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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무관심...우린 주전자속 개구리처럼 죽어간다


입력 2016.10.01 06:26 수정 2017.10.16 10:20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북핵 정보력 없었다면 담당자 문책하고 반성해야

사드반대자에 묻는다 자손들을 지켜낼 다른 방도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포병부대들의 탄도로켓 발사 훈련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6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포병부대들의 탄도로켓 발사 훈련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6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연합뉴스

'월간조선' 10월 호에 '북한의 제5차 핵실험 가상 시나리오: 대한민국 최후의 날'이라는 제목의 글을 인터넷을 통하여 읽으면서 너무나 가슴이 먹먹하고, 암담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 내용이 참담한 것도 충격적이지만, 너무나 현실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글은 “북한 핵무기를 군사적으로 제거할 마지막 기회를 놓친 미국과 한국에 김정은이 핵전쟁을 각오한 승부수를 던진다. 핵무기도 방어망도 없는 한국에서 반미반전(反美反戰) 시위가 일어나자 미국 여론이 악화되어 핵우산 정책은 쓸모가 없게 된다. 드디어 미국은 한국을 포기하기로 결심하는데...”라는 요약으로 시작되고 있다.

즉 이 가상 시나리오 핵심내용은, 북한이 백령도를 공격하여 우리가 적의 지휘부까지 공격하자 김정은이 핵무기 사용으로 위협한다. 한국이 말을 듣지 않자 북한이 무인도에 핵무기를 직접 사용하고, 미국을 직접 공격하겠다고 위협하자 미국은 결국 확장억제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미국은 중국 및 러시아와 함께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기로 결정하고, 결국 한국은 남베트남과 유사한 전철을 밟게 된다. 사실 필자도 다수의 토론 기회를 통하여 위와 동일한 시나리오를 소개하였고, 결말도 유사하게 전망한 적이 있다. 정녕 이 시나리오의 현실화를 막은 방도는 없는가?

국가는 조용

위와 같은 가상 시나리오를 읽은 후 마음이 더욱 답답해지는 것은 분열되고 무감각한 우리 국가의 현 상황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상황은 최악을 생각해야할 정도로 절박한 데 국가와 국민들은 이상할 정도로 평온하다. 과연 이래도 되는가?

북한이 하루 아침에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 아니건만 수십년 동안 우리는 한번도 제대로 북한의 핵위협에 대비해온 적이 없다.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알면서도 경제협력을 핑계로 북한에게 많은 자금을 제공하였고, 개성공단을 설치하여 북한 정권으로 하여금 주기적으로 상당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북한의 핵개발 의도를 애써 부정하고자 했고, 북한 핵개발의 불가피성을 이해한다는 투의 말을 하기도 했다.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유독 미사일방어에 관해서만은 협력하지 않아야 한다는 일부 인사들의 주장에 정부가 현혹되어 그 동안 실효성있는 조치는 전혀 강구하지 못하였다. 순수한 방어무기인 사드(THAAD)배치에 대해서도 일부 인사들의 루머에 온 사회가 현혹되었고,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2년 이상 결정을 미루기도 하였다. 북한이 지난 9월 9일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시험”에 성공한 이후에도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여론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말 이래도 되는가가?

필자는 북한의 핵탄두 폭발실험 성공으로 한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면서 기고문을 통하여 핵대비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청한 적이 있다. 대대적인 인적쇄신, 조직개편, 전력증강 우선순위 조정을 촉구하였다. 필자 이외에도 다수의 학자 및 신문사설이 정부에게 실효성있는 대책을 강구할 것으 요구했지만, 그러한 조치는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현 국가안보실을 북핵대응실로 전환하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인가? 국방부는 장관이 바뀔 때마다 조직을 개편하면서 정작 필요한 핵대비로의 조직개편은 어떤 이유로 미루는가? 6.25전쟁 전에 간첩의 조정을 받았다고 의심할 정도로 우리 군은 전쟁에 전혀 대비하지 않았는데, 현재도 그러하다고 싶을 정도로 모두들 대비에 둔감한 것은 도대체 어떤 연유인가?
언급하기도 싫은 정도로 국회는 금방 정쟁으로 복귀하였고, 그들의 머리 속에서 북핵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차기 대통령에 출마하겠다는 사람 중에서도 북핵대응을 강조하는 사람은 아직 없다. 핵위기가 이와 같이 심각한데 모병제와 같이 한가한 주제를 토의하고 있지 않은가?

