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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 트라우마 최홍만, 모에게 ‘니킥’ 썼다면...


입력 2016.09.25 15:35 수정 2016.09.26 15:1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핸드 스피드 떨어진 최홍만, 카운터 보다 니킥으로 압박했어야

넘어질 각오의 니킥이라면 모도 큰 궤적의 펀치 휘두르기 어려워

[로드FC]최홍만이 마이티 모에게 KO패 당했다. ⓒ 연합뉴스 [로드FC]최홍만이 마이티 모에게 KO패 당했다. ⓒ 연합뉴스

로드FC 최홍만(36·프리)이 또 마아티 모(45·미국)에게 무너졌다.

최홍만은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열린 ‘XIAOMI 로드 FC 033’에서 마이티 모에게 1라운드 4분 06초 만에 KO패를 당했다.

최홍만 승리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마이티 모의 나이기 많기는 하지만 몸 상태나 최근 경기력에서 최홍만에게 확실하게 앞섰기 때문. 전성기에 비해 날카로운 맛은 떨어졌지만, 무시무시한 한 방 펀치는 여전했다. 스피드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동양권 헤비급 파이터들에게 밀릴 정도는 아니다.

헤비급에서 40대 중반의 모를 감당할 수 있는 한중일 파이터는 여전히 찾아보기 쉽지 않다. 동양권 선수들에게 모는 여전히 맷집과 펀치력이 좋고 빠르기까지 한 공포의 하드펀처다. 최무배(45·최무배짐)는 연전을 통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완패했다. 크로캅전을 앞둔 명현만(31·압구정짐)도 스탠딩 싸움에서 선전했지만 노련한 모는 레슬링으로 영역을 바꿔 승리를 따냈다.

최홍만은 여전히 불안했다. 데뷔전에서 마이너무대 출신 노장 카를로스 토요타(44·브라질) 압박에 손도 못쓰고 무너졌던 최홍만은 이후 루오췐차오(20·중국), 아오르꺼러(21·중국)를 꺾으며 연승을 달렸지만 급이 너무 낮은 상대들이다. 그런 상대들에게 오히려 밀리기까지 하며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그럼에도 마이티 모와의 대결을 기대했던 팬들은 꽤 많았다. 상대의 레벨을 떠나 연승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했고, 겉으로 보이는 몸 상태 역시 예전보다 나아졌기 때문이다. 또 모에게 1승을 거둔 전적도 있어 동기부여와 자신감의 결합으로 의외의 업셋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기대가 깔렸다.

하지만 최홍만은 졌다. 모를 상대로도 최홍만은 안고 있던 약점을 똑같이 드러냈다. 적극성과 전략 모두 아쉬웠다.

기량을 떠나 압도적 사이즈(218cm·160kg)의 최홍만을 상대로 웬만한 선수들은 파고 들어올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런 체격의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의 빈틈을 노려 많은 공격 기회를 찾아야 했다.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난타전 양상을 만들고, 작은 선수의 큰 궤적을 그리는 펀치를 유도하면서 빈틈을 노려야 했지만 최홍만은 그렇지 못했다. 마이티 모와의 경기에서도 빈틈이 보일 때 주먹을 넣기 보다는 주춤하거나 뒷걸음질 쳤다. 주먹이 들어오는 순간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리는 경우도 잦았다.

모는 호시탐탐 큰 펀치를 노렸는데 최홍만이 지나치게 소극적인 운영을 하다보니 쉽게 근거리로 들어서며 복부를 거듭 강타해 체력을 갉아 먹었다. 가뜩이나 부실한 최홍만의 가드는 더 내려왔고 안면이 노출되는 빈도가 많아 졌다. 결국, 마이티 모는 근거리에서 자신이 그렸던 펀치로 최홍만을 때려눕혔다.

[로드FC]최홍만이 마이티 모 펀치에 맞고 쓰러졌다. ⓒ 연합뉴스 [로드FC]최홍만이 마이티 모 펀치에 맞고 쓰러졌다. ⓒ 연합뉴스

최홍만의 전략도 아쉬웠다.

모를 상대로 최홍만은 카운터를 준비한 듯했다. 하지만 신체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기술적으로도 많이 밀리는 최홍만 입장에서 카운터를 노리는 전략은 효과적이지 않았다. 전성기 최홍만은 카운터를 노리는 타이밍에서 먼저 공격을 허용하더라도 맷집으로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다르다. 핸드 스피드가 떨어져 기회를 잡아도 카운터를 꽂기 어렵고, 그 과정에서 공격에 당하기라도 하면 당황해 허우적거린다.

파워가 떨어진 최홍만 입장에서 가장 파괴력 있는 무기는 어쩌면 니킥일 수도 있다. 완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최홍만 같은 체격의 선수가 가하는 니킥이 충격은 공포 그 자체다. 가드 위로 들어간다고 해도 상대가 느끼는 압박은 어마어마하다. 넘어질 것을 각오하고 자신 있게 니킥을 가했다면 제아무리 마이티 모라고 해도 쉽게 큰 궤적의 펀치를 휘두르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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