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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전 1승13패’ 민망한 롯데 과거 발언


입력 2016.09.27 12:18 수정 2016.09.28 10:15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롯데, NC 상대로 1승 13패 절대 열세

2014년부터 신생 NC보다 순위 뒤져

텅 빈 사직구장과 롯데의 'NC 공포증'. ⓒ 롯데 자이언츠 텅 빈 사직구장과 롯데의 'NC 공포증'. ⓒ 롯데 자이언츠

1승13패.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NC 다이노스 상대 전적이다.

2016 KBO리그 10개 구단의 상대전적을 모두 돌아봐도 이보다 더한 천적관계는 없다. 이정도면 ‘NC 공포증’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롯데는 지난 25일 마산 NC전에서도 0-1 패했다. 외국인 좌완 브룩스 레일리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이번엔 타선이 침묵했다. 이날 6개의 안타로 고작 3개에 그친 NC보다 두 배나 많은 안타를 기록하고도 영봉패를 당했다. 만루 찬스를 놓친 게 두 번, 선두타자 출루만 4번이나 됐지만 정작 주자를 단 한 번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이날 NC선발로 나서서 4승째를 거둔 구창모는 여드름도 가시지 않은 고졸 2년차의 신출내기 투수였다. 롯데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한 굴욕이 없었다.

역대 프로야구 사상 단일시즌 상대 전적 1승에 그친 경우는 4차례 있었다. 1986년 청보가 삼성에 1승 17패를 기록했고, 1993년 태평양도 해태(현 KIA)를 상대로 1승 17패에 그쳤다. 1999년 쌍방울은 OB(현 두산)에 1승 1무 16패로 크게 밀렸다. 가장 최근인 2003년에는 바로 롯데가 KIA를 상대로 1승 1무 17패를 기록했다.

이 팀들은 그해 포스트시즌에서 모두 탈락했다. 올 시즌 롯데도 61승 74패로 9위에 머물고 있어 가을야구 탈락이 유력하다.

그런데 NC와 롯데의 천적관계는 이전 사례들과 또 다른 의미에서 미묘하다. 청보, 태평양, 쌍방울 등은 모두 그 당시 최약체팀들이었고 상대는 삼성, 해태, 두산같이 리그를 호령하던 명문팀들이었다.

NC는 2013년 1군에 진입한 4년차 구단이다. 부산-경남을 연고로 하는 롯데와는 ‘낙동강 더비’로 신흥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NC가 1군에 진입할 때만 하더라도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한 구단이 바로 롯데였다.

심지어 롯데 수뇌부에서는 “대기업이 아닌 NC같은 기업은 매년 적자를 내는 프로야구단을 감당할 수 없다"며 "준비가 덜된 신생구단의 성급한 합류는 오히려 프로야구 수준을 하락시킬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로부터 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NC와 롯데의 위상은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공교롭게도 NC가 1군에 진입한 2013년 이후 롯데는 더 이상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준비 안 된 신생구단이라던 NC는 2년차인 2014시즌에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낸데 올해도 리그 2위에 올라 3년 연속 가을야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롯데는 NC가 1군에 진입한 2013년에만 5위로 8위에 그친 NC보다 앞섰을 뿐, 이듬해인 2014년부터는 한 번도 NC보다 높은 순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양 팀 간 승차는 18.5경기나 된다. 롯데는 올해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할 경우, 1992년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프로야구 역대 최장기간 무관 기록을 무려 24년째 이어나가게 된다. 현저한 상대 전적 열세에 이은 또 한 번의 굴욕이다. 짧지만 알찬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는 NC에 비하여, 롯데는 올 시즌도 달갑지 않은 흑역사를 쓰게 됐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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