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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성공시키고 싶다고? 대학 보내지 마라


입력 2016.09.04 09:34 수정 2016.09.04 09:34        김태규 명리학자

<호호당의 세상읽기>1%가 아니라면 고졸 출발이 백번 유리

ⓒ데일리안DB ⓒ데일리안DB
고등학교 마치고 군복무 후 22세 무렵 생활전선에 나서서 허드렛일을 시작할 것 같으면 월수가 대략 180이다. 여성의 경우 조금 더 적다.(‘만원’이란 단위는 생략한다.)

가진 기술이 없으니 심부름하고 물건 들어 나르고 하는 일에서 시작해서 10년 정도 하다보면 한 달에 대충 280은 된다. 그 사이에 기술이 생기고 숙련도가 생긴 까닭이다.

대학가는 코스를 생각해보자. 군복무하고 인문계 대학을 마치고 취준생 혹은 공시족 등을 거쳐 32 살 무렵 어지간한 기업에 취업이 되면 월 280 정도 받는다.

고졸로 사회 경력을 출발한 이는 처음의 180에서 출발해서 280이 되니 평균 월수입은 230인 셈이고 이를 10년간 계산해보면 2억7600이 된다.

반면 두 번째 코스의 경우 학비와 학원비 스펙 쌓는 비용 등등을 감안하면 10년 사이에 대력 1억3천 정도는 너끈히 든다.

32세 무렵 고졸로 출발한 코스와 인문계 대학에 진학한 코스를 비교하면 앞뒤 합쳐서 4억6백이란 커다란 차이가 나온다. 그냥 4억이라 하자.

가령 두 코스 모두 그간의 학비와 생활비와 용돈 등을 부모가 부담했다고 한다면 차이가 4억이란 얘기이다. 수도권 아파트 한 채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것을 일종의 경주 즉 레이스라 여기고 생각해보면, 처음 10년 사이에 생겨난 4억의 갭을 대졸자가 따라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실이다. (일단 이 대목에서 일류 대기업에 취업한 경우는 조금 뒤에 얘기하기로 한다.)

웬만한 기업에 대졸자로 취업한 인문계 출신의 젊은이가 고졸로 사회경력을 시작한 젊은이를 추월한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대졸 취업자가 그나마 나은 점이 있다면 고졸 경력자는 현장에서 다소 험한 일을 하는 것에 반해 책상에서 컴퓨터 자판을 만진다는 차이점이 사실상 전부이다.

다시 10년이 지났다고 해보자.

어지간한 중소기업에 취업한 대졸 젊은이의 경우 정말 대단히 성실하고 능력이 있지 않으면 42세 무렵이면 그 사이에 직장도 여러 번 옮겨 다녔을 것이며 그러다가 더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결과 치킨집 하거나 그도 아니면 택시하게 된다. 치열한 경쟁의 치킨집이니 경영능력은 물론이고 자기 자본이 든다는 점에서 위험성도 크다. 회사택시야 자본이 들지 않지만 그게 또 어디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택시를 사서 한다 해도 길을 익히고 안전하게 영업하기까지 거쳐야 할 고초가 대단하다.

하지만 고졸로 시작해서 일을 하다보면 어느새 기술이 몸에 배어있다. 배관공이나 에어컨 기사, 자동차 정비기사 등등 말이다. 이런 사람들이 42세 무렵이면 평균 수입이 월 400은 된다.(물론 월에 1000 버는 이들도 있지만 말이다.)

웬만한 기업에서 대졸자로 시작한 남자도 월 400 정도는 되는 경우가 많지만 문제는 경력을 이어가기가 너무나도 어렵다는 점이 있다. 반면 기술을 가진 자는 일을 하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사실상 독립한 1인 기업이라 볼 수 있다.

42세에 이르러 기술을 가졌기에 배짱 편하게 1인 독립기업으로 일하는 것과 여차하면 정리되어 치킨집이나 택시 하는 것은 수입 면은 차치하고서라도 마음고생이란 측면에서 실로 엄청난 차이가 난다.

42세 무렵에서 비교할 것 같으면 대학 마치고 이런저런 준비하고 공시족하다가 포기하고 취업하는 코스가 그냥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처음부터 고생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성이 크고 돈도 많이 깨지고 수입 면에서도 전혀 나을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42세 중년의 나이에 치킨집이나 택시할 것 같으면 사실상 인생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따지고 보면 대학을 처음부터 나올 이유가 하등 없었다는 점이다.

(지금 내가 치킨집이나 택시를 언급한다 해서 혹시 오해는 없으시길 바란다. 먹고 사는데 있어 귀천은 없는 법이니 말이다. 다만 애당초 치킨이나 택시를 했다면 훨씬 나았을 것이란 얘기이다.)

이제 언급하지 않은 얘기를 하자.

대학 마치고 나름 준비를 한 결과 마침내 32세 무렵 대기업에 입사한 경우가 있다. 이런 젊은이들은 처음에 대략 350 정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처음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든 친구에 비해 4억을 밑지고 시작하는 셈이다.(해외 유학까지 했다면 최소한 5억 이상 차이가 난다.)

42세에 이르러서도 그런대로 대기업에 잘 다니고 있을 경우 월수입은 좋게 쳐서 평균 600 정도가 된다. 분명히 고졸보다 나은 편이긴 하지만 향후가 문제이다. 임원 승진에 실패할 것 같으면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기게 될 공산이 크다. 그럴 경우 평균 월수입이 당연히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고졸로 사회경력을 시작해서 탄탄한 자신의 기반을 구축한 이와는 사실 못 하다고 할 수 있다. 직업적 안정성이 훨씬 떨어진다. 여전히 월급쟁이 신세이기 때문이고 고졸 친구는 독립기업체의 시장님이나 같으니 그렇다.

