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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산업부 경쟁력 강화 방안, 모호한 측면 많아"


입력 2016.09.30 17:16 수정 2016.09.30 17:39        이홍석 기자

이미 다 나온 이야기로 자율 시행 중...인위적 조정에 불만도

"구조조정 및 경쟁력 강화, 업계 현실 보다 면밀히 살펴야"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전경.ⓒ데일리안DB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전경.ⓒ데일리안DB
이미 다 나온 이야기로 자율 시행 중...인위적 조정에 불만도
“구조조정 및 경쟁력 강화, 업계 현실 보다 면밀히 살펴야”

석유화학업계는 30일 정부가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이미 다 나왔던 이야기로 업계가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만큼 새로울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업계의 구조조정 및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서는 정부가 업계의 현실을 보다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석화업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오후 발표한 ‘석화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5대 핵심 전략’에 대해 새로운 내용이 없고 내용 자체도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산업부가 제시한 5대 핵심 전략 중 ‘경쟁열위 품목에 대한 사업재편 지원’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산업부는 테레프탈산(TPA·페트병 원료)과 폴리스티렌(PS·플라스틱소재) 등 생산 감축 등 설비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업계 스스로 감축방안을 마련하면 정부가 금융과 세제 등 인센티브를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은 이미 자율적으로 설비 감축을 진행 중으로 한 박자 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화종합화학·삼남석유화학·태광산업 등에서 총 600만톤을 생산하고 있지만 이미 450만톤 수준까지 낮춘 상태로 상대적으로 소량을 생산하는 롯데케미칼(60만톤)과 효성(42만톤)은 이미 TPA 생산량의 90% 이상을 자체 소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량을 줄이고 고부가 제품으로 생산을 전환하고 있는 마당에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에 지원방안을 붙여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중국 등 대외 변수에 대한 보다 면밀한 분석을 통해 향후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다양한 대응 및 지원 방안들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만 감산한다고 해서 공급과잉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고 잘못 판단하면 중국 등 경쟁업체들만 좋은 일이 될 수 있다”면서 “이러한 현실에 대한 보다 면밀한 분석없이 피상적으로만 접근한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합성고무와 폴리염화비닐(PVC)를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 유도한다는 계획도 이미 업계에서는 고부가 제품만으로 방향을 잡은 상태에서 정부가 숟가락만 얹으려 한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핵심기술 확보를 통한 첨단 정밀화학산업 육성이나 대규모 클러스터 조성과 같은 전략에도 구체적인 내용은 쏙 빠졌다고 지적했다. 기업에서도 이미 방향을 잡은 만큼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액션플랜(Action Plan)이 필요한 상황인데 모호한 설명만 늘어놓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이번 5대 핵심 전략은 이미 업계에서 다 나왔던 내용을 취합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정부에서 업계의 현실을 보다 면밀히 살피고 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이미 업계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한데도 정부가 나서 인위적으로 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향후 산업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에 있어 정부와 기업이 보다 열린 자세로 소통하면서 해법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기업이나, 국가적 산업을 지켜야 하는 정부나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겠지만 서로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의 이번 발표가 다소 모호하고 미흡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 방안의 물꼬를 텄다는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기업이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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