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호 출범 20여일, 당직 개편은 언제쯤?
핵심 당직 인선 늦어지자 내부에선 불만 나오기도
여전히 신중한 이 대표 "긴 템포로 천천히 해나갈 것"
핵심 당직 인선 '하세월'…내부에선 불만 나오기도
여전히 신중한 이정현 "긴 템포로 천천히 해나갈 것"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20여 일이 넘도록 당직 인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당초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불만에는 응답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군다나 한발 늦게 취임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취임 이튿날부터 '속전속결 인사'를 선보이고 있다.
이 대표 출범 이후 현재까지 단행한 당직 인선은 지난 12일 당대표 비서실장과 부실장에 각각 재선의 윤영석 의원과 홍범식 변호사(서울 노원을 조직위원장)를 선임한데 이어 새롭게 신설한 국민공감전략위원장과 디지털정당위원장에 김성태 의원(비례)과 주대준 전 카이스트 부총장(경기 광명을 조직위원장)을 임명한 것이 전부다.
사무총장, 지명직 최고위원, 전략기획부총장, 홍보기획본부장, 여의도연구원장, 인재영입위원장, 대변인 등 이른바 핵심 당직 인선은 '하세월'이다. 반면 지난 27일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추 대표는 29일 당 사무총장으로 안규백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윤호중 의원을 선임했다. 취임 이튿날 신창현·윤관석 의원을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한 직후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느지막한 인선에 대해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 앞서 2014년 김무성 전 대표 체제 하에서도 당직개편은 대표 취임 후 25일 만에 이뤄져 '하세월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지적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발표된 당직인선에서는 평소 소장파로 불리며 당 쇄신을 이끌어가던 인사는 찾아보기 힘들어, 김 전 대표가 전대에서 강조한 건강한 당청관계와 보수혁신, 대탕평을 상징하기에는 특징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결국 '긴 시간'이 '최선의 답'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첫 대변인은 지상욱 의원과 김현아 의원이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김희옥 비대위원장이 선임했다. 하지만 지 의원이 지난 9일 열린 전당대회 직후 사의를 표명해 김 의원이 혼자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5일간은 김 대변인마저 국토교통위 명목의 해외 출장을 떠나면서 대변인 공백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분간 사무총장직을 유임하게 된 박명재 의원에 대해서도 잡음이 나왔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박 사무총장이 공천제도 개정과 관련한 당무보고를 하자 "그렇게 통보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박 총장은 "당헌이 개정된 통과된 사안"이라며 "당헌 개정돼 후속조치인 당규 사안에 대해 말한 거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의원은 "소수라 밀려서 그런 건데 그 부분이 완벽하지 않다"며 재차 불만을 표했다.
한 당직자는 본보에 "왜 이렇게 당직 인선을 늦추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하면서도 "당 지도부가 친박계로 장악돼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섣불리 원외 인사 등 비주류를 인선하기에 부담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당 관계자는 "3선이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당직을 맡길 만한 인물을 아직까지 찾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같이 추측이 난무함에도 이 대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앞서 당 비대위가 있었기 때문에 당직 인선이 확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일절 당직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고 예고도 하지 않을 것이며 지금처럼 아주 긴 템포로 천천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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