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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플랫폼론? 정계개편, 명분이 안 보인다


입력 2016.08.30 05:41 수정 2016.08.30 17:43        장수연 기자

원내 1당 쪼개질 가능성 낮은데다 단순 모이는 방식으론 한계

당 관계자 "없던 비주류 구심점 갑자기 생길 리 없지 않겠나"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전 상임고문이 지난 2015년 11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전 상임고문이 지난 2015년 11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왼쪽)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데일리안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왼쪽)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데일리안

원내 1당 쪼개질 가능성 낮은데다 단순 모이는 방식으론 한계
당 관계자 "없던 비주류 구심점 갑자기 생길 리 없지 않겠나"

새누리당은 '친박', 더불어민주당은 '친문' 등 제 1, 2당의 신임지도부가 주류의 완승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비주류 진영을 중심으로 정개개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년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제 3세력이 이끄는 정계개편의 수준이 최대 변수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명분이 없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된다. 원내 1당인 새누리당이 쪼개질 가능성이 크지 않을 뿐더러 선거에서 패한 비주류들이 모이는 방식의 정계개편으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이야기되고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새누리당 비박계, 더민주 비주류, 국민의당이 힘을 합치는 '제3지대론', 더민주 비주류와 국민의당이 헤쳐모이는 '야권 정계개편', 여야 모든 비주류가 국민의당에 둥지를 트는 '중간지대 플랫폼' 등이다. 이밖에도 국민의당이 충청권으로 발을 넓히는 '제2의 DJP연대'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김종인 더민주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의 행보도 여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제3지대론은 여야에서 친박계와 친문계를 제외한 세력들이 기존 정당을 벗어나 헤쳐 모이자는 것이다.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 온 김 전 대표는 제3지대론과 플랫폼론을 내세워 정계개편에 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최근 손 전 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야권 주자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와도 만났다.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제3지대에서 정계개편을 하자는 주장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은 중도개혁세력과 대권 잠룡들이 모이는‘둥지’역할을 자임하며 '중간지대 플랫폼론'을 내세우고 있다.‘제3지대 세력 연대·통합'은 어디까지나 국민의당이 주축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지원 위원장은 지난 27일 손 전 고문을 만나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경선을 통해 정권 교체의 기틀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하며 국민의당 중심의 제3지대론에 불을 지폈다. 안 전 대표도 28일 광주 기자간담회에서 “활짝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고 말해‘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의 정개개편이 당장 현실화될 것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우선 명분이 없다. 중도실용주의나 지역구도 극복 등을 내세우지만 국민적 공감을 얻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새누리당이든, 더불어민주당이든 전당대회에서 심판을 받겠다고 공언한 사람들이었지만 실제 선거에서 패함으로 심판을 받은 격"이라며 "주류 측을 흔들 명분이 있을 때 나서야지 아무런 카드도 없는 상황에서 총대를 메고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계개편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원내 제1당인 새누리당이 쪼개져 제3지대를 주도할 인물이 나와야 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도 낮다. 탈당과 동시에 새누리당 고정지지층인 유권자 35%와 등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결심이 쉽지 않다. 무엇보다 제3지대에서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 이전부터도 여권 내 비주류의 구심점이 없었는데 갑자기 생길 리가 없지 않겠나"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당장 여권 내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9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탈당은 없다"며 당 밖 제3지대 합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남 도지사는 정계개편 시나리오에 대해 "나는 '주인이 왜 다른 데를 가느냐'고 한다. 우회하고 싶지 않다"며 "새누리당을 변화시키는 게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도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당내 비주류의 이탈 가능성에 대해 “그 대선 경선 과정을 많은 후보군들이 함께 치열하게 경쟁을 치러가면서 대선후보 결정과정이 전개된다면 비주류의 이탈은 있을 수가 없고 비주류가 이탈한다 하더라도 큰 힘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전해철 더민주 신임 최고위원 역시 같은 라디오에서 "제3지대 개편 등 이야기들은 정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국민들이 염원하는 대선 승리 정권교체에도 적절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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