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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수수료 인하 출혈 경쟁…득일까 실일까?


입력 2016.09.30 10:31 수정 2016.09.30 10:32        김해원 기자

매매수수료 최대 7년까지 무료, 채권,자산운용사 운용 보수도 인하 '출혈 경쟁'

증권사들이 매매수수료 무료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들이 매매수수료 무료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들이 매매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매매수수료 인하로 고객을 유치한 뒤 다른 금융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사 전체위기로 번질 수 있어 매매 수수료 인하보다는 상품 품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매매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면제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무료 수수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또한 채권수수료나 자산운용사의 펀드 운용 보수도 점차 인하되는 추세다.

과거에는 이벤트성으로 진행됐던 무료수수료가 업계에서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어 향후 수수료를 다시 인상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또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제공하는 투자 자료를 인터넷 등의 발달로 일반 투자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된 점도 수수료 인하에 영향을 줬다.

또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점유율 경쟁도 치열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TS시장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성장하면서 2016년 현재 거래대금 기준 3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HTS 비중은 82.1%에서 57.2%로 감소했다.

지난 8월 25일 기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유가증권시장 거래 점유율은 31%를 찍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거래 투자자 3명 중 1명은 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으로 옮겨갔다는 얘기다. 증권사 브로커리지 사업은 오프라인에서 HTS로, HTS에서 MTS로 교체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점유율 확장을 위해 더욱 출혈경쟁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유진투지증권도 비대면 계좌개설 고객에게 5년간 주식 매매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삼성증권은 온라인 계좌 개설 고객에게 3년간 주식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고 현대증권은 신용융자 거래 시 최대 30일 간 이자를 면제해준다.

고객몰이를 위한 이벤트도 다양하다. 한국투자증권은 계좌개설 고객에게 3만 티몬 포인트를 지급하고 삼성증권은 현금 3만원을 지급한다.

채권 거래 수수료도 인하하는 분위기다. 유진투자증권은 채권거래 수수료를 인하하고 잔존 만기 1년 미만 채권은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유진투자증권은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장내 채권 일반거래 수수료를 거래대금의 0.3%에서 0.2%로 0.1포인트 인하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수수료 인하를 채권시장 활성화 추세반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자 연 5% 안팎의 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에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이 채권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타 증권사도 채권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최근 자산운용사의 펀드 보수도 인하하면서 업계 전체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일 'TIGER 레버리지 ETF', 'TIGER 인버스 ETF'의 보수를 연 0.59%에서 연 0.09%로 인하했다. 이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삼성자산운용도 올해 2월 KODEX 200 ETF보수를 0.26%에서 0.15%로 내린 바 있다.

최근 ELS 수익률 부진으로 ETF등 패시브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펀드 보수를 인하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계획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MTS고객이 HTS에서 옮겨오고 있는 등 고객군이 한정돼 있어 증권사들이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서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증권업계 전체 수익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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