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화해한 날’ 오재원, 임창용 향한 달콤한 복수타?


입력 2016.08.29 07:58 수정 2016.08.29 09:28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전날 위협 견제구 상황에 대해 경기 전 오해 풀어

오재원, 0-0 8회초서 임창용 상대로 결승타 작렬

오재원이 8회초 임창용을 상대로 결승타를 뽑아냈다. SKYSPORTS 방송화면 캡처 오재원이 8회초 임창용을 상대로 결승타를 뽑아냈다. SKYSPORTS 방송화면 캡처

KIA 타이거즈 마무리 임창용(40)과 두산 내야수 오재원(31)이 연이틀 악연을 이어갔다.

두산은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전에서 선발 장원준의 호투와 8회초 터진 오재원의 적시타에 이은 김재환의 3점 홈런을 더해 9-0 대승했다.

7이닝 3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한 장원준은 시즌 14승째를 챙겼고, 전날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던 오재원은 임창용을 상대로 결승타를 쳤다. 이 결승타는 두산 팬들 사이에서는 ‘달콤한 복수’로 명명한다.

임창용은 전날 경기에서 오재원을 향해 던진 위협구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9회초 2사 2루에서 타자 김재호를 상대하던 도중 2루 주자 오재원 쪽으로 견제구를 던졌다. 하지만 KIA 내야진은 아무도 2루 커버플레이를 들어가지 않았고, 임창용의 견제구가 오재원의 머리 위쪽을 넘어 중견수 앞까지 굴러갔다.

이렇게 되자 견제를 가장한 위협구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두산은 오재원만이 아니라 김태형 감독까지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임창용에게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주심은 임창용이 위험한 플레이를 했다고 인정했지만 경고만 줬다. 오재원도 2루 쪽에서 불필요한 동작을 취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재개된 경기에서 임창용은 마지막 타자 김재호를 범타 처리, 승리를 지키고 세이브를 챙겼다.

많은 야구팬들은 임창용 행동에 여전히 고의성을 의심하고 있다. 오재원이 있던 2루는 마운드와 가장 가까운 곳이다. 임창용은 야수들이 커버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견제구를 던질 필요가 없었다.

심지어 견제 동작을 취하며 2루로 돌아선 이후 바로 공을 던지지 않고 야수와 오재원의 위치를 모두 확인한 뒤 주자를 바라보며 공을 던졌다. 실수라고 보기에는 찝찝한 부분이다.

출루 전 오재원과 임창용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문제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오재원이 설령 투수의 심기를 건드리는 원인제공을 했다고 해도 그 때문에 보복 견제구를 던졌다면 더 심각하다.

이를 놓고 임창용의 퇴장 또는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임창용은 28일 경기에 앞서 두산 더그아웃을 찾아 오재원에게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오재원도 임창용의 사과를 수용했다. KIA 김기태 감독도 경기 전 두산 김태형 감독을 찾아 담소를 나누며 전날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둘의 얄궂은 인연은 아름답게 끝나지 않았다. 오재원과 임창용은 화해한 날 그라운드에서 다시 맞대결을 펼쳤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 1사 1,3루에서 만났다. 서로가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승부다.

승자는 오재원이었다. 초구를 좌전 적시타로 연결한 오재원은 팽팽한 0의 균형을 깨는 결승점을 뽑아내며 전날의 위협구 빚을 갚았다. 초구를 때린 오재원은 적시타가 되자 두산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며 1루로 질주했고, 임창용은 외야로 굴러가는 타구를 안타까운 듯 바라봤다.

흔들린 임창용은 이후 김재환에게 중월 3점 홈런까지 내주며 자멸했다. 이틀에 걸쳐 계속된 악연은 결국 오재원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이경현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경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