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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사일생한 국민의당, 정국 해법은?


입력 2016.09.27 05:19 수정 2016.09.27 05:19        전형민 기자

양당 대립 덕분에 '사드 반대' 늪 탈출

'얽힌 실타래 정국' 해결이 관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아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저녁까지 이어진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는 도중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저녁을 먹지못한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의원들이 밥을 먹을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과 심재철 국회부의장에게 사회권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 항의하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아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저녁까지 이어진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는 도중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저녁을 먹지못한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의원들이 밥을 먹을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과 심재철 국회부의장에게 사회권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 항의하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양당 대립 덕분에 '사드 반대' 늪 탈출
'얽힌 실타래 정국' 해결이 관건


16년 만의 여소야대 국회가 익숙하지 않은 것일까. 국회가 김재수 농림식품부장관 해임건의안으로 연일 파열음을 내며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실타래처럼 얽힌 정국을 풀기위해서는 다시 한 번 국민의당의 '조정자 능력'이 발휘돼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3일 야당의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을 막기 위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필리'밥'스터로 촉발된 여야 강경대치는 이제 의장해임촉구 단식으로 번지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과 정부측 국무위원들은 대정부질문에 답변하는 국무위원의 답변 시간에는 제한이 없다는 점을 이용한듯한 '정부발(發) 필리버스터'와 '밥먹을 시간은 줘야한다'는 논리로 이날 자정까지 본회의 시간을 끌었다. 본회의가 자정을 넘길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한 해임건의안 상정 막기 전략이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정세균 의장과 야당은 여당의 전략에 '차수 변경'으로 응수하며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표결을 강행, 야당 단독으로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여당 의원들은 이에 '의장의 독재'라며 강력 반발하며 국회 모든 일정 올스톱을 선언했다.

주말이라는 냉각기를 거쳤음에도 여야의 극한 대치는 오히려 더 가열됐다. 26일 오전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결의를 다진 새누리당의 반발은 이정현 당 대표의 단식으로 정점을 찍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반발하며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는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대표실에서 지지방문을 한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반발하며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는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대표실에서 지지방문을 한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양측이 이처럼 극한 대치를 거듭하며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국민의당의 역할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 위치한 국민의당이 지난 원구성협상 등에서 발휘했던 '조정력'을 발휘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치권은 이번 정국의 수혜자로 국민의당을 꼽으며 구사일생(九死一生)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올 여름 '사드 배치' 문제에서 선도적으로 반대를 외치며 지지층을 넓혔으나, 정작 이 문제가 지지부진해지자 '출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두 당이 양 극단으로 대치할수록 역할과 존재에 대한 무게감이 증가하는 국민의당으로서는 더민주의 '전략적 모호성'으로 인해 오히려 코너로 몰린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극한 대치를 이루는 이번 사태는 국민의당에게 기회였다. 두 당 모두 단독으로 안건을 처리할 수 없으니 결국 대치중인 상대방에게 손을 내밀기보다는 국민의당에 손을 내밀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본회의 해임건의안 표결을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자율투표'로 정하면서 존재감을 유감 없이 뽐냈다.

정치권은 국민의당의 '화려한 재기'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꽉 막힌 정국을 어떻게 풀어가느냐'라고 조언했다. 국민들은 두 당의 극한 대립을 조정해 '일하는 국회'로 탈바꿈 시키는 국민의당을 기대한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두 당의 극한 대립속에서 재미만 보려한다면 '기회주의 정당' 이미지만 덧씌워질 뿐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창당 초기부터 '거대 양당의 폐해'를 지적해왔다.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돌입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회동포재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머리를 만지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안 처리와 관련해 윤영석 간사만 참석, 그 외 의원들은 의사일정을 거부하며 불참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돌입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회동포재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머리를 만지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안 처리와 관련해 윤영석 간사만 참석, 그 외 의원들은 의사일정을 거부하며 불참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그러나 막힌 정국을 푸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정세균 의장의 사퇴시까지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 의장의 사퇴를 조건으로 배수진(背水陣)을 친 상태고, 정 의장과 더민주는 '콧방귀'를 뀌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의장의) 사퇴시까지 단식을 하겠다고 한다는 물음에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며 여유를 보였다. 더민주는 이날 새누리당 의원들이 전부 빠진 상태에서 소속 의원이 상임위원장으로 있는 상임위의 국정감사를 강행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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