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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EPL 우승' 살 수 있나


입력 2016.09.25 00:29 수정 2016.09.25 08:4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10년간 이적료 지출 상위권팀이 우승 독식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 우승으로 더 치열해진 영입전

지난 시즌 깜짝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시티. ⓒ 게티이미지 지난 시즌 깜짝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시티. ⓒ 게티이미지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 펼쳐지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는 지구 최대의 축구 시장으로 불린다.

성적은 둘째 치고 프리미어리그의 많은 구단들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이른바 지구급 인기팀이며, 아스날과 리버풀은 동남아시아에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오일머니’를 끌어안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중동과 북미 대륙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았고, 첼시와 토트넘도 글로벌화가 구단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천문학적인 중계권료가 각 구단들에 주어지고 이로 인해 많은 수입을 올리다 보니 프리미어리그는 이적시장의 중심이 아닐 수 없다. 빅클럽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수집하고, 중소규모의 클럽들도 막강한 자금력으로 이적시장에서 아낌없는 지출을 하고 있다.

축구는 물론 프로 스포츠에서 최근 대두되는 화두 중 하나는 바로 ‘돈으로 우승을 살 수 있나’의 여부다.

스포츠계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게 오래지 않은 데다 많은 팬들은 여전히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그림을 좋아한다. 이렇다 보니 ‘돈으로 우승 살 수 없다’에 한 표를 던지기 일쑤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지난 10년간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적료를 지출한 팀은 맨시티로 무려 약 11억 4000만 유로(약 1조 4091억 원)를 퍼부었다. 중동의 부호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가 팀을 인수한 뒤 축구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큰 돈을 퍼부은 맨시티는 리그 2회, FA컵 1회, 리그컵 2회 등 모두 5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 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품은 맨시티의 눈은 UEFA 챔피언스리그로 향하고 있다.

두 번째로 많은 돈을 지출한 클럽은 첼시다. 첼시는 8억 9910만 유로(1조 1114억 원)를 썼는데 리그 4회, FA컵 4회, 리그컵 2회, 유럽 클럽대항전 2회 등 10번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

4위에 오른 맨유(9776억 원)는 비교적 효율적으로 돈을 쓴 팀이다. 최근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판 할 체제에서 많은 돈을 지출했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만 하더라도 적은 돈으로 많은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맨유는 첼시에 이어 9번의 우승(리그 5회, FA컵 1회, 리그컵 2회, 챔피언스리그 1회)을 차지했다.

꾸준하게 이적시장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리버풀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아직까지 리그 우승 경험이 없고, 10년간 들어 올린 트로피는 2개(리그컵 1회, UEFA 챔피언스리그 1회)가 고작이다.

지난 10년간 EPL 이적료 최다 지출 및 우승 횟수. ⓒ 데일리안 스포츠 지난 10년간 EPL 이적료 최다 지출 및 우승 횟수. ⓒ 데일리안 스포츠

잉글랜드 클럽들에 한 시즌 주어지는 우승 트로피는 모두 5개(리그, FA컵, 리그컵,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로 10년 기간이면 50개 수집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이적료 지출 1~6위 팀(맨시티, 첼시, 리버풀, 맨유, 토트넘, 아스날)이 가져간 개수만 무려 29개에 달한다. 여기에 잉글랜드 내 대회만 따진다면, 30개 중 25개를 독식했다. 결국 돈을 많이 쓴 팀의 우승 확률이 높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도 축구팬들이라면 언제나 이변을 바란다. 절정은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의 EPL 우승이다.

레스터 시티는 지난 10년간 1억 1468만 유로(약 1416억 원)를 썼고, 이는 잉글랜드 클럽 중 21위에 하당한다. 그럼에도 레스터 시티는 큰 손들을 모두 제치고 EPL 우승을 차지한 6번째 팀(맨유, 첼시, 아스날, 맨시티, 블랙번)으로 역사를 아로 새겼다.

올 시즌에는 맨시티와 맨유, 첼시, 아스날 등 4개 클럽이 1억 유로 이상의 거액을 지출했다. 혼돈이었던 지난 시즌에 대한 우승 아쉬움을 풀기 위해 치열한 영입 전쟁이 펼쳐진 결과였다. 과연 돈은 우승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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