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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영 사의 표명이 끝이 아니다? 드라마의 결말은...


입력 2016.08.29 20:42 수정 2016.08.29 20:49        문대현 기자

"'부패 기득권 세력' 입증 위해 다른 폭로 준비" 전망에

조선일보의 반격설과 언론계 사정정국 돌입할 가능성도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홍보대행사) 대표가 포함된  대우조선해양의 유력 언론인 외유성 호화 출장 의혹과 관련해 유력 언론인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실명을 밝히며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추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의 반론에 대해 반박하며 “당시 여행에는 특히 초호화 요트, 골프관광은 물론이고 유럽 왕복 항공권 1등석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홍보대행사) 대표가 포함된 대우조선해양의 유력 언론인 외유성 호화 출장 의혹과 관련해 유력 언론인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실명을 밝히며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추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의 반론에 대해 반박하며 “당시 여행에는 특히 초호화 요트, 골프관광은 물론이고 유럽 왕복 항공권 1등석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의 '초호화 여행'을 연일 비난하고 나선 가운데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흘러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제가 점점 더 불거지자 송 주필은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26일 유력 언론인의 대우조선해양 로비 의혹을 밝힌 김 의원은 29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언론인의 실명을 밝히며 "초호화 요트 관광이 있었다"고 추가 폭로했다.

김 의원은 "(송 주필이) 초호화 요트, 골프 관광에 유럽 왕복 항공권 일등석도 회사로부터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요트를 빌려서 나폴리에서 카프리를 거쳐서 소렌토까지 운행했다. 이를 하루 빌리는 돈이 2만 2000유로, 당시 환율 기준으로 한화 3340만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반 시민들의 연봉 수준의 돈을 하루 요트 빌리는데 사용했다"며 "회사에서 방만 경영으로 나중에 회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형편인데 언론인으로 이를 꾸짖지는 못 할 망정 호화판 향응에 주인공이 되었다.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최초 폭로가 있은 뒤 송 주필은 경영기획실을 통해 △자신이 전세기를 이용한 거리와 인원을 환산하면 200만 원대의 항공료에 불과하며 △김 의원이 지적한 사설은 현지 취재를 가기 한참 전에 나간 것이고 내용도 대우조선해양을 주제로 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김 의원이 한 발 더 나아가 공세를 펼친 것.

송 주필은 2011년 9월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와 관련해 2억원 상당의 초호화 유럽 여행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제공받았다는 새로운 의혹까지 제기되자 결국 29일 오후 회사에 사의를 표했다.

송 주필은 회사를 떠나며 "최근 검찰의 대우조선해양 수사 과정에서 저와 관련된 각종 의혹들이 제기된 것을 보고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 주필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주필직을 사임한다"며 "이번에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송 주필이 물러나며 조선일보가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지만 김 의원은 여전히 송 주필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만약 검찰이 송 주필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다면 조선일보 몸통을 향한 수사와 더불어 그동안 수면에 드러나지 않은 부조리한 접대 문화를 파헤치기 위해 언론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사정정국으로 흘러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 발 물러선 조선일보, 시발점은 어디였나?

김 의원의 폭로로 인하여 유력 언론사의 주필이 직을 내려놓는 상황까지 왔다. 정계에서는 이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의 부동산을 넥슨 측이 매입한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한 청와대의 반격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는 이후 지속적으로 우 수석에 대한 비판적 글을 게시하며 우 수석을 찍어내리기 위한 분위기를 형성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우 수석을 감찰하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감찰 진행 상황을 모 언론사에 누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청와대는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이 우병우 죽이기 나섰다"고 발표했다. 당시 정계와 언론계에선 청와대가 사실상 조선일보를 겨냥해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줄을 이었다.

이후 김 의원의 잇따른 폭로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내 친박계가 조선일보를 향해 전면전을 시작한 것으로 보여졌고 조선일보는 송 주필 관련 보도는 하지 않은 채 우 수석에 대한 비판 보도만 이어갔다. 그러면서 김 의원의 주장에 해명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또 다른 시각은 조선일보의 우병우 찍어내기에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견해다. 조선일보의 우병우 수석 의혹 보도 이전에 대우조선해양 등과 관련한 로비가 있었는데 실패로 돌아간 것이 발단이 됐다고 보는 것. 그래서 이번 김 의원의 폭로는 그에 대한 '입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현재까지는 추론일뿐이다.

조선일보는 타 매체를 통해 "(김 의원의 주장과 달리 송 주필은) 나폴리에서 산토리니 구간만 전세를 이용했다. 김 의원이 지목한 사설은 출장 4개월 전에 실렸다. 당시 대우조선은 워크아웃 상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화 전세기 외유'가 있었던 2011년 9월은 조선 시황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한 때였고 또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국내 조선 3사가 상선 부문의 수주부진으로 본격적으로 해양플랜트 비중을 높이기 시작한 때였다.

또한 대우조선해양 내부적으로 당시가 남상태 전 사장의 3연임을 앞둔 시기였다는 것에 비춰봤을 때 송 주필 등이 함께한 '호화 전세기 외유'는 남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한 로비를 행동이었을 거라는 의혹이 짙다는 해석이다.

굳히기 들어가는 청와대, 언론계 사정까지 갈까?

문제가 불거지자 송 주필이 물러나면서 일단은 조선일보가 한 걸음 물러나는 모양새지만 이것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일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최근까지 조선일보의 자세를 보면 청와대와 각을 세우기로 작정한 모습인데다가 또 장관 청문회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조선일보로서는 정권에 맞대응을 할 수 있다는 상황 때문에서다. 이와 함께 현 정권이 더욱 강하게 나와 조선일보를 넘어 언론계 전체에 대한 사정정국을 펼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조선일보의 대응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사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일단 조선일보가 한 방 맞은 것만은 사실이다. 정권 측에서 세게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2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송 주필과 함께 향응을 제공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박수환 대표가 지금 구속돼 있는 상황에서 송 주필 한 명의 의혹에서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박 대표가 또 다른 언론인과 연루돼 있는 것이 알려질 경우 언론사 전체에 대한 사정 정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 분명한 건 지금 조선일보가 언론사로서 도덕성에 타격을 입어 힘든 상황인 것"이라며 "송 주필의 사의 표명이 조선일보의 꼬리자르기로 읽혀지진 않는다. 앞으로 조선일보의 대응을 두고 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또 다른 정치평론가도 본보에 "박 대표로 더불어 언론계의 치부가 더 드러나 언론계와 정재계 유착에 대한 의혹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조선일보에 대한 청와대 공격은 우 수석에 대한 논점을 흐리기 위한 물타기라는 주장은 아닌 것 같다"며 "이 건과 우 수석의 건은 별개다. 송 주필이 직접적으로 우 수석에 대한 글을 쓰지도 않았고 대우조선해양 관련 의혹이 나오던 중 이 문제가 생긴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정계에서는 조선일보가 계속 강하게 나가 청와대와 친박 세력과 전면전을 벌이며 제3의 보수 세력과 손 잡고 내년 대선에서 새로운 보수 정권 창출에 기여할 심산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2연타를 맞은 조선일보의 다음 행보고 궁금해지는 가운데 김 의원이 폭로에 활용한 자료를 어떤 경로를 통해 얻게 됐는지도 추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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