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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불어오는 세대교체론, 50대 기수론 점화?


입력 2016.09.22 10:13 수정 2016.09.22 10:15        문대현 기자

YS-DJ의 40대 기수론에 이은 세대교체 바람 가능성과 우려 뒤섞여

차기 대통령 선거가 1년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며 각 당의 후보군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남경필(경기도), 안희정(충청남도), 원희룡(제주특별자치도) 등 50대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한 세대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차기 대통령 선거가 1년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며 각 당의 후보군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남경필(경기도), 안희정(충청남도), 원희룡(제주특별자치도) 등 50대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한 세대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차기 대통령 선거가 1년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며 각 당의 후보군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남경필(경기도), 안희정(충청남도), 원희룡(제주특별자치도) 등 50대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한 세대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내걸었던 40대 기수론이 이번엔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회·안보 등 모든 분야를 리빌딩해야 한다"며 변화를 외쳤다. 1965년생의 남 지사는 모병제와 수도이전 등 파장력이 강한 이슈몰이를 통해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경기도의 연정, 공유적 시장경제를 내세우며 '차세대 리더십'을 갖춘 자는 자임하고 있다.

야권에서 떠오르고 있는 안 지사는 남 지사와 동갑내기로서는 최근 한 공개석상에서 "동교동도 친노도, 친문도 비문도 뛰어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고 1964년생의 원 지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맞추어 생존 가능한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스마트 국가 건설'을 주장하며 대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몇 달 새 부쩍 떠오르며 주자로서의 몸집을 키우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도 64년생이다. 그는 최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출마에 대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대선 레이스 합류를 선언했다. 이 시장은 '청년배당' 이라는 이슈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경우 이들보다는 나이가 많은 61년생이지만 반기문 UN 사무총장(1944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953년생), 박원순 서울시장(1956년생)보다는 젊은 편에 속한다. 오 전 시장은 꾸준히 강연정치를 하면서 언론에 모습을 비추고 있다. 그는 공정과 상생을 외치며 국가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위 거론한 인물들은 모두 50대라는 점과 함께 지방자치의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공직 사회를 혼자 만의 힘이 아닌 주변 관료들과 동지적 입장에서 효율적으로 이끌어 가는 경험은 지방자치단체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이들의 경쟁력은 적지 않다. 이들은 이런 장점을 바탕에 두고 젊은 이미지까지 더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 잡으려 하고 있다.

40대 기수론 바람 거셌던 7대 대통령 선거, 이번엔?

젊은 후보자들의 돌풍을 일으켰던 기억을 돌이켜보면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11월 8일 김영삼 신민당 원내총무(당시 44세)는 7대 대통령선거에 나설 신민당 후보지명에 출마할 것을 선언했다. 당시 그는 △5·16군사쿠데타로 등장한 현 집권세력의 평균 연령이 야당보다 훨씬 젊고 △야당은 지도자들의 노쇠로 두 차례 평화적 정권교체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40대 기수론'을 내세웠다.

여기에 같은 당 김대중 의원(당시 45세)과 이철승 의원(당시 48세)도 뒤따라 출마를 선언하며 후보지명전은 40대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이후 1970년 9월 29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김 원내총무는 최다득표를 차지했으나 과반을 얻지 못해 2차 투표로 연결됐고 여기에서 결국 김대중 의원이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김 의원은 본선에서 3선 개헌을 통해 출마한 박정희 후보를 상대했지만 539만 5900표를 얻는데 그쳐 634만 2828표의 박 후보에게 졌다. 비록 목적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YS(김영삼)와 DJ(김대중)이 가져 온 40대 기수론이 가져온 바람은 거셌다. 당시 국민들은 젊은 패기를 표출하는 이들에게 열광했다.

남 지사 등 지자체장 출신 후보군들은 아마도 이 때를 떠올리며 속으로 '50대 기수론'을 외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캐나다에선 43세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탄생했고 미국에선 폴 라이언이 최연소 하원의장에 올랐다. 과테말라에선 46세 지미 모랄레스 대통령이 배출됐다. 이처럼 국경을 넘어 불어오는 젊은 정치인 바람에 한국도 편승하길 바라는 마음을 남 지사 등은 바라고 있을 거란 추측이다.

정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국민들이 정치권에 보내는 시선은 싸늘하다. 이는 기존 정치권에 싫증을 갖고 있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과감한 추진력을 갖고 혁신적 리더십을 보여줄 젊은 인물이 부각된다면 국민들이 호응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큰 바람으로 번질지는 의문이다. 우선 대선 지지도에서 이들은 모두 5% 안팎의 저조한 기록을 보이고 있고 오 전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에게는 지자체장 임기 중 출마하는 것에 국민들이 거부감을 보일 수도 있다. 또한 당내 기반이 취약하며 '아직 대통령감까지는 아니지 않나'하는 일부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한 정치평론가는 21일 '데일리안'에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는 단순히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젊은 정치인이면 당연히 새로운 바람과 효과를 창출해낼 것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 세대 교체 바람이 태풍이 될 지 중간에 소멸할 지는 각 개인마다 어떤 콘텐츠를 내놓는 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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