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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와 나라는 나몰라라...연봉 1억 현대차노조 또 파업


입력 2016.09.26 23:49 수정 2016.09.27 09:17        이강미 기자

<이강미의 재계산책>5년간 영업이익률 30% 곤두박질

1인당 평균 1800만원 인상 합의안 거부 "해도 너무한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12년 만에 전면 파업에 들어간 26일 오전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정문에 출입하는 차량이 평소보다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조가 12년 만에 전면 파업에 들어간 26일 오전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정문에 출입하는 차량이 평소보다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5년간 영업이익률 30% 곤두박질
1인당 평균 1800만원 인상 합의안 거부 "해도 너무한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12일 전면파업을 단행하자, 시대착오적 과오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전면파업은 지난 2004년 이후 12년 만이다. 그런데 지난 2005년부터 글로벌시장 5위였던 현대차는 12년만인 올해 글로벌시장서 6위로 밀려났다. 올해들어 현대차 생산량은 255만1937대로, 인도(257만5311대)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뿐 아니다. 현대차는 5년만에 영업이익률이 30%나 감소했다.

이처럼 기업의 살림살이가 쪼그라들고 상황에서 평균 연봉 1억원에 가까운 대표적인 고임금 회사의 노조가 합의내용이 마음에 들지않는다며 올해 19차례나 부분파업을 벌이더니 급기야 전면파업까지 나섰으니, 세간의 시선이 고울 리가 만무하다.

게다가 기업의 살림살이가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가 1인당 평균 1800만원 인상되는 합의안을 어렵게 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노조원들이 이를 거부하고 전면파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대차의 1인당 평균 임금은 1억원 가량으로, 우리나라 전체 평균임금 수준으로 봐도 열 손가락 안에 꼽는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납득하기 어렵다며 것이다.

현대차는 노조의 계속된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규모가 10만4000여대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조500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이날 전면파업은 이미 지난 8월 말 노사가 힘들게 도출한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데 따른 것이다. 사측과 노조 집행부는 해외 경기 침체와 영업이익 축소 등 어려워진 대내외 여건을 감안해 이번 임협에 합의했으나 80%에 달하는 일반 노조원이 거부한 것이다.

잠정합의안에는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이 담겨있다. 임금 인상분을 포함한 나머지 인센티브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인당 평균 금액은 약 1800만원 규모로, 작년보다 500만원 정도 줄어줄었다. 하지만 최근의 현대차의 살림살이를 감안하면 사측도 내줄만큼 내줬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이들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평균 임금 상위 10% 내에 들어가는 현대차노조가 이마저도 마음에 안든다고 전면파업에 돌입하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질책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이강미 데일리안 산업부장 이강미 데일리안 산업부장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완성차 5개사의 평균연봉은 세계 차업계 최고수준인 9313만원으로, 일본 도요타차(7961만원)나 독일 폴크스바겐(7841만원)보다도 높다. 반면 생산성과 연계가 미흡한 임금체계, 경직된 노동시장 때문에 1인당 생산성은 최저 수준이다. 더군다나 일본의 도요타는 지난 2009년 대규모 리콜사태로 회사가 어려워지자 지난 2014년까지 6년 연속 임금을 동결했고, 작년와 올해도 연간 3만~4만원 인상에 그쳤다. 도요타는 6년 연속 무파업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최근 현대차의 사정은 매우 어렵다.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5년 사이 30% 이상 곤두박질쳤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영업이익률 10.3%로 정점을 기록한 후 2015년 6.9%를 기록하면서 무려 3.4%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6.6%로, 전년 동기대비 1.0%p 하락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 줄어든 3조1042억원에 그쳤다. 반기 영업이익 3조원대도 아슬아슬해진 상황이다.

판매 실적도 어둡다. 올해 현대차 글로벌 판매 목표는 500만대로, 상반기 239만대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9% 줄어든 수치다. 내수시장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효과로 4.5% 올랐지만, 해외 시장은 1.8% 쪼그라들었다.

현대차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내수소비절벽 등을 감안해 조속히 노사협상을 마무리하고, 정상 산업활동을 재개해 위기를 이겨내자”며 노조측에 호소하고 있다.

이제 현대차 노조는 더 이상 사측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의 파업은 협력체는 물론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국내 생산성이 떨어지면, 고용이 불안해지고, 결국 그 파편은 노조원들이 맞게끔 돼 있다.

현실을 무시한 막무가내식 파업은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파업을 하더라도 ‘때’와 ‘상황’에 맞게 해야 지지를 얻는다. '툭 하면 파업'을 일삼는 현대차 노조의 무분별한 행태에 국민들도 지쳐있다.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열중한다는 인상 대신 산업역군으로서의 위상을 다시한번 회복해주길 기대한다.

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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