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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컨설팅 철강 구조조정 보고서, 철근 빠진다


입력 2016.08.28 09:29 수정 2016.08.28 09:58        이광영 기자

“철근 부문 구조조정, 비현실적” 우려 반영

26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철강산업 구조조정 보고서에서 철근 부문이 제외될 전망이다. 사진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3사 로고.ⓒ각사 홈페이지 26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철강산업 구조조정 보고서에서 철근 부문이 제외될 전망이다. 사진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3사 로고.ⓒ각사 홈페이지

비현실적인 구조조정 방향을 제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선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철강산업 구조조정 보고서에서 철근 부문이 제외될 전망이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매출액 상위 5개사가 참여하고 있는 민간협의회는 이달 말 내 실무회의를 개최해 수정·보완된 BCG의 구조조정안(2016년 8월 2일 본지 단독 보도) 최종보고를 들을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는 “BCG 측이 최근 민간협의회와 구조조정안 최종보고를 위한 회의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8월말 중 만남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민간협의회는 지난달 21일 BCG의 중간보고를 듣고 “현실성이 부족하고 업계에 타격이 클 것”이라며 수정·보완 작업을 요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조선·철강·석유화학 관련 종합지원대책’이 9월 말 발표됨에 따른 촉박한 일정 때문에 구조조정 보고서가 수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 원안 그대로의 보고서가 산업부에 제출될 가능성이 높았던 것.

그러나 보고서가 정부의 입맛대로 작성됐다는 의혹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특히 철근에 대한 구조조정 시나리오가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처럼 업계의 반발이 커지자 BCG는 문제가 됐던 철근 부문의 전면 수정이 아닌 삭제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또 BCG는 당초 예정된 ‘스틸코리아(Steel Korea) 2016’ 발표마저 철강협회와 협의한 끝에 일정을 취소했다. 최종보고서 마무리 전에 관련 발표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는 해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고서가 최종적으로 나와야 알겠지만 철근 부문 구조조정 내용이 사실상 제외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고서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해도 철근 설비 이전 및 매각, 임금격차, 노조 문제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소가 많았다”고 언급했다.

앞서 드러난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철근은 지역별 그룹핑 및 기업별 통폐합을 통해 대형화·거점화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A제강사가 경인권, B제강사가 충청권, C제강사가 부산·경남권 지역을 통합 운영하자는 구체적인 내용이다.

철근업계 고위 관계자는 “기존 대형업체가 철근 부문에서 가지지 못했던 경쟁력이 다른 업체가 운영하면 생기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보고서대로 대형화·거점화를 시행해 설비를 감축하면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지 구체적인 설명도 없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보고서대로 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에는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 및 전후방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은 컨설팅 업체의 구조조정 보고서가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철강업계가 위기라고 하지만 현재만 보면 정부 차원에서 크게 손댈 부분이 없고 자율적인 구조조정으로도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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