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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청와대 조준 레임덕 노리다 외려 레임덕?


입력 2016.10.07 09:01 수정 2016.10.07 09:09        전형민 기자

사저 의혹 제기, 이미지 제고 존재감 과시 등 다목적

일각에선 "자기 레임덕 덮으려 레임덕 부추기는 꼼수"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후 돌아갈 사저(私邸) 문제를 거론하며 '청와대 때리기'에 나섰다. ⓒ데일리안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후 돌아갈 사저(私邸) 문제를 거론하며 '청와대 때리기'에 나섰다. ⓒ데일리안

'당 이미지 제고', '레임덕 가속화', '존재감 과시용'등 해석 분분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후 돌아갈 사저(私邸) 문제를 거론하며 '청와대 때리기'에 나섰다. 박 비대위원장의 '청와대 때리기'에는 노련한 정객인 박 비대위원장의 복합적인 노림수가 숨겨져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비대위원장은 국감 정상화 첫날인 지난 4일 서울고등법원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이 삼성동 자택 외에 별도의 사저를 마련하려다 중단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의혹을 제기했다. 청와대는 즉각 '사저의 보안 및 경호 등 안전상의 문제점 등에 대한 협의'라고 해명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박 비대위원장은 "어쨌든 국정원과 협의 중이란 것은 청와대가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사저 의혹'으로 여당은 벌집을 쑤신 것처럼 들고 일어났다. 5일 새누리당은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또 다시 사실을 왜곡하며 구태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며 "심리적 문제가 있어보인다"고 논평했고 당 소속 김진태 의원은 '거짓 선동'으로 치부하면서 더 나아가 "베트남 대통령 선거에서 차점으로 낙선한 쭝딘쥬,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의 보좌관 귄터 기욤이 모두 간첩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비대위원장은 대수롭지 않다는 분위기다. 5일에도 그는 자신의 SNS에 "벌초 때 말벌떼처럼 저를 공격한다. 하지만 말벌 공격에 쓰러질 박지원이 아니다"고 적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감장에서도 "나는 사저 준비(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며 "안보 위기 상황에서 국정원에 대북 업무가 아닌 부동산 업무를 지시한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여전히 청와대를 '정조준'한 것이다.

정치권은 박지원 비대위원장의 연이은 '청와대 정조준'에 대해 노련한 정객인 박 위원장의 고도로 계산된 노림수라고 보고있다.

가장 큰 노림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임 후'를 언급해 '레임덕 가속화'를 노린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임기는 2018년 2월까지로 아직 1년 4개월이 남았지만 후임이 선출되는 2017년 12월을 전후해 사실상의 임기는 종료된다. 즉 1년여 임기를 남긴 박 대통령에게 '퇴임 후'라는 이미지를 덧씌워 국민에 레임덕 이미지를 각인시키려한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려 "본인의 레임덕을 감추기 위한 꼼수적 출구전략"으로 봤다. 박 비대위원장의 박 대통령 레임덕 유도가 현재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겸직하면서 당내에서 겪는 부침을 피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도 본 것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현재 사실상 당 대표인 비상대책위원장직과 원내대표직을 겸직하고 있고 올해 12월말로 예정된 전당대회에도 당 대표로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당내 소장파인 황주홍 의원 등은 "우리 당의 모든 결정권과 모든 논의가 그 분 한 분에게 사실상 독점되어 있다"며 비판하고 빨리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노림수는 당 이미지의 제고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전국정당으로 정치판의 한 축이라기보다는 양당 체제의 '부산물'인 지역기반 군소 3당 수준에 가까운 당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박 비대위원장은 청와대를 정조준해 청와대와 속칭 '맞짱을 뜨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서 대선을 앞둔 유권자들에게 단순한 지역기반 군소정당이 아닌 당당한 중앙정치의 한 축으로 이미지를 각인하려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박 비대위원장이 차후 개헌까지 염두에 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박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과 원내대표직까지 사퇴하더라도 전당대회까지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는 이슈를 '일부러' 내놓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는 국민의당에 청와대를 상대로 정무적인 공방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경험을 갖춘 백전노장(百戰老將)이 몇 명 없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경험이 많고 노련한걸로 치면 박 비대위원장과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은 국민의당은 물론 야권에서도 손꼽아야한다"며 "'사저 논란'으로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 어필은 확실히 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한편 박 비대위원장으로부터 비롯된 '사저 논란'은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의 '박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사 선전포고' 발언과 맞물려 점입가경(漸入佳境) 색깔론으로 번지며 확전(擴戰) 추세다.

6일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대중 정부의 핵심 측근을 지냈던 이들 3인방의 전쟁을 자극하는 발언과 전쟁설 유포는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닌 잘 기획되고 짜여진 각본 같다"며 "'안보정당'이라는 거짓의 탈을 벗어버리기 바란다. 당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라"고 논평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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