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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터스 매치'를 아시나요?


입력 2016.10.01 10:29 수정 2016.10.02 14:33        김영진 기자

[김영진의 라이프랩] 호텔, 면세점서 활발...타사VVIP 모시기 위한 전략

메리어트가 스타우드를 합병하면서 스타우드 회원들에게 메리어트 멤버십 SM을 진행하고 있다. ⓒ메리어트인터내셔널 홈페이지 메리어트가 스타우드를 합병하면서 스타우드 회원들에게 메리어트 멤버십 SM을 진행하고 있다. ⓒ메리어트인터내셔널 홈페이지
최근 몇 개월 사이 여행 동호회원들 카페에서 관심을 끌었던 것은 바로 '스테이터스 매치(Status Match,SM)였다. 지위를 맞춰준다는 뜻의 SM이 언제 어떻게 처음 시작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근 호텔 브랜드들과 면세점 등에서 가장 활발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글로벌 호텔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이 스타우드 호텔을 인수합병 한다는 소식이었다.

리츠칼튼과 JW메리어트 등의 호텔 브랜드를 보유한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이 럭셔리컬렉션, 웨스틴, 쉐라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타우드를 인수한 것이다.

이로써 메리어트-스타우드는 세계 최대, 최고 호텔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에 힐튼과 하얏트 등의 글로벌 호텔 기업들은 긴장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들은 메리어트와 스타우드의 우수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자기 호텔로 올 경우 똑같은 지위를 보장해주는 SM을 진행한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여행, 호텔 동호회원들 카페에서는 "힐튼 아너스 다이아몬드 달성했다", "하얏트 등급 업그레이드 됐다" 등의 다수의 글들이 올라왔다.

SM을 달성하는 노하우도 공유되면서 하얏트 경우 이를 일찍 철회하기도 했다.

호텔 멤버십 최고 등급은 룸업그레이드, 조식무료, 레이트체크아웃, 멤버십라운지 이용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포인트도 더 많이 적립해준다.

반면 VVIP멤버십이 남발되면서 VVIP가 대중화되는 기현상도 발생했다. 최고 등급을 획득해도 "라운지에 갔더니 시장 같았다", "룸업그레이드를 안해주더라" 등의 말이 나온 것도 그런 배경이다.

또 힐튼과 하얏트에 충성을 보였던 기존 회원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컸다. 그들은 힐튼과 하얏트 등의 최고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누구는 쉽게 그 등급으로 SM된 것에 대한 허탈감이었다.

실제 힐튼에 숙박 한번 하지 않아도 최고등급인 다이아몬드를 획득할 수 있는 정보가 카페에서 공유됐다. 예를들어 프리미엄 신용카드 한장만 있으면 힐튼 골드 자격을 주며, 이걸 가지고 베스트웨스턴 다이아몬드를 신청할 수 있고, 또 이를 가지고 힐튼 다이아몬드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은 메리어트에서 스타우드 회원들 대상으로 메리어트와 동일한 SM을 해주고 있어 이슈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면세점들 상황 역시 틀리지 않다. 지난해 신규면세점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이들이 우수 회원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 SM이었다.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 신세계면세점, 두타면세점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들의 우수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SM을 적극 활용했다. 신규 면세점들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VVIP들을 확보하기 위해 적립금이라는 명목으로 몇 십만원의 선불카드를 그냥 주기도 했다.

거기다 이들은 연회비 5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신용카드를 보유한 고객들에게도 VVIP카드를 남발하면서 VVIP멤버십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기도 했다.

결국 프리미엄 신용카드 한 장을 보유한 고객은 면세점 구입내역 하나 없이 HDC신라면세점의 VVIP가 되고, 이를 갤러리아나 신세계, 두타면세점 등에 가져가면 똑같은 등급으로 SM되는 것이다.

신규면세점들이 아직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배경 중 하나도 이런 과도한 마케팅 때문이기도 하다.

SM마케팅에 대한 찬반양론이 있다. 타사의 우수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도 있는 반면, 기존 충성도 있는 고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는 부작용도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멤버십 충성도가 제일 높은 분야가 항공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항공사들은 철저히 마일리지와 탑승 실적에 따라 고객 등급을 정한다.

또 SM은 기업들에게 걱정거리겠지만 고객들에게는 나쁠 것도 없는 제도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SM을 적극 활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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