국민이 나서다

결국 이번에도 국민들이 나서고 있다. 북핵폐기 천만명 서명운동이 강화되고 있고, 해외 동포까지 나서서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고, 북핵폐기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의 시민권자인 동포들은 미국의 의회와 행정부에 압력을 넣어서 동맹공약을 확실히 준수하도록 요구하겠다고 한다. 그 중에는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배치할 것을 미 의회와 행정부에 촉구하는 것도 포함되고, 이번 미 대통령 선거에서 한국에 대한 전술핵무기 재배치에 동의하는 후보에게 한국계 미국인들이 표를 몰아주도록 하자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국내의 곳곳에서 북핵 폐기는 물론이고, 한국의 핵무장까지 촉구하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이라면 능히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핵무기 이외에는 북한의 핵무기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핵무기를 보유하면 한반도의 핵전장화 가능성도 높아지지만, 생존이 더욱 절실하여 어쩔 수 없다는 주장들이다.

국민들이 얼마나 절박하면 위와 같은 행동을 하겠는가? 정부가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니까 그러는 것 아닌가?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 때도 관군을 믿지 못하여 의병이 일어났다. 한말에도 정부가 무능하자 백성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하여 일어나야만 했다. 정부관리들은 이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하여 무엇을 하고 있는가?.

최악(最惡) 회피위해 차악(次惡)도 감수

이제 우리는 최선의 상황-예를 들면 북한의 비핵화-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차선(次善)도 어려울 수 있다. '월간조선' 10월 호에서 말하는 최악의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방안일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한국이 검토할 수 있는 차악의 대책에는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이 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및 제조시설을 폭격기 등으로 타격하여 제거해버리는 것이다. 성공만 한다면 이로써 북핵위기는 해결되고, 남북한은 평화공존 및 통일로 나갈 수 있다. 다만, 이것이 실패할 경우 핵전쟁이 발생할 수 있고, 핵무기 제거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재래식 전면전을 발발하거나 장사정포 등으로 남한을 공격할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현재 한국은 북한의 핵공격 징후가 명백할 경우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한다는 입장이지만, 핵공격의 명백한 징후를 어떻게 식별하며, 발사되기 전의 짧은 시간에 타격을 성공시킨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반면에 예방타격은 사전에 충분한 정보와 준비를 갖추고, 성공의 가능성이 확실할 때 결행하면 된다는 장점이 크다.

특히 중국의 일부에서도 미국이 중국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북한의 핵시설만 정밀타격으로 제거한다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표명된 적이 있었고, 미국도 이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더더욱 바랄 것이다. 1994년의 경우처럼 한국이 반대하지 않으면 한미일이 협력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예방타격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예방타격은 차악의 대안이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여 국민들도 대피소를 구축하는 등 민방위 조치를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 시내에 장사정포가 떨어지더라도 당황하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갖춰야할 것이다. 당연히 사드 배치를 비롯하여 미사일 방어망을 조기에 확충함으로써 북한이 반발하여 1-2발의 핵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중간에 요격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미 전술핵무기 배치 요청

한국의 자체 핵무기 개발에 대한 주장도 있지만, 플루토늄이나 농축우라늄이 없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무엇보다 핵무기를 개발하려면 한미동맹을 무시해야하고, 그렇게 되면 핵무기를 개발하는 동안 한국은 한미동맹이 없는 상태로 북한의 핵위협에 홀로 대응해야 한다.
현실적인 대책은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과거에 배치되어 있기도 했고, 금방 실시될 수 있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유럽에도 현재 180발 정도의 미 핵무기가 배치되어 있고, 이것을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함께 계획을 세워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한국은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배치함으로써 일단 북한과 핵균형을 이룰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북한이 미국의 응징보복 의지를 의심하는 등의 오판은 하지 못할 것이다. 이로써 북한의 핵사용을 실효적으로 억제하고, 미사일 방어망을 비롯한 방어조치를 강화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

일단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배치해두면 한국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도 가능해진다.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면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철수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핵무기없이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에 비해 훨씬 입장이 강화될 것이다.

