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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삼성물산 1년, 성과와 향후 과제는


입력 2016.08.28 16:08 수정 2016.08.28 16:09        이홍석 기자

이재용 부회장 체제 공고화...지배구조 개편 및 사업재편 속도

건설·상사·패션·리조트 등 4개 사업부문간 시너지 창출은 과제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본사 건물.ⓒ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본사 건물.ⓒ연합뉴스
내달 1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으로 탄생한 통합 삼성물산이 1년을 맞이하면서 그룹의 사업재편과 지배구조 개편이 주목되고 있다.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로의 행보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사업부문간 시너지 효과 창출은 향후 만만치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기틀이 마련되면서 이재용 삼성부회장 체제가 더욱 공고해 졌다는 평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표 대결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7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안건이 통과됐다.

한 달여 뒤인 지난해 9월 1일 삼성물산의 건설·상사부문과 제일모직의 패션·리조트부문이 합쳐지면서 사업부문만 4개인 대형 조직인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했다.

통합 삼성물산 출법, 지배구조 개편 및 사업재편 속도=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것이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다.

지난 6월 초 불거진 삼성SDS의 물류사업 분할 검토도 삼성물산과의 합병설이 등장하면서 사업재편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을 꾀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물류부문을 삼성물산으로 가져와 4개 사업부문 중 하나인 상사부문과의 시너지효과 창출과 함께 삼성물산-삼성SDS 물류부문, 삼성전자 삼성SDS IT부문과의 합병을 통해 그룹 내 사업재편과 지배구조 개편을 동시에 꾀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또 이를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각각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하는 더 큰 그림과도 연결시키는 시각도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삼성생명이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 전량인 8.02%(613만2246주)를 매입, 삼성증권 보유 지분을 기존 11.14%에서 19.16%로 늘린 것도 주목되고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계열사 지분들을 사모으면서 금융지주사 전환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생명을 '금융중간지주회사'라는 개념으로 일단 금융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금융지주회사’를 만든 뒤 이를 기존 지주회사 아래로 넣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국내 법에서 금융과 산업 계열사를 반드시 분리하도록 하는 ‘금산분리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 것을 감안, 보다 현실성 있는 지배력 강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국회에서 관련 법 제정이 선행돼야 하지만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관측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자료:금융감독원> ⓒ데일리안 삼성그룹 지배구조.<자료:금융감독원> ⓒ데일리안
이 경우,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밑으로 들어가는 구조가 된다. 이렇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제조업체들과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계열사를 동시에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삼성그룹 내 지배구조 및 사업재편이 점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엘리엇과의 분쟁을 계기로 약속했던 주주와의 소통 강화도 현재 진행형으로 긍정적이다.

통합법인 출범과 함께 주주권익보호를 위한 거버넌스위원회와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사회공헌(CSR)위원회 등을 신설, 운영하기 시작했다. 또 올해 정기주총에서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이사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주가 회복으로 우려 씻어...사업부문간 시너지는 과제=합병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주가도 최근 회복세를 보이면서 어느 정도 우려를 씻은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8월31일 17만8000원(종가기준)이었던 삼성물산 주가는 지난 6월2일 11만200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26일 14만9500원까지 회복한 상태다.

하지만 합병으로 ‘한지붕 네가족‘이 된 4개 사업부문간 시너지 효과는 아직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통합 당시 건설·상사·패션·리조트 등 4개부문간 시너지효과 창출로 오는 2020년 연 매출 60조원과 세전이익 4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기업으로 성장,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그룹의 주축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4개 부문간 시너지 효과는 물론이고 각 사업부문별 실적도 썩 좋지 못한 상황이다. 통합법인 출범 이후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각각 891억원과 43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2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를 보였다.

특히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주력인 건설부문 실적이 악화되면서 직원들의 희망퇴직으로 조직 규모가 축소됐다. 급기야 증권가를 중심으로 플랜트 사업부문 분할과 주택사업 매각 등의 루머가 확산되기도 했다.

상황이 어렇다보니 통합법인 탄생이후 사업부문간 협업 및 시너지 효과 창출을 목표로 출범한 ‘시너지협의회’도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2분기 회사 전체 영업이익이 176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향후 재도약의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적자의 주범이었던 건설 부문이 11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상사와 리조트부문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실적 비중이 큰 건설부문의 경우, 지속적인 조직 슬림화와 비용절감를 통해 경영이 정상궤도를 찾아가고 있는데다 대규모 비용 발생 가능성도 낮아져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다소 부진한 패션부문과 아직 잠재력이 가시화되지 않은 바이오부문 개선도 기대해볼만 하다는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사업부문별 실적 회복과 연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으로 인한 보유지분 가치 상승은 남은 하반기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4개 사업부문간 시너지효과 창출 가능성이 불명확하다는 점은 향후 풀어야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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