물론 명문대와 유학까지 마친 뒤 대기업에 들어가서 승승장구할 경우 정말이지 잘 하면 연봉 수십억의 최고급 월급쟁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게 확률적으로 얼마나 되겠는가? 사실 이는 예외 케이스라 하겠다.

근본적인 문제는 대기업에 취업하려면 수능시험 볼 당시부터 성적이 전체 1% 안에는 들어야만 할 것이며 서울의 나름 명문대는 기본이라 하겠다. 물론 유학까지 다녀올 경우 그로 인한 비용 부담은 훨씬 클 것이고 그렇다.

따라서 결정적인 문제는 고졸 당시에 이미 1% 안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좋게 말하면 출발부터 일종의 ‘챔피언스 리그’에 들어야 한다.

인문계 대졸자 얘기를 했지만 이공계라면 사정은 좀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수능 당시 2~3% 안에서 출발하지 못했다면 크게 좋을 것도 사실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 지방대학 시쳇말로 ‘지잡대’ 출신이라면 사실 고졸로 출발한 사람보다 수입이나 안전성 면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거의 99%라고 하겠다.

예체능계 대학 출신이라면 아예 언급의 대상이 아니다. 여성인 경우 시집 잘 갈 가능성을 빼놓고선 그게 좀 그렇다. 남성의 경우 기껏 잘 된 케이스가 사립대학 체대 나온 뒤 태권도 도장 하면서 노란 버스에 아동들 태우고 다니는 정도이다.

참 잔혹할 정도의 현실적인 얘기를 지금 나는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내 자녀가 1% 안에 들어갈 것 같지 않다면, 설령 1%에 든다 해도 사실 보장도 없지만 아무튼 대학 가는 것은 고졸로서 사회경력을 시작하는 이보다 못할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

오늘날 실정은 4년 대학 마치자마자 바로 괜찮은 기업에 취업하지 않을 것 같으면 고졸로 사회경력을 시작하는 무조건 손해 본다 여기면 정답이다.

나 호호당은 이런 계산을 벌써 10년 전부터 하고 있었다. 그래서 수시로 대학 보내지 말라는 얘기를 해왔다.

편히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 만나면 ‘왜 대학 가야 하는데? 1% 안에 들기는 해? 아이 장래를 생각할 것 같으면 기술 배우라고 해, 기술’, 처음부터 고생하는 게 나중을 보면 훨씬 좋아, 하면서 힐난조로 얘기해왔다.

남들이 다 보내고 있으니 내 자식도 보낸다. 그러다 보면 어떻게 되겠지, 에라 모르겠다, 부모 된 도리 운운하면서 불안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우리 부모들은 그간에 대학에 돈 바치느라 저축해놓은 돈, 노후 자금도 마련하지 못했다. 확률 없는 게임 다시 말하면 도박을 해온 셈이다.

대학 이상의 학교를 마친 자에겐 또 다른 약점이 생긴다. 이왕 시작한 거 계속 노골적으로 말을 하면 대학물을 좀 먹다 보니 나름 비판정신이 생긴다는 점인데 이게 사실 문제가 될 수 있다.

처지가 어려워지면 사람이 자신을 탓할 순 없으니 사회 현실이 이러니저러니 하면서 불만만 많아지고 결국 자괴감에 빠진다. 더하여 어설프게 고상해 보이는 인문학 같은 것까지 맛을 보고 나면 더욱 그렇다, 실로 대략난감이다.

이거야말로 최근 젊은이들이 말하는 ‘희망고문’의 시작이다. 안 될 것 같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면서 희망을 가져보기에 더욱 괴로운 것 말이다. 오늘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이유 역시 최근 대학생들 그리고 취준생들, 또 공시족들을 대하노라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만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모들은 돈 잔뜩 들여서 대학교육 등등을 마치게 했는데 허송세월 한다고 부담까지 팍팍 주고 있으니 젊은 청년들이 어디 사는 맛이 나겠는가 말이다. 헬 조선이란 말 역시 공연한 말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 부모들이여 자녀들 탓할 게 아니다, 그렇게 만든 것은 바로 당신들이라는 사실이다. 요즘 젊은 것들은 나약하고 의지가 없다면서 비판하는 멍청한 ‘꼰대’들도 많은데, 그들을 나약하고 의지 없게 만든 사람들 역시 바로 꼰대 당신이다.

그에 반해 고졸로 사회 경력을 시작한 사람들은 그런 면이 훨씬 덜하다. 이미 세상의 험한 맛을 어려서부터 겪은 터라 현실을 그냥 받아들이고 그 결과 오히려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결국 고졸자로서 시작하느냐 대졸자로서 시작하느냐의 차이는 처음에 고생을 많이 하느냐 아니면 조금은 더 적게 하느냐의 차이로 압축이 되고 나중에 보면 수입 면에서 고졸자가 대부분 유리하고 안정성도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전 국민이 합심해서 대학들만 배 터지게 해준 셈이다. 그런데 대학들은 재정상태가 시원치 않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그 많은 돈 받아서 어디에 썼는지 실로 궁금하다. 흔히 하는 말처럼 건물 짓고 그 과정에서 비자금으로 빼돌린 것도 같으니 말이다.

사람이 어디 한 번 속지 두 번 속겠는가.

대학은 철저하게 실패했고 이제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계산서가 나왔다. 그러니 대거 정리되고 통폐합의 길, 구조조정의 때가 곧 시작될 것이다. 결국 많아야 2~3%의 학생들만 대학에 진학하는 시대가 올 것인데 실은 그게 정상이라 하겠다.

며칠 사이 비오고 바람이 분다, 미처 남아있는 여름의 패잔병들에 대한 소탕작전인 것 같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www.hohodang.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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