전술핵무기 재배치에 대하여 현재 미국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를 개의치 말고 계속 요구해야 한다.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1978년 한미연합사 창설, 수차례의 주한미군 철수계획 번복은 모두 미국이 반대하는 것을 우리 정부가 고집하여 성사시킨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전술핵무기 한국 재배치가 차선의 대안일 수 있다. 비록 핵확산방지 정책에는 역행하지만, 북한의 오판을 확실히 막을 수 있고, 극단적 상황에서 핵응징보복을 하더라도 한국과 책임을 분담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다량의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있어서 금방 핵무기 제조가 가능할 것인데, 미국이 전술핵무기를 한국과 일본에 배치하면 한국 또는 일본의 핵무기 개발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반복하지만, 미군의 전술핵무기 배치가 최선이라서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에 배치되는 핵무기가 많을수록 핵전장화의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차악이지만 생존을 위하여 불가피하고,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요구하는 것이다.

책임규명과 문책

필자는 어떤 계기에 의하여 미국의 동포들을 방문하여 북핵 대응에 관한 도움을 요청하고 돌아왔다. 그들은 고국의 위기를 실감하면서 적극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답답해한다. 방어무기인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정쟁으로 분열된 고국을 안타까워한다. 미국 정부 내에서도 자조(自助) 노력이 없는 한국을 도와야할 것이냐에 대하여 회의적인 분위기가 적지 않다고 전달한다.

우리는 북핵 대응을 위한 우리의 대비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으로 지금까지의 우리 행동을 반성하고, 이 위기를 초래한 책임소재를 규명하여 재발을 방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수십년 동안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방치해온 것이 누구의 책임이고, 그 동안 북핵대응태세를 제대로 구비하지 못한 것이 어떤 정책 때문인지를 분명하게 가려야 한다. 임진왜란, 정묘․병자호란, 한일합방, 6.25 전쟁 이후에 철저히 반성했다면 현재와 같은 안보위기는 예방되었을 것이다.

특히 본래의 의도가 선량했든 아니든 간에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동안에 북한에 자금을 제공하고, 북한에게 핵무기 개발을 위한 시간을 벌어준 인사들이 아무런 반성없이 정부를 질타하는 모습을 방치할 수는 없다. 그들은 스스로 반성 및 석고대죄한 후 북핵 대응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모색하여 이전의 실수나 잘못을 보상해야할 것이다.

북핵에 대한 현재의 대응태세가 미흡하다면 여기에 대해서도 어떤 식으로든 반성과 문책이 필요할 것이다. 그 동안 북한의 핵무기 개발 수준을 잘못 파악하였다면 정보력 부재를 문책해야할 것이고, 알고도 제대로 대비하지 않았으면 직무태만의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다. 경제위기나 재난 등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으면서 안보위기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맞지 않다. 신상필벌이 엄정해야 모든 사람들이 더욱 분발하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시각에서 북핵대응태세를 정비하게 될 것이다.

나가며

아직도 일부 국민들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북한과의 대화만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들과 그들 자손들을 북핵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방책이 있느냐고. 그들이 위험해지는 것은 그들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나머지 선량한 국민들의 보호받을 권리는 어떻게 되느냐고.

현재의 북핵 위기는 백약(百藥)을 써도 효과가 의문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국민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요구되고, 위험과 희생을 감수해야만 한다. 이미 핵전쟁은 시작되었고, 핵무기가 폭발하는 순간 핵전쟁은 종료될 것이다. 아직도 최선의 상황만을 희망한 채 이전과 같이 무행동으로 일관한다면 따뜻해져가는 주전자 속의 개구리처럼 한번 몸부림쳐보지도 못하고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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