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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부산' 간 안철수, 코드는 겸손·경청·공감


입력 2016.08.31 06:02 수정 2016.08.31 06:03        부산 =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상대적으로 인지도 낮은 PK 고려한듯 '경청'

지역위원장의 총선 스토리엔 "뭉클했다"며 눈시울 붉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부산을 방문해 국민의당 영남 지역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은 기념촬영하고 있는 안 전 대표와 지역위원장의 모습.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부산을 방문해 국민의당 영남 지역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은 기념촬영하고 있는 안 전 대표와 지역위원장의 모습.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상대적으로 인지도 낮은 PK 고려한듯 '경청'
지역위원장의 총선 스토리엔 "뭉클했다"며 눈시울 붉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30일 '고향' 부산을 찾았다. 안 전 대표는 'PK를 전략적으로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정치인의 시각으로 표를 계산하는 것 때문에 국민이 분노한다"고 말했다. 최근 또 다른 야권 대권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호남에서는 안정적으로 득표할 수 있기 때문에 PK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을 찾아 당 여성위원회 강연, 영남지역 기자 간담회, 국민의당 영남 지역위원장들과의 면담 등 공식 일정과 부산고 동기회 등 비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일정내내 '겸손', '경청', '공감'에 코드를 맞춰 고향과 스킨쉽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영남지역 기자 간담회에서 '부산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부산 정신'에 대해 "망망대해에 주눅들지 않고 용기있게 새 길을 찾는 콜롬버스와 마젤란의 정신"이라며 신당을 창당한 자신과 닮아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퇴화하고 있는 부산의 경제를 언급했다. 그는 "부산 경제가 쪼그라들고 있다"며 △해양산업 △물류산업 △부산영화제를 중심으로하는 컨텐츠산업 △관광산업 등 4대 산업에 집중해야한다고 맞춤형 성장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새로 선출된 추미애 더민주 대표가 최근 부산토론회에서 '3자대결에 충분히 이길수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 "건방진 표현"이라며 "열심히 말씀드리고 겸허하게 국민께 심판받아야한다"고 말했다. 부산을 놓고 경쟁하는 또 다른 대권후보인 문 전 대표와 더민주를 '건방지다'고 몰고, 자신은 '겸허하게 심판받는다'는 겸손을 보였다.

이어 자유롭게 좌담회 형식으로 이루어진 간담회에서는 '경청'에 코드를 맞췄다. 간단하게 '현장 전문가에게 듣겠다'고 모두발언만 마친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모인 17명의 영남지역 위원장의 말을 들었다. 지역위원장들은 각자 지역의 시급한 현안은 물론 지난 총선기간 '불모지'에 가까웠던 영남지역에서의 고군분투, 총선 이후 당의 미흡한 지원 등을 자유롭게 발언했다.

지역위원장들의 발언 내내 안철수 전 대표는 그 내용들을 메모지에 꼼꼼히 메모했다. 지역위원장들의 발언에 박수치고 고개를 끄덕이고 총선때 열악했던 이야기에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눈시울을 붉힌 이유에 대해 "사익보다 공익을 위해 본인을 희생하신 분들이 여기 많이 계시다. 뭉클했다"고 답했다. 지역위원장들이 당원 모집의 어려움을 토로할땐 "불러주시면 제가 어깨띠를 메고 같이 다니겠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제 일처럼 기쁘게 하겠다"고 말했다.

약 45분 간의 지역위원장들의 발언을 경청한 안 전 대표는 "지금 해주신 말씀이 바로 현장의 목소리"라며 "부산, 울산, 경남에서 해결해야하는 중요한 현장의 목소리가 이 짧은 미팅에서 전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역의원들은 이미 (현실을) 다 파악하고 있을텐데 해결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급한 일도 안하는 국회를 대신해 국민의당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PK 지역에서 5석을 획득하며 'PK는 여당의 텃밭'이라는 인식을 깨뜨리고 일정 지분을 형성한 더민주를 향해서도 "더민주가 총선을 통해 원내 1당이 됐다고 하지만 정당득표는 꼴지였다. 부끄러워해야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안철수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를 상대적으로 지지기반이 약한 PK 지역을 향한 안 전 대표만의 전략으로 평가했다. 야권 대권주자로 경쟁하며 PK에서 자신보다 앞서가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가 자신감을 보이는 것과 대조되는 겸손한 자세로 PK에 구애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날 안 전 대표는 첫 일정이었던 강연을 제외하고는 행사에서 발언의 주체가 아니었다. 지역 기자단과의 간담회 모두발언 역시 이틀전 호남 기자간담회에서의 그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절제됐고, 지역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는 아예 45분간 '경청'했다. 그러나 정치인의 덕목이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고 사람들을 그것에 동감토록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안 전 대표는 공식 일정외에 모교인 부산고 동기들과 만나는 비공식 일정도 소화하는 등 '고향' 민심 공략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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