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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바클리’ 이승현, 대표팀에서도 기둥


입력 2016.08.30 15:06 수정 2016.08.30 15:11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튀니지와 평가전 더블-더블 맹활약...대표팀 승리 주도

신장 열세에도 영리한 위치선정, 적극적인 몸싸움 돋보여

이승현 ⓒ KBL 이승현 ⓒ KBL

‘한국판 바클리’ 이승현이 국가대표팀에서도 기둥으로 올라섰다.

이승현은 29일 잠실실내체육관서 열린 남자농구 한국-튀니지의 평가전에 출전해 더블(14점)-더블(14리바운드)을 달성, 65-59 승리를 이끌었다.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팀내 최다 기록.

‘FIBA 랭킹 23위’ 튀니지는 엔트리에 신장 2미터 이상의 선수만 8명이 포진한 장신 군단이다. 팀 평균신장 197.5cm로 이승현의 신장(197cm)보다도 더 크다. 하지만 이승현은 농구가 키로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듯, 영리한 위치선정과 적극적인 몸싸움을 앞세워 효율적으로 골밑을 장악했다.

상대적으로 높이에서 열세인 한국은 스피드를 활용한 속공과 외곽포가 주요 공격루트였지만, 3점슛을 33개나 던지고도 8개만 꽂히는데 그칠 만큼 성공률(24%)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승현은 골밑에서 적극적인 리바운드와 박스아웃를 통해 튀니지의 장신들을 저지했고, 그 덕에 한국은 높이 열세를 최소화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이승현은 이날 공격 리바운드만 6개나 잡으며 한국의 공격시간을 늘리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이승현은 팀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는 직접 중거리슛을 넣었고, 상대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역시 착실하게 성공시키며 소금 같은 활약을 펼쳐졌다.

이승현은 지난 시즌 고양 오리온의 우승을 이끌며 KBL 최고의 선수로 올라섰다. 빅맨으로서는 크지 않은 신장에도 탄탄한 기본기와 성실함을 앞세워 상대팀의 정통센터나 외국인 선수까지 막아냈다.

아마 시절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지만 프로에서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빅맨으로서는 키가 작고, 스윙맨이 되기에는 슛과 스피드가 부족해 어정쩡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이승현은 오리온과 국가대표팀에서 모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승현은 지난 2015년 아시아선수권부터 본격적으로 성인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비록 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이승현을 건졌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대회 기간 내내 대표팀에서 발군의 활약을 선보였다. 김종규-이종현 등 주전 빅맨들을 제치고 이승현의 활약이 더 돋보였을 정도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현재 연이은 부상자 속출과 프로-아마 최강전 중복 출전까지 겹치며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지 못했다. 이승현도 체력적으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어려운 분위기에서도 씩씩하고 성실한 플레이로 기복 없이 자기 몫을 하는 이승현같은 선수들이 있어 튀니지를 상대로 값진 승리로 건질 수 있었다.

선수들이 아직 손발을 맞춰가고 있는 상황에서 큰 자신감을 안겨줄 승리였다. 나이는 젊지만 세대교체가 잔행 중인 대표팀에서 이승현이 어느덧 없어서는 안 될 기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판이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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