28일부터 2016년 1월 21일까지 25일 동안에는 제주도에 살면서 관광을 하였다.
퇴직 후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55일 동안 자동차를 직접 몰고 8761km 달리며 남한의 대부분을 돌아보았다. 우리 부부가 전국을 관광한 목적은 3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면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고 홀가분하게 여유를 즐기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퇴직 후 30∼40년간의 제 2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해 보기 위한 것이었으며 여행을 통해 어느 정도 큰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55일간의 여행은 그동안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나 자신과 마주한 시간들이었으며, 인생에 있어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다. 우리 부부는 여행 기간 동안 말다툼 한번 해 보지 않고 정말 재미있고 즐겁게 여행을 즐겼다.< 필자 주 >
아침 9시에 숙소를 출발하여 인제 자작나무숲을 향해서 가다 하조대IC에서 방향을 잘못 잡아 서울 방향으로 진입하여 다음 톨게이트에서 되돌아오는 착오를 범하였는데, 차량 계기판에 엔진 체크 불이 들어와 양양 현대차서비스센터에 가보니 미션에 고장이 생겨 교체를 해야 한다면서 수리비가 중고로 하는데도 240만 원이나 소요된단다.
그래서 강릉 현대차 서비스센터에 확인하는 등 수고를 거처 속초 ‘기억 오토’라는 수리센터에 맡기니 내일 오후가 되어야 고쳐진다고 한다. 할 수 없다. 몇 년 전 가족과 함께 양양수련원에 와서 주변을 관광하다가 붉은색 구형 소나타 미션이 고장이 나서 고생했던 것이 생각난다. 그때와 너무 닮은 점이 많다. 강원도인 데다 현대차 미션이 고장 난 것이 같다.
기억 오토 사장의 안내로 렌터카 회사를 소개받아 차량을 수리하는 하루 반 동안 기아 K3를 빌려 인제 자작나무숲을 찾아갔다.
미시령 터널을 지나 거의 1시간 반이나 걸려 숲 입구에 도착해서 차를 주차장에 세워두고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별로 덥지 않게 오르막길을 1시간 정도 걸어 올라가니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자작나무숲과 문화재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관리하고 있는 금강송이 보인다. 너무 멋있다. 별로 기대를 갖지 않고 찾아왔는데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자작나무숲을 구경한 다음 2㎞ 정도 더 아래로 내려가니 넓은 분지로 조성된 숲 속에 있는 예쁜 펜션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